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오장과 오행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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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오장과 오행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두 번째 이야기-
  • 승인 2021.08.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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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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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medi@mjmedi.com


현대적 언어로 풀어쓴 한의학 이야기(14)
이준우 탑마을경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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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마을경희한의원

다섯 장기들의 배치

이번에는 다섯 장기들의 해부학적 배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우선 다섯 장기들의 실제 해부학적 배치들(그림1)과 움직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횡격막 위에는 심장과 폐가 위치해 있으며, 횡격막 아래에는 간과 췌장과 콩팥이 위치해 있다. 횡격막 위에 있는 심장과 폐는 끊임없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 심장은 분당 60~70회 가량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고 폐는 분당 12~20회 가량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 반대로 횡격막 아래에 있는 간과 췌장과 콩팥은 움직임이 거의 없는 편이다. 다만 폐는 폐 스스로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호흡근들의 도움을 받아서 움직인다.

○ 에너지 생산을 주로 담당하는 간과 심장은 인체의 전면에 위치해 있는 반면에, 냉각기능에 관여하는 폐와 콩팥은 상대적으로 인체의 후면에 위치해 있다. 폐와 콩팥은 좌우로 두 개씩 있다. 인체의 전후로만 따지자면 췌장의 위치는 간과 콩팥의 중간쯤 위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림 1. 실제 장부배치도
그림 1. 실제 장부배치도

 

장부 배치와 한의학적 내용들

이번에는 해부학적 장기들을 한의학에서 말하고 있는 관념적인 내용들과 연결시켜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연결이 된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가상의 장부 배치도(그림2)와 위의 실제 배치도(그림 1)를 함께 참고하면서 읽어주면 좋을 것 같다.

그림2. 가상의 장부배치도. 전면과 측면.
그림2. 가상의 장부배치도. 전면과 측면.

 

○ 『素問 金匱眞言論』에는 장부의 배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심장을 陽中之陽이라고 하고 폐를 陽中之陰이라고 하며, 간을 陰中之陽이라고 하고 콩팥을 陰中之陰이라고 하고 있다. 그리고 췌장을 陰中之至陰이라고 하고 있다.

예컨대 폐를 陽中之陰이라고 했을 때, 앞의 陽은 上下의 위치를 의미하고 뒤의 陰은 前後의 위치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폐는 횡격막 위에 위치해 있어서 上下로 보면 陽의 부위에 위치해 있지만, 前後로 보면 뒷부분에 위치해 있어 陰의 부위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金匱眞言論에서는 횡격막 이상을 背, 횡격막 이하를 腹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폐는 분당 12~20회씩 움직이기 때문에 움직임만 보면 횡격막 아래에 있는 장기들에 비해서 양적인 면도 있지만, 인체를 냉각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는 음적인 역할에 관여한다고 볼 수 있다.

○ 인체 전면에는 큰 혈관들이 많아서 혈류량이 많고 에너지 생산에 관여하는 심장과 간이 위치해 있다. 즉 수분도 많고 열생산도 많아 따뜻하고 말랑말랑하며 습윤한 환경이 조성되기 쉽다. 그래서 인체 전면에는 熱, 風, 濕 세 가지 기운이 상행한다. 반대로 인체 후면은 큰 혈관들과 멀어서 혈류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냉각기능에 관여하는 폐와 콩팥이 위치해 있다. 즉 수분도 적고 열생산도 적어서 차갑고 딱딱하고 건조한 환경이 조성되기 쉽다. 그래서 인체 후면에는 寒, 火, 燥 세 가지 기운이 하행한다. 결국 경락이라는 현상은 장부의 활동 그리고 혈액순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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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을 그리는데 도움을 준 군자출판사 김도성 차장님, 유학영 과장님께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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