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단일 질환, 새로운 처방의 한약제제 개발 첫 단계 돌입”
상태바
“골다공증 단일 질환, 새로운 처방의 한약제제 개발 첫 단계 돌입”
  • 승인 2021.06.24 05: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인터뷰: 접골탕 투여 후 골밀도 수치 개선 논문 발표한 최영진 원장

“유병률 높은 질환에 한의사의 효과적인 치료 더해진다면 국민 건강 증진 기여↑”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최근 발간된 대한한의학회지 제42권 제2호에는 ‘중년 남성에서 접골탕 투여 후 개선된 골밀도에 관한 증례 보고’라는 제목의 논문이 게재됐다. 이 논문에는 DXA라는 진단기기로 측정한 요추 부위와 대퇴골경의 골밀도 수치가 2년간 지속적으로 연령대 평균 이하였던 중년의 사무직 남성 환자가 접골탕을 복용하고 골밀도 수치가 개선됐다는 내용이 수록 돼 있다. 2019년 한의약치료기술 공공자원화 산업화단계로 선정된 이후 임상 논문까지 발표한 최영진 원장(경희다복한의원)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지난 2019년, 한의약치료기술 공공자원화 산업화단계에 선정됐고 올 6월 발간된 대한한의학회지에 접골탕과 관련한 임상케이스가 게재됐다. 그동안 어떤 연구를 해왔나.

접골탕은 2006년 골절 회복 효과로 특허를 받았다. 腎主骨(신주골)이라는 한의학적 원리로 보면 골절뿐만 아니라 골다공증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었다.

실제로 처방을 구성하고 있는 당귀, 인삼 등의 약재는 골다공증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이미 밝혀진 상태였다. 2017년에 한의약치료기술 정보화단계 과제로 선정되어 접골탕의 골다공증에 대한 효과 연구가 진행됐고 세포실험과 동물실험 결과 파골세포 활성을 억제해 골다공증을 치료, 예방하는 효과를 보고했다.

2019년 산업화 단계로 선정, 접골탕을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한약재별로 효과를 검증했는데 당귀, 천궁, 구기자, 보골지 등의 한약재가 우수한 효능을 나타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기존의 접골탕 처방을 재구성해서 임상에 적용해왔다.

 

▶게재된 논문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이번에 발표한 논문은 골밀도가 평균 이하인 40대 남성이 20주동안 접골탕을 복용하고 골밀도가 향상된 케이스를 보고한 것이다.

골다공증을 진단할 때 보통은 T 스코어를 기준으로 하지만, 40대 남성은 Z 스코어가 –2.0보다 낮으면 골밀도 연령 기대치 이하라고 진단한다. 2년간 꾸준하게 골밀도가 낮아지던 40대 남성이 20주 동안 접골탕을 복용하고 대퇴골 골밀도는 0.54에서 0.66으로 22% 개선됐으며, 10년 이내 주요 골다공증 골절확률은 6.5%에서 3.7%로 43% 감소하는 결과를 보고해, 접골탕의 골밀도 향상 및 골절 예방 효과를 발표했다.

 

▶과거 발표된 골다공증 한약에 대한 연구와 이번 연구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골다공증에 대한 논문을 살펴보면, 지금까지 여러 한약재나 처방을 대상으로 한 실험 논문은 많이 발표됐으나, 2012년 이후 임상 논문은 없었다. 그리고 연구에 사용된 처방도 육미지황탕가미방, 삼기음 등 기존 의서에 있던 처방이 대부분이고 현대에 창방된 처방은 없었다. 골다공증이라는 단일 질환에 대한 새로운 처방으로 한약제제를 개발하는 첫 단계를 밟고 있다고 생각한다.

 

▶임상을 하면서 논문까지 작성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진단기기를 쓸 수 없다는 점이다. 골다공증 환자는 DXA라는 진단기기로 비교적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한의원에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가 치료는 한의원에서 하고 진단과 경과 관찰은 양방 병원에서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번에 발표된 임상케이스가 한의계에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골다공증의 진단 원리가 나이대 기준으로 낮은 골밀도를 가지는 경우이다. (T 스코어 –2.5이하) 실제로도 우리나라 50세 이상 인구에서 골다공증 유병률은 22.4%이며, 여성은 남성보다 5배 높아 유병률이 37.3%에 달한다고 한다.

골다공증 자체는 큰 불편함이 없다고 하지만 골절 위험도가 높아져서 평소 골다공증을 잘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유병률이 높은 질환에 한의사의 효과적인 치료가 더해진다면 국민 건강 증진에 한의계가 더 기여할 수 있게 된다.

 

▶반면 한계점도 여러 가지 지적했다. 이 중 '대규모 관찰연구나 무작위배정 비교 임상시험으로 접골탕 효과를 평가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를 위한 계획 또는 한의계 도움이 필요한 점이 있다면.

골다공증이라는 단일 질환에 한약제제를 처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독성실험, 세포실험, 동물실험, 임상케이스, 무작위 비교 임상시험, 메타 분석의 순서로 이루어져야 한다. 증례 발표 논문까지는 임상 한의사가 할 수 있는 지점이다. 임상시험을 위해서는 Quality Control이 된 균질한 한약제제 생산에서부터 시작해서, 대규모 임상시험까지 마쳐야 한다.

 

▶지면을 통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임상에서 연구자들과 협력해 논문을 쓰면 해달 질환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되며 특히 최신 동향 변화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된다. 논문 작성에 같이 힘써준 경희대학교 이향숙 교수, 원지윤 선생, 이병철 교수께 감사드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