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재의 임상8체질] 자기만족에 빠진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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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의 임상8체질] 자기만족에 빠진 뮤지션
  • 승인 2021.06.12 04:05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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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

이강재

mjmedi@mjmedi.com


8체질의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_28

지기(知己)

삶은 죽음을 향해 가는 길이면서 또한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그러니까 결국 삶이란 자기에 관한 공부라고 할 수 있다. 그게 바로 내가 세상에 나온 진정한 이유이다. 우리의 삶은 전반적으로 체질적인 조건에 한정된다. 그러므로 자기의 체질을 안다는 것은 나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건강하게 더 오래 더 잘 살 수도 있다. 그러므로 삶에서 체질을 아는 것이 우선이다. 체질은 재능 성격 기호 음식 질병 취미 직업 등 삶에 관한 정보를 알려 준다.

자신이 노심초사하는 사람임을 안다면, 자신이 의심이 많다는 것을 안다면, 자신이 변덕이 심하다는 것을 안다면, 자신이 잘 우울해진다는 것을 안다면, 자신이 스스로 자랑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안다면, 자신이 남을 비판하는 걸 즐긴다는 것을 안다면, 자신이 음흉하다는 것을 안다면, 자신이 세상을 보는 시각이 좁다는 것을 안다면, 자신이 말만 앞세운다는 걸 안다면.

체질을 통해서 자신을 아는 것의 출발점으로 더 깊게 깨닫고 부단한 노력을 통해서, 노심초사로 기울어지려는 때에 자신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면, 노심초사의 늪에 빠져 몸의 균형이 무너지고 결국 질병이 생기는 단계로 넘어가지 않게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과거를 향해서 상상하는 것은 허망한 일이지만 요즘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내가 한의사가 된 그대로 8체질론을 만나지 못했고, 그리하여 체질적인 섭생을 지키지 못한 채로 이 시기 쯤에 내 몸에 암종이 생겼다면 그것은 아마도 직장암이거나 담관암일 거라고. 물론 이건 8체질론으로 공부하고 내 몸을 이해한 결과이다. 지금 내 몸은 비교적 생생한 편이니 결과적으로 나는 8체질론을 잘 만난 거라고 자위할 만하다.

입학식을 하러 운동장에 늘어선 학생들 중에 공부에 지속적으로 흥미를 가지는 아이는 몇 없듯이 삶에 관한 공부 또한 그러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아예 공부할 생각도 없고 혹은 포기하고 낙오하고 때론 좌절하고 누군가는 뛰쳐나가고 아예 자기에게 맞지도 않는 헛공부를 하기도 한다.

자신을 알아가는 공부의 끝이 무엇인지 지금은 알지 못하겠다.

 

공부의 끝

이런 기사를 읽었다. 니나 모건(Nina Morgan)이라는 영국의 한 부인에게 반려 앵무새가 있었다. 1957년에 니나의 남편은 아들 크리스토퍼를 위해 앵무새를 데리고 왔고 가족은 앵무새에게 ‘타부’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러다 남편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아들마저 교통사고로 잃게 된 후 니나는 타부를 마치 친자식처럼 여기며 둘이 살았다. 타부는 주변의 소리를 듣고 상황을 이해하고 그것을 니나에게 알려주어 기쁨과 도움도 주면서 그렇게 55년을 함께 했는데, 어느날 타부는 니나가 잠들기 전에 ‘안녕, 잘 가’라고 인사했다. 타부는 똑똑했고 워낙 사람의 말을 잘 따라 했으므로 니나는 그저 평범한 저녁 인사로 받아 들였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니나는 평온한 표정으로 세상을 떠난 타부를 발견했다. 평소 타부는 니나가 외출할 때면 ‘안녕, 잘 가 또 보자’라고 인사하곤 했다. 그제서야 니나는 타부가 평소보다는 낮은 목소리로 단지 ‘안녕, 잘 가’라고만 했던 의미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타부가 자기의 죽음을 예감했던 것 같다는 니나의 설명이다.

이런 짐작은 있다. 나의 끝날에 내 공부도 끝날 것이다. 앵무새 타부처럼. 내세가 있는지 공부한 정도에 따라 반대급부가 있는 건지 육체 없이도 내 정체성이 유지될 수 있는 건지 영혼은 소멸되지 않는 건지 또 다른 곳으로 옮겨 가는지 그런 것은 모르겠다. 이런 건 누구에게나 궁금한 테마겠지만 그런 걸 생각하느라 더 이상 힘을 소모하고 싶지는 않다.

8체질론으로 삶을 공부하는 사람은 남을 보고 남과 비교하려 하지 말고 항상 자신을 향하여 살펴야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실상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끊임없이 절제하고 어긋난 것을 바로 잡고 늘 반성해야만 한다고 믿는다.

