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높은 의료비 대안, 한의가 차지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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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높은 의료비 대안, 한의가 차지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 기울여야”
  • 승인 2021.07.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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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형상의학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어 한국행…매일 60~70 케이스 형상 보면서 익혀”

▶인터뷰: 형상의학회 미국지부장 샘 정.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침술원을 운영하고 있는 샘 정(한국명 정용우). 그는 현재 가주한의사협회 소속이며 형상의학회 미국 지부장을 맡고 있고 지난해 12월부터 올 6월까지 형상의학을 공부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머물렀다. 한국에서 한의사 면허를 취득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에서 교육과정을 거쳐 침술원을 운영하고 있는 그에게 미국의 의료 상황과 형상의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 등을 들어보았다. 

▶간략한 본인 소개를 해달라. 
한국에서 태권도 사범을 하다가 IMF 사태가 난 바로 다음 해 미국으로 왔다. 당시 건강보조식품 관련 세일즈를 하면서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것을 계기로 미국 한의대를 입학하게 됐다. 미국의 협회는 한국처럼 공식적인 기관이 아니라 작은 협회가 몇개 있고 그중 가주한의사협회로 명명돼 있는 곳에 소속돼 있고 이 곳에서 학회분과 분과장과 형상학회 미국지부장을 맡고 있다. 내 꿈은 한국의 사암침과 동의보감을 전 미주를 넘어 세계에 널리 보급해 대한민국의 건국이념 ‘홍익인간’을 실천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침술원을 운영하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가. 
현지에서 간판은 acupuncture로 달려 있고 한국인들은 한의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미국에는 캘리포니아 라이센스가 있고 캘리포니아를 제외한 지역의 라이센스가 있는데 캘리포니아는 2년제 이상의 학위가 있으면 한의대에 입학을 할 수가 있다. 시험을 보기 위해 커리큘럼을 이수하고 정해진 기간에 실습을 마치고 졸업시험을 pass 하면 시험 볼 자격이 주어지게 되고 시험에 합격을 하게 되면 캘리포니아 라이센스를 취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과 계열 전공자는 3년 정도 수업을 받고 병원에서 900시간 정도의 임상 실습을 거쳐야만 졸업을 할 수 있다. 시험은 현재 한국어와 중국어 영어로 시험이 치러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이외의 지역은 NCCAOM 이라는 자격증이 있는데 뉴욕, 뉴저지, 워싱턴, 텍사스, 플로리다, 하와이 등을 포함한 45개 주에서 침구사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증서를 말한다. 간혹 NCCAOM 자격증과 주 면허를 동일한 것으로 혼동하는데 NCCAOM 자격증은 주 면허를 발급받기 위해 필요한 서류로 캘리포니아 라이센스와 다른 점은 NCCAOM은 보험을 적용하기에는 수업일수가 부족해 보험을 적용받지 못하고 캘리포니아 라이센스는 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배출한 침구사는 한인, 중국인, 미국인 모두 다 합쳐서 2만명이 조금 안되고 활동하고 있는 인원는 약 80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인들이 한의학을 받아들이는 인식은 어떠한가. 
아직은 한의를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하지만 관심을 갖고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오바마케어로 인해 침치료를 보험으로 청구할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 그 영역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
현재 미국은 의료비 때문에 국가가 파산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다. 그 대안을 찾고 있는데 한의가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미국의 한의학은 중의학으로 모든 커리큘럼이 중의학과정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동의보감이나 사암침을 배우지는 않는다. 
미국은 서양의학의 한계를 깨닫고 대체의학을 한의학으로 염두해 두고 있는데 지금 이 시점에 태권도나 k-pop, k-문화처럼 국가에서 전략적인 k-medicine을 만들어 보급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한의사 면허를 취득한 한의사와 미국에서 별도의 과정을 통해 자격이 주어진 이들과 차별이 있는가. 
미국에 있는 침구사도 한국에서 한의사를 하려면 필요한 과정을 이수하고 한의사 면허 시험을 봐야 하는 것처럼 한국의 한의사도 미국에서 활동을 하려면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과정을 이수하고 시험에 패스해서 활동하는 것은 똑같다. 차별은 없다. 

