“한의사 방문진료, 라포 형성부터 치료 필요한 상황 대처에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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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방문진료, 라포 형성부터 치료 필요한 상황 대처에 강점”
  • 승인 2021.12.23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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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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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의약건강증진사업 대상 수상한 김범석 부천시한의사회 회장.

“2026년 초고령화 사회, 시설에서 집으로 돌봄 들어가야만 우리 사회 유지 가능”
◇(왼쪽부터)사업에 참여한 심희준, 김한성, 김범석, 심상민, 이지은, 전영준 한의사.
◇(왼쪽부터)사업에 참여한 심희준, 김한성, 김범석, 심상민, 이지은, 전영준 한의사.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올 한해, 한의약 건강돌봄사업 및 건강증진사업을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한 지자체로 경기 부천시가 보건복지부장관 대상을, 부천시한의사회가 한국한의약진흥원장 대상을 차지했다. 이들은 노인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자까지 서비스 대상을 확대하고 동 통합 돌봄팀, 정신건강복지센터, 한의사회 간 연계체계를 구축해 건강 돌봄‧복지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사업 시너지 효과를 높여 모범사례로 꼽혔다. 이번 사업을 이끈 김범석 부천시한의사회 회장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의약 건강 돌봄 사업 우수사례 대상을 수상했다. 소감을 말해달라.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했을 뿐인데 상도 받고 여러 곳에서 축하도 받으니 얼떨떨하기도 하고 다시 돌아보면 올해 방문 진료를 다니면서 땀 흘렸던 게 보람된다.

이 사업을 처음 시작하면서 ‘이런 사업은 어떻게 해야하나, 다른 곳은 어떻게 해왔을까’라며 자료도 찾아보고 자문도 구했다. 그러다 보니 정말 여러 지역에서 열심히 건강증진사업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걸 알게 됐다.

특히 최우수상을 받은 이웃 김포시 한의사회, 사업내용에 참고를 많이 한 진천군 한의사회도 정말 열심히 한 것 잘 알고 있다. 같이 수상한 부산 북구 광주 서구 한의사회도 축하드린다. 모르는 것을 배우고 여쭤보고 하면서 해낸 사업이다. 모두 다 같이 축하받고 축하했으면 좋겠다.

 

▶부천시와 함께 지역의료기관과 함께하는 방문진료서비스(융합형)를 실시했는데 어떤 내용인지 소개 부탁한다.

방문진료라는 게 지금까지도 있어왔던 것인데 우리 사업과의 차이점은 보건소에서 해오던 공공의료차원의 한정된 공직 한의사들만이 아니고, 지역의료기관에 있는 일선 한의사들이 방문진료를 나가게 된 것이다.

2026년이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입원 치료만으로는 감당이 불가능한 사회다. 시설에서 집으로 돌봄이 들어가야만 우리 사회가 유지가 가능하다. 이런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라는 개념에서 핵심이 융합이다. 보건의료와 여러 서비스 즉, 생활 환경 개선, 반찬 지원, 이동서비스 같은 서비스와 융합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방문진료를 갔을 때 비가 새고 곰팡이 피고 문턱이 높은 집에서 생활하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있다면 그 환자의 질환을 고려해서 생활환경을 개선해주는 서비스와 치료의 영역이 함께 해야한다. 이게 융합형 방문 진료 서비스라는 것이다.

 

▶이 사업을 선정한 계기는 무엇인가.

부천시는 통합돌봄사업에서 선도사업을 하는 지자체로 발탁이 되어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보니 의약단체들의 참여가 꼭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코로나 시국으로 의과는 선별진료소 참여 등으로 간호사회도 코로나 대응으로 여력이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 한의사회가 나서서 주도적으로 사업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했고, 부천시에서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줘서 함께 추진이 가능했다. 부천시의 방문 진료 시 환자들과 라포 형성부터 실제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 대처하기까지 장점이 많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아주 효과가 좋았다.

 

▶사업 성과가 궁금하다.