 

이순

명작은 다양한 사람들에게 그들의 수준에 맞게 이해되고 수용된다. 그리고 시대에 따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재해석된다. 즉 명작은 다양한 층위에서 그것을 대하는 사람들에게 이해와 해석의 자유로움을 선사하는 것이다. 명작뿐만 아니라 명구도 그렇다. 불혹(不惑) 지천명(知天命) 이순(耳順)은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공자님의 말이다.

한자문화권에는 10간과 12지를 조합하는 60순환론이 있다. 사람의 나이 60을 이순이라고 하는데, 나는 이것이 자신이 태어난 갑년이 돌아오는 회갑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갑년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맞이하는가. 회갑을 지나 자신의 삶을 또 어떻게 영위해 나갈 것인가.

기존의 해석대로 이순이 ‘귀에 거슬리는 바가 없다’는 뜻이라면, 이순에 이르렀다는 것은 50에서 제대로 지천명을 했다는 것이 전제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지천명과 이순을 ‘내 삶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었으므로 그것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져서 이순할 수 있다’로 나는 해석했다. 그러니 40에는 불혹이고 50에 지천명이며 60에 이순이라는 것은, 그 나이에 이르면 누구나 당연히 그렇게 된다는 것이 아니라, 그 때에는 그 정도의 상태에 도달해야 한다는 삶의 목표로 이해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평균수명의 증가로 ‘인생후반전’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보통의 정년이 만 60세이니 후반전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퇴직하여 일자리에서 나온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고민이 집중되고 있다는 뜻이다.

60을 앞둔 나는 지금, 체중이 얼마인가, 앓고 있는 질병이 있는가, 현재 약을 복용하고 있는가, 신체기능은 어떠한가, 운동 능력은, 치아 상태는 어떤가, 눈과 귀는 밝은가, 이때까지 수술 받은 병력이 있는가, 일을 하고 있는가, 가족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욕심

사람은 욕심에 따라서 산다. 기본적으로 생존을 위한 식욕과 번식을 위한 성욕이다. 그리고 성취욕이 있다. 인류의 역사는 이 세 가지로 이어져 왔다. 성취하려는 욕구를 나는 자유의지로 본다. 자유의지가 인류를 다른 생명체와 구분 짓게 한다.

동무 공은 사람의 욕심을 경계했지만 사람이라면 욕심이 없이 살 수는 없다. 얼마나 적당하고 욕심을 얼마나 절제하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그것이 건강과 수명을 좌우한다. 동무 공이 쓴 「광제설」 은 그에 관한 논설이다.

동호 선생은 사람이 먹는 것에 집중했다. 식욕은 본능이니 원초적이다. 그래서 사실 8체질론을 따라서 체질식을 지키는 일은 무척 어렵다. 거의 종교인이 수도하는 수준이다. 가톨릭이나 불교에 귀의하면 속가와의 인연을 끊고 출가하는데, 내가 지키려는 체질식 때문에 친지와 관계가 단절될 수도 있다.

내 경우를 보더라도 정말 제대로 먹는 공부가 제일 어려웠다. 누구와 만나려고 할 때도 먹을 것 때문에 몸을 사리게 된다. 주위에 적극적으로 광고하고 지냈으므로 알 만한 사람은 알고 이해해 준다. 그리고 이제는 먹으려는 욕구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졌다. 나는 먹는 재미를 양보하고 무엇을 얻었을까.

 

몸 공부

내 몸에 대한 공부 중에서 다른 한 가지를 더 소개한다.

2018년 후반기에 오른쪽 어깨에 온 오십견(동결견)을 인지하고 오십견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궁리하고 스스로 치료법을 연구해서 내 몸에 직접 적용해 보면서 계속 관찰했다. 치료하는 도중에 시행착오도 있었고 왼쪽 어깨로도 증상이 발전했다. 오랜 자가치료를 통해서 오십견의 시발은 척추의 부정렬이라고 일단 결론지었다. 치료과정 속에서 어깨통증과 동작제한이 개선되면서, 특히 경추와 흉추에 일시적인 통증과 경직이 발생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몸통에 대상포진도 약하게 몇 차례 나타났다.

