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현실을 떠나 가상으로 간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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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현실을 떠나 가상으로 간 너에게
  • 승인 2021.10.22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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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희수
감독 : 최상열출연 : 전소민, 박성훈, 김윤슬, 김강현
감독 : 최상열
출연 : 전소민, 박성훈, 김윤슬, 김강현

최근에 꿈을 파는 백화점이라는 독특한 소재의 소설을 한 편 읽었다. 현실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꿈을 판매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판매율이 좋은게 추억을 담은 꿈이라고 한다. 또한 얼마 전에도 소개했던 휴 잭맨 주연의 <레미니센스> 영화에서도 추억을 기억하기 위해 사람들이 장치에 들어가 꿈을 꾼다는 설정을 보여주었는데 이젠 꿈이 아닌 실시간으로 그토록 보고 싶었지만 너무 멀리 떠나 버렸던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마치 영화 속에서만 있을법한 일이지만 놀랍게도 최근 디지털 기술은 일정 정도 그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강아지 구름이를 VR 기기를 통해 보는 딸 희수 (김윤슬)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던 주은(전소민)은 남편 태훈(박성훈)과 함께 제품 개발자인 준범(김강현)의 집에 가게 된다. 그런데 갑자기 희수가 준범의 아내인 상미(박하나)에게 돌을 던지는 이상 행동을 하게 되고, 주은은 희수를 케어하기 위해 유치원에 직접 데려다 주다가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희수를 잃게 된다. 주은은 급작스럽게 떠난 희수를 잊지 못해 준범에게 부탁하여 VR로 희수를 재현해 내면서 만나게 된다.

<희수>는 KBS 드라마 스페셜 라인업 중에 영화로 제작된 TV 시네마 작품이며 극장이 아닌 TV와 웨이브, BTV 등의 OTT를 통해 상영된다. 그로인해 영화와 드라마의 중간 지점에 놓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보다보면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한 눈에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희수>를 보기 이전에 시간이 된다면 MBC에서 방영했던 VR 휴먼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를 한 번 쯤 본다면 영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먼저 떠나 버린 가족을 VR 기술로 다시 만나는 내용을 다룬 작품으로 많은 시청자들을 오열하게 했었는데 <희수>는 이와 비슷하게 VR 기술을 통해 죽은 딸과 소통한다는 매우 독특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사실 VR이라는 것이 낯선 관객들은 영화에 이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과연 디지털 기술이 사람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그렇다고 영화 <희수>는 단순히 감동 코드만을 보여주지 않고, 스릴러 요소를 가미하여 관객들의 긴장감을 높이며 장르적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듯이 영화와 드라마 사이의 중간지점에 있기 때문에 완전히 영화라는 생각으로 보게 된다면 아쉬움이 큰 작품이지만 융합의 시대에 걸맞는 다양한 콘텐츠 실험이라는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늘 흥미롭게 생각했던 가상현실과 AI의 양면적 모습을 보여주면서 머지않아 현실이 될 수 있는 우리 사회에 대한 경고를 전하고 있는 <희수>를 통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는 이 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길 바란다. 짧은 쿠키영상이 있으니 엔딩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보길 바란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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