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안세영의 도서비평] 생태계와의 공존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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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안세영의 도서비평] 생태계와의 공존을 꿈꾸며
  • 승인 2021.08.13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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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안세영

ajhj@unitel.co.kr

1987.02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1993. 02 경희대학교 대학원 한의학박사 1996.10-현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1997.03-2012.02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신계내과학교실 주임교수 2017.03-2020.02 대한한방내과학회장 저서 남자 그리고 여자, 갑상선클리닉, 몸 한의학으로 다시 태어나다, 성학, 다한증의 이해와 치료 등


도서비평┃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기후 이상의 폐해가 심각합니다. 엄청난 강수량으로 도시의 지하철 객차 안까지 물이 그득 차고, 여의도 면적 수 십 배의 산림이 불타오르며, 사람의 체온을 훌쩍 뛰어넘는 기온 등으로 인명 피해가 속출하지 않습니까? 만 2년을 코앞에 둔 코로나 19 팬데믹의 양상은 또 어떤가요? 백신이 나왔음에도 종식되기는커녕 변이를 거듭하며 오히려 확산하는 추세이지요. 그러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이런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환경오염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가장 유력한데, 수긍하신다면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를 꼭 읽어봐야 합니다.

 김종철 지음, 녹색평론사 출간

 

지은이는 이제 1주기가 한 달여 지난 고 김종철 님인데, 환경문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저자의 성함이 익숙할 겁니다. 1991년 11월에 창간된 격월간 시사지 「녹색평론」의 발행·편집인이며, 녹색당 창당에 주도적 역할을 하신 분! 소수 기득권층의 배타적 이익실현을 도모하는 세계화와 경제성장의 논리를 거부하고, 진정 인간다운 지속가능한 공생(共生)과 자치의 논리를 모색하려 교수직까지 팽개치고 지행합일에 앞장서신 분! 돌아가신 직후 출간된 2020년 9-10월호 「녹색평론」 174호의 표지에는 “내 목소리부터 낮춰야 새들의 노래도, 벌레들의 소리도 들린다. 그래야만 풀들의 웃음과 울음도 들리고, 세상이 진실로 풍요로워진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바이러스는, 공생의 윤리를 부정하는, 그리하여 우리 모두의 면역력을 끊임없이 갉아먹는 ‘탐욕’이라는 바이러스다”라는 선생의 글이 실렸었는데….

책은 「좋은 삶, 농사, 생태적 지혜」「생명사상과 소국주의의 이상」「성장시대의 종언과 기본소득」「녹색국가를 향하여」「탈핵의 논리와 윤리」 등의 5장으로 나뉩니다. 소제목만으로도 선생의 사상이 짐작되지요? 내용은 근 10년마다 나왔던 『간디의 물레』(1999)와 『땅의 옹호』(2008)와 거의 비슷한데, 오랜 시간의 사유가 축적된 만큼 보다 시의적절한 정수만을 뽑아놓은 느낌이더군요. 저는 “근대문명은 재생순환적인 태양에너지 체계의 근본적인 제약을 뛰어넘어 장구한 세월동안 땅속 깊숙이 묻혀있던 석탄·석유·천연가스·우라늄 및 기타 지하자원을 채굴하여 마구잡이로 사용하자는 지극히 근시안적인 발상에 근거한 문명이기에, 이런 문명이 영속할 수 없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훌륭한 스승은 제자들과 붕우(朋友)의 정신으로 교류하는 사람이다.”, “오늘날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요구하는 소비형태는 본질적으로 낭비를 제도화하는 것이다.” 등의 선생의 주장에 120% 공감했는데, 아무래도 한의사인지라 “인간생존의 궁극적 테두리인 우주와 자연은 순환의 법칙에 의해 돌아간다.”는 말씀이 제일 와 닿더군요.

얼마 전 대통령을 꿈꾼다는 야당 유력후보가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해 얼토당토 않는 주장을 했습니다. 전 세계가 그린 뉴딜로 일로매진하는 시대에 생태환경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도 전혀 없는 것 같더군요. 그가 「에콜로지와 민주주의에 관한 에세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생태사상론집을 읽었더라면, 망언을 내뱉지 않았음은 물론 자주달개비꽃이 방사능지표식물이라는 깨알지식도 습득했을 텐데….

 

안세영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안세영
1987.02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1993. 02 경희대학교 대학원 한의학박사 1996.10-현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1997.03-2012.02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신계내과학교실 주임교수 2017.03-2020.02 대한한방내과학회장 저서 남자 그리고 여자, 갑상선클리닉, 몸 한의학으로 다시 태어나다, 성학, 다한증의 이해와 치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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