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남과 북, 우리의 목표는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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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남과 북, 우리의 목표는 생존
  • 승인 2021.08.06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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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모가디슈
감독 : 류승완출연 : 김윤석, 조인성, 정만식, 허준호, 구교환
감독 : 류승완
출연 : 김윤석, 조인성, 정만식, 허준호, 구교환

 

뜨거운 폭염이 계속될수록 영화가 흥행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여름방학 시즌은 영화계의 최대 성수기 중에 하나다. 그러나 2018년에 이어 엄청난 폭염이 작렬하고 있는 이 시기에 영화계는 코로나로 인해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제대로 성수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 봉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많은 작품들이 극장 개봉 대신 OTT 개봉을 선택하고, 작년보다 더 강화 된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해 상영여건이 좋지 않은 와중에 극장 스크린을 통해 상영되는 작품인 <모가디슈>에 많은 관객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소말리아에 있는 대한민국 대사관의 한신성 대사(김윤석)와 안기부 출신의 정보 요원 강대진 참사관(조인성)은 대한민국의 UN 가입을 위해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맨 땅에 헤딩하듯 대한민국을 홍보한다. 이들은 하루빨리 대한민국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며 머나 먼 타국 생활을 하고 있던 때, 바레 독재 정권에 대한 불만으로 소말리아 내전이 발생하게 된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대사관은 전기, 식량 등 기본적인 자원부터 이웃나라와의 연락마저 끊긴 상태에 놓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북한의 림용수 대사(허준호)와 태준기 참사관(구교환) 및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구조를 요청하게 된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모가디슈>는 아프리카 국가인 소말리아의 수도 이름이며, 우리나라가 UN 가입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외교전을 펼치고 있던 1991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소말리아는 UN 회원국이자, 북한과의 교류가 활발한 국가였기에 우리나라로서는 소말리아의 표심을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모가디슈에서 내전이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고립된 남북한 대사관 직원들과 가족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하게 되고, 이 당시의 사건을 바탕으로 한 <모가디슈>는 2015년 <베테랑>을 통해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류승완 감독의 작품이다. 류승완 감독은 실제 사건이 일어났던 모가디슈의 모습을 그대로 담기 위해 여행 금지지역으로 정해진 모가디슈와 최대한 비슷한 장소인 아프리카 모로코에 세트장을 만들어 100% 올로케이션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그 결과 1990년대 소말리아를 완벽하게 재현함으로써 탈출을 향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그리며, 이국적인 풍경까지 전하면서 영화의 볼거리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류승완 감독 특유의 액션을 기대했던 관객들이라면 약간 아쉬움을 느낄 정도로 <모가디슈>에서는 액션 장면이 많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대신 생존을 위해 도피하는 장면에 등장하는 카 체이싱 장면의 긴장감은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감독의 전작과 달리 모든 면에서 힘을 뺀 연출이지만 김윤석과 조인성 등을 비롯한 출연 배우들의 인간미 넘치는 연기가 극적인 재미를 높이고, 자칫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남북한의 이야기를 큰 문제없이 다루면서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여름 블록버스터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휴가 아닌 휴가를 보내고 있는 관객이라면 방역수칙을 완벽하게 지키고 집 근처 극장을 찾아 <모가디슈>와 함께 시원함을 느끼면 좋을 것 같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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