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락에서는 왜 육장육부가 될까? -첫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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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락에서는 왜 육장육부가 될까? -첫 번째 이야기-
  • 승인 2021.11.0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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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mjmedi@mjmedi.com


현대적 언어로 풀어쓴 한의학 이야기(19)
이준우 탑마을경희한의원
이 준 우
탑마을경희한의원

육장육부와 相火

한의학에서는 장부를 오장육부라고 흔히 부르지만 십이경락에서는 여기에 심포가 더해져서 육장육부가 된다. 그러면 왜 경락에서는 육장육부가 될까? 고대인들은 왜 十二經絡의 이름에 육장육부를 연결시켜 놓았을까? 이 부분에 대한 해답은 심포와 삼초가 무엇일까라는 질문과 맞닿아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심포와 삼초 그리고 소양상화가 무엇인지 설득력 있게 설명되어질 수 있다면 우리는 육장육부 나아가 십이경락의 이름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중요한 점은 왜 五行에서는 火에 해당하는 것이 六氣에서는 君火와 相火로 나뉠까 하는 점이라고 생각된다. 이제부터는 이 부분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소개해나가려고 한다.


六氣와 五行 그리고 火

앞서 五行은 자연현상이나 사물의 성질을 의미한다고 하였고, 六氣는 기상현상이라고 소개하였었다. 그리고 기상현상인 六氣 역시도 五行의 성질로 나눌 수 있다고 하였다. 고대인들이 五行과 六氣를 어떻게 배속시켜놨는지에 대해서 다시 소개를 해보자면, 표 1에서 볼 수 있듯이 고대인들은 유독 火만 소음군화와 소양상화로 나누어 놓았다. 즉 六氣에 비해서 五行이 숫자가 하나 적은 이유는 六氣 중의 熱과 火가 모두 五行중의 火에 속하기 때문이다. 

五行

六氣

삼음삼양

궐음풍목

소음군화

소양상화

태음습토

양명조금

태양한수

표1.  오행과 육기 그리고 삼음삼양

또한 앞선 칼럼에서 소음군화는 높은 온도를 의미하고 소양상화는 높은 압력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그러면 우리는 오행중의 火에 대해서는 ‘높은 온도’와 ‘높은 압력’이 공존하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五行 즉 木火土金水 중에서 나무, 흙, 금속, 물은 고체나 액체인데 반해서 불은 기체에 해당하기 때문에 유독 火만 정형화된 형태를 갖추고 있지 못한다. 이 불이 최소한의 정형화된 형태를 갖추기 위해서는 높은 압력에 둘러싸여 있을 때만이 가능해진다. 자동차의 엔진을 예로 들어보자면 열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충분히 바뀌기 위해서는 단단한 물체에 의해 둘러싸여 있어야만 가능해진다. 원자력발전소도 마찬가지이고, 전구도 마찬가지이다. 열에너지가 주변의 단단한 벽에 갇혀 있어야 지속적으로 따뜻한 성질을 유지해낼 수 있다. 만약에 열에너지가 낮은 압력에 둘러싸여 있다면 쉽게 팽창하면서 금방 사라져버리게 될 것이다.

심포와 삼초

심포는 심장을 싸고 있는 막인 심막(pericardium)이라고 하기도 하며, 삼초는 장을 매달아 유지하는 복막의 일부분인 장간막(mesentary)을 의미한다고도 한다. 심포와 삼초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생략하기로 하고, 소양상화는 높은 압력이라는 필자의 의견을 이어나가자면 심포와 삼초는 ‘심장과 소장을 높은 압력으로 감싸고 있으면서 심장과 소장의 활발한 운동성을 제대로 전달해줄 수 있는 무엇’이라고 정의내리고자 한다. 심장과 소장이 오행 중에서 火에 속한다고 한다면 ‘오행의 火 = 소음군화 + 소양상화’이기 때문에 심장과 소장이라는 장기에 소양상화라는 기운이 이미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특정한 장기로 표현하고 싶다면 심포를 심막 그리고 삼초를 장간막으로 지칭한 것은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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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리적 개념에 대한 자문을 해주신 황남주 선생님(서울대 물리학과 학사,석사/원광대 한의학과 학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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