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 인력풀 및 특화 프로그램 구성해 일본인들 한의 치료 찾게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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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 인력풀 및 특화 프로그램 구성해 일본인들 한의 치료 찾게 할 것”
  • 승인 2021.09.3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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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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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상재 부산대 한의전 교수(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센터 일본센터장)

일본인 1500명 대상 한의 진료 수요 온라인 설문조사…83% 한의 진료 의사 有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한의약진흥원이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인접 국가 대상 맞춤형 한의 의료기관을 육성‧지원하고자 일본과 중국 지원센터를 선정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중 일본 지원센터는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과 리봄한방병원이 지정됐는데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이상재 교수에게 향후 센터 운영 방향과 일본인들의 한의학에 대한 인식 등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의약 외국인 환자 지원 프로그램에서 일본 지원센터로 선정됐다. 
지난 2014년부터 일본에서 ‘동의보감 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한의학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한의학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강의를 듣다 보니 한국에 있는 한의원을 소개 해달라는 요청도 많이 있었다. 한의사로서 추천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정작 일본인 환자를 진료해 본 한의원은 많지 않은 상황이었다.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일본인 환자들이 한국 한의원에서 만족도 높은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동의보감 아카데미는 2014년부터 한의약세계화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런데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고 2017년 이후부터는 과제 지원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아카데미를 거쳐 간 일본인은 500여 명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이다. 해외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대응책이 있다면. 
본격적인 사업에 앞서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전에는 미국이나 독일 등 현지에 직접 찾아가 교육을 했는데 거리도 멀고 비용 대비 효율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설명회 등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니 오히려 기회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 있게 됐다. 외국인들이 당장 한국에 올 수 없는 상황이니 여러 경우의 수를 대비해서 준비하고 있다. 

▶최근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직접 진행했고 83%가 한국 방문 의사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보도자료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일본 현지에서 어떤 형태의 한방진료를 받는지도 조사했다. 조사 대상자의 50% 미만이 일본 한방을 경험해보진 못했는데 한국에서 진료받고 싶다는 응답이 80%가 넘었다. 
이들이 일본에서 경험한 한방 종류는 ▲보험적용 범위 내에서 처방받는 한방약 ▲침구원 시술 ▲약국에서 약제사 상담 후 구입한 한방약 등이었으며 한방을 경험한 계기로는 ‘자연 치료 및 한방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국에서 받고 싶어 하는 치료는 ▲체질 진단 ▲미용 ▲건강상담 등이 ▲질병 치료보다 높게 나왔다. 일본에서 한방을 찾을 땐 몸이 아파서고, 한국은 건강에 관심이 있어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수치가 높았다. 생각하는 1회 지출 비용은 5000엔에서 1만엔이 제일 많았고, 1만엔에서 3만엔이 그 다음이었다. 참고로 일본에서 한방 치료를 받을 때의 가격은 5000엔 미만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왔다. 


▶항노화와 면역향상 등에 선호가 높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응답자의 성비가 95% 이상이 여성이었고 연령도 50대가 가장 많았다. 일본에서 한방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가 30~50대였고 대부분이 여성이다. 의료관광 통계를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고령화 사회가 되다 보니 중년 여성들의 노화 방지 및 갱년기 등이 관심사다. 또한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도도 높게 나왔고 면역력 향상, 어깨결림, 피로 등 미병의 영역에서 한방이 우수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또 체질 상담에 많았던 이유는 2015년 이후 한의사들이 일본 내에서 한의학에 대해 강연하는 일이 많았다. 당시 많이 듣던 질문이 ‘중의와 한의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것이었고 그럴 때 마다 한의사들은 사상의학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체질 상담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통역 등 의사소통’의 요구가 가장 큰데 이를 충족하기 위해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나.  
정부가 2010년 전후로 의료관광을 중요한 테마로 지정하고 지원도 있었다. 또 지자체에서도 통역자원 양성을 위해 통역 코디네이터 과정도 운영했었다. 그 결과 일본어뿐 아니라 영어 등 다양한 자원을 양성했었다. 
의료관광에서 가장 중요한 게 의사소통이다. 앞으로 코디네이터 과정을 마쳤거나 능력이 있는 사람들의 인력풀을 만들어 한의 진료와 관련된 교육을 시킨 후 의료기관이 필요할 때 매칭시킬 것이다. 

▶성공적인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한의계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하나.
마인드의 전환이 필요하다. 외국인 환자가 온다고 하면 일부 의료기관 원장들은 의욕이 앞서 욕심을 내곤 한다. 수요조사에서도 나왔듯이 이들이 바라는 적정 진료비는 원화로 5만 원에서 10만 원이다. 중장기적인 시야를 갖고 일본인들에게 한의학의 만족도를 높인 후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센터에서도 다양한 측면에서 지원할 것이다. 예를들어 국내 거주하는 일본인들을 모의 환자로 의료기관에 보낸 후 만족도 및 개선점 등을 피드백 받을 예정이다. 

▶센터장으로서 3년간 어떻게 센터를 이끌어 갈 것인가.
먼저 수요조사 한 것을 바탕으로 참여 가능한 의료기관을 모집해 우리가 만든 메뉴얼 등을 지원할 것이다. 또 통역 등의 인력풀을 구축하고 일본 현지에 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 등을 홍보할 것이다. 
설문에서도 나왔듯이 수요조사는 생각 이상으로 긍정적으로 나왔다. 이를 바탕으로 만족도가 높은 특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올해는 시범적으로 몇 개 기관만 모집할 예정이며 그 결과를 다른 의료기관과 공유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프로그램과 의료기관이 계속 늘어 날 것이고 일본인들이 참여율을 늘려가는 형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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