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락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첫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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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락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첫 번째 이야기-
  • 승인 2021.09.03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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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mjmedi@mjmedi.com


현대적 언어로 풀어쓴 한의학 이야기(15)
이준우
탑마을경희한의원

경락이야기를 시작하며

고대인들이 경락에 대해서는 비교적 많은 정보들을 남겨 놓았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그 흔적들을 하나하나 따라가 보고자 한다. 필자가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경락의 실체가 아니다. 대신에 ‘고대인들이 경락에 대해서 남겨 놓은 정보들이 현대적으로는 어떤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을까?’에 대해서 필자 나름대로의 생각들을 소개해나가려고 한다.

우선 고대인들이 경락에 대해서 남겨놓은 정보들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는 경락의 그림들이다. 즉 경락의 운행노선에 대해서 그림을 그려서 경락이 어떻게 흐르는지에 대해서 그 모습들을 남겨놓았다. 둘째는 경락의 이름이다. 十二正經과 奇經八脈의 이름들을 남겨놓았다.

고대인들이 경락이라는 현상을 어떻게 찾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이름들을 어떻게 정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하지만 고대인들이 남겨놓은 그림과 이름들을 통해서 고대인들의 생각을 합리적으로 유추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경락의 이야기들은 경락의 운행노선이 어떻게 배치가 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 배치가 어떻게 해석되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필자의 의견들을 소개할 생각이다. 다음으로는 十二正經의 이름들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이름들을 통해서 우리는 경락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소개해나갈 생각이다.

 

음양경락과 수족경락

十二正經은 크게 음경락과 양경락으로 나뉘기도 하고, 수경락과 족경락으로 나뉘기도 하기 때문에 음양경락이 나뉘는 기준과 수족경락이 나뉘는 기준을 알 수 있다면 경락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음경락과 양경락에 대해서는 한의학 이야기 6편에서 언급하고 넘어갔다. 음경락으로는 熱, 風, 濕 세 가지 기운이 상행하고 양경락으로는 寒, 火, 燥 세 가지 기운이 하행하는데, 이는 대기대순환과 똑같은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소개했었다. 즉 대기대순환 역시 적도에서는 熱, 風, 濕 세 가지 기운이 상행하고 극지방에서는 寒, 火, 燥 세 가지 기운이 하행한다는 것이다.

수경락과 족경락이 나뉘는 기준은 오장육부의 배치와 관련이 있다. 구체적으로 수경락과 족경락이 어떻게 나뉘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할 예정이다. 특히 경락에서는 오장육부라는 용어 대신에 육장육부라는 용어가 사용되어지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함께 언급하고 넘어갈 생각이다.

 

경락과 장부

경락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경락과 장부의 관계이다. 고대인들이 경락에 대해서 남겨놓은 이름들을 보면 경락은 육기와 맞닿아있다고 할 수 있다. 육기는 기상현상을 말하며 이러한 기상현상이 인체에도 나타난다고 생각했는데, 이 기상현상이 나타나는 경로가 바로 경락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음경락에는 熱, 風, 濕 세 가지 기운이 상행하며, 양경락에는 寒, 火, 燥 세 가지 기운이 하행한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런 기상현상을 일으키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바로 장부의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오장의 활동과 혈액순환이 가장 중요하다. 오장의 활동과 혈액순환으로 인해서 육기라는 기상현상이 인체에 나타나게 되며, 그 기상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노선이 경락이라는 것이다. 오행에서 소개하고 넘어갔듯이 인체의 전면으로는 간과 심장이 에너지를 생산하는 역할을 하며, 인체의 후면에서는 폐와 신장이 인체를 냉각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로 인체 전면에서는 열생산이 많이 이루어지고 큰 혈관들이 많이 지나가는 반면에, 인체 후면에서는 열생산이 적게 이루어지고 큰 혈관들과 거리도 멀다. 그래서 인체 전면에서는 熱, 風, 濕 세 가지 기운이 상승하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인체 후면에서는 寒, 火, 燥 세 가지 기운이이 하행하는 환경이 마련된다고 볼 수 있다(그림 1).

그림1. 장부와 경락

 

태양에너지와 불균등한 가열 그리고 물

자연현상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기상현상이 나타나는 가장 근원적인 힘은 태양에너지와 위도에 따른 불균등한 가열 그리고 물의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우선 태양은 지구에 열에너지를 제공한다. 적도에는 열에너지가 많이 도달하는 반면에 극지방에는 열에너지가 적게 도달하여 이러한 지표의 불균등한 가열로 인해 바람과 해류가 생긴다. 이와 같은 운동들은 열대지방의 열을 극지방으로 이동시킴으로써 끊임없이 에너지의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긴 결과물들이 우리가 날씨라 부르는 기상현상들이다. 이 과정에서 물의 역할은 너무나도 중요한데, 첫째 물은 열용량이 커서 열을 잘 저장하기 때문에 열에너지를 적도에서 극지방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며, 둘째 물이 주변에 많으면 공기의 습도가 올라가게 되며 비와 눈과 같이 다양한 기상현상이 나타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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