기존 선별적 돌봄에서 보편적 돌봄으로 대상을 넓혀가고 시설과 병원에서 재가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이번 사업의 목표였는데, 우리 한의사들이 해낸 방문 진료는 이런 대상자들의 건강관련한 요구를 아주 잘 충족시켜 주었다. 우울증이 있고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께 치료와 함께 한약도 처방하고 치료 효과를 본 어르신이 집밖에도 나가게 했다. 또 집에서 중풍후유증으로 누워계시던 50대 환자분을 진찰해서 상급병원으로 전원시켜서 루게릭 진단을 받아 정확히 병을 파악하게 해드린 경우도 있었다. 이런 건 한의사가 나가서 진료해야 해결할 수 있다. 사회복지사들과 주민센터 직원들과 융합형으로 사업이 돼서 해낸 성과였다.

 

▶방문진료 서비스를 받았던 환자들의 반응은 어땠나.

실제 방문진료를 나가보니 대상자의 상태가 대체적으로 한의원에 방문하는 환자분들보다는 안 좋으신 분들이 많았다. 알콜중독으로 배가 불러오는 환자도 있었고, 중풍후유증으로만 알고 시간을 보내다가 다리가 너무 얇아져서 일어서는 게 불가능 할 때까지 계신 분들도 있었다. 오래전에 차에 발등을 밟힌 적이 있어서 보행이 잘 안되다보니 무릎까지 아픈 환자, 우울증 때문에 병원에 가서 자기 병력을 자세하게 말하지 못했던 환자도 있었다.

방문진료를 가서 천천히 환자 상태와 병력을 확인해보니 치료 부위가 나오게 되었고 적절한 발보조기 처방과 약침 등의 치료로 걷는 상태가 회복되신 환자도 있었다. 이런 환자분들의 반응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와줘서 너무 감사하다는 것이다.

 

▶지면을 통해 참여했던 한의사 회원 및 부천시 관계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천에는 ‘허준봉사단’이 꾸려져서 10년 이상 복지관 의료봉사도 해왔고 미담이 되는 자발적인 봉사활동들도 있었다. 그래서 의료봉사는 자신있다고 생각해왔었다. 하지만 환자가 직접 걸어서 오는 의료봉사와 부천시 통합돌봄사업의 방문진료 사업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내가 봉사하고 싶은 곳이나 단체에 가서 자율적으로 의료봉사를 하는 경우와 환자들의 상태나 치료할 수 있는 환경 등에 많은 차이가 있었다.

사업 실무에서는 대상자 발굴, 사업내용 정하기, 치료의 도구 방법 범위 등도 시관계자들과 아주 세세히 협의하고, 다른 의약단체들하고 마찰이 없을지도 검토해야 하고, 특히 공적인 사업이다 보니 법적인 내용으로 문제되는 부분도 철저히 점검해야 했다.

방문진료를 가서 라포를 형성하고 진료 및 치료를 하는게 제일 쉬운 단계였을 정도다. 열심히 진료하고 왔는데 한의방문진료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이 나왔다는 것을 듣고 수습하는 게 사실 더 당황스러운 일었다. 부천시는 의약단체 간에 협력이 잘되고 있는 곳이어서 이런 오해는 풀고 잘 해결했지만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이렇게 보람있게 사업을 마치게 되어서 부천시 관계자 여러분과 우리 회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부천시한의사회는 시의 10개 동 각 복지관에서 어르신들에 대한 한의의료봉사를 10년 이상 지속해왔고 경로당 주치의 사업 등 시에서 추진하는 시민건강증진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봉사활동, 부천시 요양요원 지원활동, 이동 노동자쉼터 지원 등 지역사회의 건강증진에 대한 노력을 해왔다. 여기에 통합돌봄 사업이 시작되면서 어르신들에 대한 방문진료를 선도사업으로 시작해 올해는 정신질환이 있는 분들에 대한 방문진료사업으로 사업을 이어왔다.

헌신적인 우리 부천시 한의사 회원분들의 노력은 앞으로도 시민을 위한 건강증진사업에 지속적인 참여와 봉사활동, 사회참여를 통해 계속 이어질 것이다. 코로나 시대 지역 건강을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남들이 가지 않고 어려운 곳에서 의료인의 사명을 이어가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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