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기는 어떻게 오행에 배속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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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는 어떻게 오행에 배속이 될까?
  • 승인 2021.07.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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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mjmedi@mjmedi.com


현대적 언어로 풀어쓴 한의학 이야기 (12)
이준우
탑마을경희한의원

六氣의 오행배속

六氣는 風寒熱濕燥火 여섯 가지 기상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그리고 이들 기상현상들 역시 다섯 가지 성질로 분류가 된다. 즉 六氣 각각은 五行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風은 木에 배속이 되고 熱과 火는 火에 배속이 된다. 濕은 土에 배속이 되고 燥는 金에 배속이 된다. 그리고 寒은 水에 배속이 된다. 이번 칼럼에서는 六氣가 어떤 이유로 이렇게 배속이 되는 것인지 하나하나 살펴보고자 한다.

六氣는 기상현상이기 때문에 계절과 관계가 있으며, 특히 계절의 변화와 함께 六氣의 오행배속을 이해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계절의 변화와 六氣의 오행배속을 함께 소개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해볼까 한다.

 

熱과 火

熱이 더운 날씨라면 火는 고기압 즉 맑은 날씨를 의미한다. 六氣 중에서 熱과 火는 모두 열에너지의 표현이기 때문에 오행 중에서 ‘따뜻한 성질’을 의미하는 火에 속하게 된다. 물론 熱은 태양의 복사에너지에 의해서 생긴 열에너지이고, 火는 고기압에서 공기가 단열압축이 되면서 생기는 열에너지이긴 하지만 熱과 火 모두 ‘따뜻한 성질’이라는 점은 같다. 그래서 모두 五行 중에서는 火에 배속이 된다.

六氣 중에서 寒은 기온이 낮은 것을 의미한다. 앞서 水의 성질이 ‘차가운 성질’을 의미한다고 했으니 六氣 중의 寒이 五行 중의 水에 속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다만 고대인들이 차가운 성질의 대표주자로서 왜 물을 선택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남는다. 이는 물의 탁월한 냉각기능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고대인들 역시 물에 빠지면 몸이 금방 차가워지는 것을 겪으면서 물의 탁월한 냉각기능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의 냉각기능이 탁월한 이유는 물의 비열이 아주 커서 열에너지에 의한 온도 변화가 아주 작기 때문이다. 현대에도 자동차의 엔진을 냉각시키는데 가장 많이 이용하는 냉각제가 바로 물이다. 만약에 물의 비열이 작았다면 여름바다는 지금보다 훨씬 따뜻해질 것이며, 엔진을 냉각시키기 위해서 다른 물질을 이용해야 했을 것이다.

 

바람이라는 현상은 기압차에 의해서 생긴다. 그리고 기압차가 생기는 이유는 ‘지표면의 불균등한 가열’ 때문이다. 공기가 더 많이 가열된 곳은 공기가 가벼워지고 덜 가열된 곳은 공기가 상대적으로 무거워지는데, 공기가 무거운 곳에서 가벼운 곳으로 부는 것이 바람이다. 그래서 바람은 공기가 가벼운 곳 즉 저기압에서 주로 나타나는 기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공기가 따뜻해지면서 가벼워지는 것이 저기압이 생기고 바람이 생기는 시발점이 되니 風은 ‘따뜻해지려는 성질’ 즉 木에 배속된다.

추운 날씨에도 바람은 불지만, 공기가 무거운 곳에서 가벼운 곳으로 바람이 분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상대적으로 공기가 따뜻해지고 가벼워진 곳으로 바람이 불어 들어오는 것이다.

 

燥와 濕

앞서 濕이 왜 土에 배속이 되는 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였다. 다시 소개하자면 고온다습한 날씨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유지해내기 힘들며, 그래서 ‘바뀌려는 성질’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다고 소개하였다.

그러면 燥는 왜 金의 성질 ‘차가워지려는 성질’에 해당이 될까? 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잠시 언급했지만, 고온다습했던 날씨가 조금만 차가워지면 수증기의 증발이 억제되기 때문이다. 8월초에는 날씨가 고온다습해서 피부가 끈적끈적하지만, 8월말이 되면서 찬바람이 불면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피부가 바로 뽀송뽀송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찬바람이 불면서 수증기의 증발이 억제되는 이유는 첫째 온도가 차가워지면서 증발이 억제되기 때문이며, 둘째 온도가 차가워지면서 기압이 올라가서 증발이 더욱 억제가 되기 때문이다. 즉 낮아진 온도와 높아진 기압 때문에 증발이 억제되어 공기가 건조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燥는 金의 성질 즉 ‘차가워지려는 성질’에 배속이 된다. 물론 사막과 같이 날씨가 더워도 수분의 증발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건조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주변에 물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며 일반적으로 건조한 날씨의 시작은 날씨가 차가워지면서 수분의 증발이 억제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六氣와 五行

熱과 火가 火에 배속이 되고 寒이 水에 배속이 된 것은 직관적으로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風이 木에 배속이 되고, 燥가 金에 배속이 되며, 濕이 土에 배속이 되는 것은 쉽게 다가오기 힘든 면이 있다. 아마도 직접적인 연관성이 잘 떠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風과 燥와 濕의 발생기전을 잘 살펴보면 오행의 성질과 비교적 잘 연결됨을 알 수 있다. 다시 정리를 해보자면 저기압과 바람의 생성은 공기가 따뜻해지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기에 木의 성질과 연결된다. 건조한 날씨의 형성은 공기가 차가워지면서 증발이 억제되는 것으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에 金의 성질과 연결된다. 공기가 수증기를 잔뜩 머금을 수 있는 이유는 날씨가 더워지고 주변에 증발할 수 있는 물이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이며, 이렇게 형성된 고온다습한 날씨는 에너지가 많이 들어서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상태가 바뀌기 쉬워지며 이는 土의 성질과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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