▶지난 6개월간 형상의학회에서 스터디를 했다. 왜 형상의학을 공부하기로 결심했나. 
가주 한의사협회 임원을 맡으면서 한국에서 오는 강사들이 모두 일회성으로 끝나 실질적인 교육이라기 보다는 단지 보수교육을 위한 강의로 여겨져 효과적인 공부를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행규 박사님의 LA 강의를 시작으로 미주 형상의학회를 만들어 자체적으로 공부를 하며 박사님께서 매일 보내주시는 문제를 풀어왔다. 그런데 형상의학의 본질인 형상은 책으로 공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정 박사님이 미국에 두 번째 다녀가고 나서 통화할 때 형상을 제대로 배우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형상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지 상담을 드렸더니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흔쾌히 “그럼 한국에 공부하러 오세요”라고 하길래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고민 끝에  한국행을 결심하게 됐다. 
작년 12월 4일 입국해서 2주간 격리를 하고 격리가 끝나는 날부터 형상학회 명예회장님이신 정행규 박사께서 임상을 하고 있는 본디올 홍제한의원에서 6월 30일까지 형상의학을 공부했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5시에 시작하는 지산선법을 하고 6시 반에 시작하는 새벽 강의를 8시까지 듣고 정행규 박사님과 같이 한의원 뒷산 산보를 하고 9시 반부터 7시까지 임상을 참관하고 한 달에 두 번 일요일 특강을 지난 7개월간 모든 과정을 마쳤다. 

▶그동안 어떤 것들을 공부했고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가. 
그동안 하루에 60~70case의 형상을 보면서 형상을 보는 안목을 키웠다. 증상이 같더라도 사람의 형상에 따라 처방이 달라지는데 그 처방의 기준, 그 안목을 키우는 훈련을 했다고 볼 수 있다. 10개월이 안되는 짧은 기간 동안에 다 배울 수는 없고 보는 방법을 배웠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 형상의학을 배운 대로 치료를 했더니 쉽고 치료가 잘 됐었다. 한국에서는 정말 기막힐 정도로 형상을 보지 않고는 치료할 수 없는 사례들을 많이 접해 놀라움 자체였다. 현재와 같은 팬더믹기간에 형상의학이야 말로 시대적 요구라는 생각이 든다. 원격진료에는 형상의학만한 툴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으로 돌아가서 진료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 
한국에 오기 전에 1년 반 정도 미국 의료봉사 투어를 계획으로 책을 쓰고 있다. 원래는 사암침 부분만 쓰려고 했던 것인데 한국에 와서 동의보감을 공부하고는 동의보감에 양생법을 소개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더하게 되어 지금 준비 중이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미국에는 한의를 아는 사람보다는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다. 내가 미국에 처음 갔을 때는 한국을 모르는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한국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간혹 북한이냐 남한이냐를 묻는 경우가 있을 뿐이다. 
한국은 한의와 양의, 한약과 양약간의 밥그룻 싸움이 마치 여야간의 싸움을 연상케 하는 것 같다. 미국은 양방의 한계를 한의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한방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은 오히려 한방이 쇠퇴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미국에 돌아가면 한의의 파이를 키우려고 한다. 전국을 돌면서 의료봉사와 강의를 통해 한의의 우수성을 알릴 것이다. 
원래는 먼저 테슬라나 구글 또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스폰서를 받아 전국투어를 하려고 생각했었으나 아무래도 먼저 현대자동차의 후원을 요청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보건복지부나 정부에서도 앞으로 미국 한의계가 중의학에서 한국의 한의학으로 자리잡아 사암침과 동의보감을 한의대에서 강의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데 도움을 줬으면 한다. 
동의보감은 의학서로만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양생으로서 그 가치가 아주 높다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대한민국만의 문화유산을 학교 수업 과정에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양의 삶을 공부하는 것보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인 한의세계를 가르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의는 자연의 법칙을 공부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형상의학을 공부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김진돈 회장 및 형상의학회 임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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