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온경탕 – 월경이상 처방에서 신경정신계 질환 처방으로!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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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온경탕 – 월경이상 처방에서 신경정신계 질환 처방으로!②
  • 승인 2021.07.1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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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원

권승원

mjmedi@mjmedi.com


일본 CPG 속 한방약 엿보기(39)
경희대학교한방병원순환신경내과 부교수 권승원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부교수

CPG 속 온경탕의 모습은? (표 1 참조)

CPG 속 온경탕은 어떤 모습일까? 총 6가지 CPG에 온경탕이 등장하는데, 지금까지 살펴 본 부인과질환에서 신경증, 피부질환으로의 적응증 확대의 역사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우선, 가장 전통적인 적응증인 부인과질환에 대한 기재가 있다. “산부인과 진료가이드라인-부인과외래편 2017”에서는 ‘갱년기장애’에 사용할 수 있는 한 처방으로 온경탕을 제안했다. 근거수준은 III등급(다수의 관찰기록, 임상적의견, 권위자의견)이었지만, 권고수준은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였다. 여기서 온경탕과 함께 동일한 등급의 권고를 받은 처방으로는 시호계지건겅탕, 당귀작약산, 가미소요산, 계지복령환, 온청음, 오적산, 통도산, 삼황사심탕이 있었다.

“섭식장애의 진단과 치료 가이드라인 2005”에서도 온경탕이 등장한다. 그런데 섭식장애 자체가 아닌 ‘무월경’ 상태에 활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온경탕을 제안했으며, 그 작용기전으로 “LH-RH 방출촉진”을 언급했다.

의외로 가장 많이 언급된 분야는 ‘신경정신계통’ 질환이다. 우선 섬유근통에 대해 사용이 제안되었다. “섬유근통 진료가이드라인 2017”은 온경탕 가 현호색을 사용하여 증상이 호전되었던 증례를 인용하여 섬유근통 진료 시 활용할 수 있는 한방약 중 하나로 온경탕 가 현호색을 추천했다. “일본신경치료학회 표준적신경치료: 만성통증”에서도 섬유근통에 사용할 수 있는 한방약 중 하나로 온경탕을 추천했다. 특히, 여성의 월경주기나 냉증에 동반하여 섬유근통의 악화가 있을 경우, 계지복령환, 가미소요산, 작약감초탕, 온경탕 등을 활용할 수 있음을 언급하였는데, 이는 전통적으로 온경탕이 월경이상에 활용되었던 점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수면장애’에 활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제안한 지침도 있다. “수면장애의 대응과 치료 가이드라인 제2판(2012년)”에서는 “민간요법, 한방, 건강보조식품으로 수면제를 대신할 수 있을까?”라는 임상질문에 대해 다양한 한방약 중 온경탕을 수면장애에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함께 제안이 된 처방은 대시호탕, 시호계지건강탕, 반하후박탕, 억간산, 귀비탕, 산조인탕이었다. 이 지침에서는 위와 같은 한방약들이 자율신경계 활동과 기분의 안정화를 통해 수면촉진효과를 발휘한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피부질환 관련 기록도 확인이 된다. 앞서, 오츠카 케이세츠나 호소노 시로 등이 피부질환에 온경탕 활용이 가능함을 제안한 사실을 소개한 바 있다. 최근에는 월경주기에 따라 악화와 완화를 반복하는 피부질환, 특히 여드름에는 온경탕이 활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여드름 진료가이드라인 2017”에서는 온경탕과 관련된 보고가 대부분 기술연구(증례보고나 증례집적연구)임을 들어 충분한 근거가 없어 아직은 추천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수록했다. 하지만, 추후 보다 높은 수준의 근거가 축적된다면 본 권고는 변경될 수 있으므로 앞으로의 근거축적을 기대해 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임상의의 눈

지금까지 살펴 본 것과 같이 온경탕은 갱년기 여성의 부정성기출혈이나 가임기 여성의 난임, 월경이상에 활용되던 처방에서 각종 신경정신계통의 질환(섬유근통, 수면장애), 피부질환에 활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발전해왔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온경탕 사용이 적합한 보다 구체적인 핵심 증후를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필자가 평소 임상에서 온경탕 사용에 참고로 하고 있는 2가지 자료를 소개하며 본고를 마무리하려 한다.

먼저, 피부질환에 대한 온경탕 활용을 강조했던 호시노 시로의 전문가 의견이다. 호시노 시로는 『한방치료 방증음미』에서 온경탕을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지만 월경이상에 대한 언급이나, 하복부가 냉하다는 언급을 전혀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환자 본인이 그 증후에 대해 인식을 하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이 때 주목해서 봐야할 증후를 “입술건조”로 꼽았다. 특히, 수장각화증이나 습진 같은 피부증상을 보이면서 구내염이 있다거나 입술건조감이 있다면 최우선적으로 온경탕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도쿄여자의대 한방의학과 기무라 요코 선생의 임상연구결과를 소개한다. 총 70명의 냉증 호소 환자를 대상으로 온경탕을 투약한 뒤 그 효과를 분석한 결과, 온경탕이 주효했던 환자에서는 전신의 냉증이 아닌 족부 냉증과 함께 “입술건조”가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필자는 주로 병동에서 족부 냉증과 입술건조가 병존하고 있는 수면장애 환자나 족부냉증을 주로 호소하며 내원한 환자인데 “입술건조”가 확인될 때, 주로 ‘온경탕 엑스제’를 활용하고 있다. 독자들께서도 임상에서 활용해 보시길 추천한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9.

http://www.jsom.or.jp/medical/ebm/cpg/index.html

2.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285-288.

3. 은석민 옮김. 후시수 지음. 호희서 금궤요략강의. 물고기숲. 경기. 2017. p.410-412.

4. Kimura Y. Identification of indicators of efficacy of the kampo formulation unkeito for cold syndrome, using a patient-based questionnaire database. Traditional & Kampo Medicine. 2016;3(2):12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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