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프리시티에 어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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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프리시티에 어서 오세요!
  • 승인 2021.10.08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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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프리 가이
감독 : 숀 레비출연 : 라이언 레이놀즈, 조디 코머, 조 키어리
감독 : 숀 레비
출연 : 라이언 레이놀즈, 조디 코머, 조 키어리

 

최근 뉴스를 보다보면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많이 듣게 된다. 솔직하게 처음 들었을 때 뭔가 독특한 버스인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알고 보니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써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 단어였다. 빠르게 변화되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탓에 아재 개그급의 생각을 했지만 의외로 많은 곳에서 이미 메타버스의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따른 비대면 활동이 많아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면 <프리 가이>라는 영화를 한 편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총격전과 날강도가 나타나는 버라이어티한 ‘프리 시티’에 살고 있는 가이(라이언 레이놀즈)의 일상은 매일 반복되고 있다. 그러다가 우연히 한 여인(조디 코머)을 만나게 되고 한눈에 반해 그녀를 쫓아가지만 이내 열차에 치이게 된다. 다음 날 다시 눈을 뜬 가이는 평소와 다른 말과 행동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긴장시키다가 우연히 만난 그녀를 찾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그 후 우여곡절 끝에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지만 가이는 자신이 비디오 게임 ‘프리 시티’에 사는 배경 캐릭터이고, 그들이 살고 있는 세상이 곧 파괴될 것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2018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 역시 메타버스의 세상을 그린 영화인데 여기서는 주인공들이 현실과 다른 모습으로 아바타가 되어 게임 속에서 활동했다면 <프리 가이>는 아예 게임 속 캐릭터가 주인공인 영화이다. 특히 영화 속 주인공이 현실 세계의 아바타나 게임 속 히어로가 아닌 NPC(Non-Player Character), 즉 게임 속에서 특별히 뭔가를 할 수 없는 배경 캐릭터라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게임 속 주인공들이 총을 쏘면 총을 맞고 죽어야 하는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 캐릭터인데 어느 날 갑자기 정해진 대로 움직이지 않고 일탈을 하면서 <프리 가이>라는 영화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시대를 반영한 독창성이 눈에 띈다. 그로인해 마치 <트루먼쇼>의 한 장면처럼 주인공이 게임 캐릭터라는 것을 알아채는 장면과 남을 때리거나 죽이는 것을 하지 못하는 착한 게임 캐릭터로서 나아가는 모습은 영화 속 극적인 재미와 함께 여타의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과 차별성을 두며 남녀노소 불문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임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게임을 다룬 영화답게 영화 공간을 제대로 표현하면서 마치 관객 스스로가 게임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메타버스의 세상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게 해주고 있다. 여기에 <데드풀>의 라이언 레이놀즈가 특별한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가 아닌 현실 밀착형 히어로로서의 연기를 찰떡 같이 해내며 늘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자신감을 주면서 점차 자극적으로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작은 힐링을 느끼게 하고 있다. 비록 메타버스 속 이야기지만 누구나 꿈꾸는 진정한 ‘프리 가이’로서 변모하는 주인공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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