이런 현상을 나는, 질병의 전진 방향과 반대의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즉 척추의 부정렬도 개선되고 있었던 것이다. 내 몸의 척추(경추와 흉추)와 어깨관절로 한정하여 구조적인 측면만 놓고 본다면, 2년 반 정도 지난 지금의 내 몸은 최소한 2018년보다는 훨씬 이전 시기의 상태로 회복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의 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늙어가고 있겠지만, 척추의 부정렬이란 증상은 체질침 치료를 통해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관절의 구조적인 문제가 증상이고 그것을 개선시킬 수 있다면 내 몸의 다른 영역에서도 가능할 것이다. 30대 중반까지 내 코는 늘 문제가 많았다. 양쪽이 언제나 교대로 막혀 있었고 추운 계절에는 누렇고 끈끈하고 짙은 후비루를 뱉어내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런데 체질식을 꾸준히 한 후에 언제부터인가 내 코는 뚫려 있는 날이 많아졌다. 지난 2,3년간 코로 인한 불편감은 거의 없다. 내 몸의 생명에너지는 감소하고 있고, 여러 기관들의 기능은 쇠퇴하고 있겠지만, 코만 본다면 내 코의 컨디션은 젊은 시절보다 훨씬 나아진 것이다.

 

아이러니

생명체는 다른 생명체에게 이 세계의 다양함을 보여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듯하다. 태어나자마자 죽는 아이도 요절하는 사람도 스스로 생명을 끊는 사람도 철면피를 가진 지독한 악인도 큰 죄를 짓고도 떵떵거리고 잘 사는 사람도 깊은 아픔을 오래도록 품고 버티는 사람도 고통 속에서 언제나 그저 허허 웃는 사람도 있다. 세상을 움직이는 유일한 법칙은 아이러니인지도 모르겠다.

8체질론을 알게 된 35세 이후 비로소 나는 공부하는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8체질론이 내게 준 선물이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알게 되는 부피보다 모르는 게 더 잘 보이고 모르는 부분이 더 선명해진다. 그래서 다음 단계의 타깃을 정하기가 수월해진다. 그렇게 60을 조금 앞둔 지금까지 몰두해왔다. 때로 너무 애쓰지 말고 마음을 내려놓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 처지가 자기만족에 빠진 뮤지션처럼 되어 버렸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 상태를 타개하려고 힘썼다. 하지만 그런 시도 자체도 꿈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다. 나는 그저 자기만족에 빠진 뮤지션인 셈이다. 그게 내게 온 명(命)이다.

 

이강재 / 임상8체질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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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21-06-12 11:44:23
않다고 판단합니다. 유교의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天生蒸民)하신 이후 균천(鈞天)께서 유일하게 지상에 내려보내신 성자이신 공자님.@ 공자님의 시호.하늘이 보내신 성자이신 성인 임금 공자님은 황제 칭호인 문선제(文宣帝).대성지성문선왕(大成至圣文宣王)의 오랜 전통으로 호칭되어 오고 있습니다.聖人에 이르신 스승(至聖先師). 은나라 왕족의 후손이신 공자님. 공자님 아버지 시호는 계성왕(启圣王)이시고 공자님 어머니 시호는 계성왕 부인(启圣王夫人)이십니다.
http://blog.daum.net/macmaca/3127

윤진한 2021-06-12 11:42:10
요순우탕도 성인임금이심)이시자, 聖人에 이르신 스승(至聖先師). 이 점이 중요합니다. 공자님의 가장 큰 업적은 혼란한 춘추전국시대에 은주시대에 믿어온 우주만물의 지배자이시자 인간을 창조하신 하느님(天)의 초월적 존재를 많은 제자들과 제후들에게 계승시키시고 가르치신 점입니다.孔子聖蹟圖에 보면 균천강성(鈞天降聖)의 그림이 있습니다.

유교는 조상신의 위치에서 승천하시어 계절을 주관하시는 오제(五帝)께서 최고신이신 하느님 하위신의 형태로 존재하시는 다신교적 특성이 있어왔습니다. 오제 하느님과 같은 유교의 천인합일(天人合一) 전통을 볼 때, 수천년간 제사의 대상이신 공자님은, 공자님을 지상에 내려보내신 균천(鈞天, 중앙의 天이시며 하느님중에서도 가장 존경받는 하느님)의 곁으로 혼이 승천하여 머무시는게 어색하지 않다

윤진한 2021-06-12 11:41:12
교육기관 성균관의 정통을 승계한 성균관대는 한국 최고(最古,最高)대학입니다]. 중국과 한국의 정사(야사제외), 국내법(헌법등. 임시정부 반영 을사조약.한일병합 무효, 대일선전포고).국제법[일본 항복 포츠담선언(카이로선언포함), UN의 을사조약무효등]으로 수천년 동아시아(중국,한국,베트남,몽고)기반 세계종교 유교의 찬란한 전통과 관습을 이어가야 합니다. 유교경전이나 정사, 법률에 기초하지 않은 주장들은 야사나 루머에 불과합니다.

유교는 하느님이 인간창조(天生蒸民)하신 점을 중요하게 여기는 종교입니다. 하느님(天, 태극과 연계)을 최고신으로 하여 여러 하위신이 계십니다. 유교에서는 하느님(天)을 초월적 절대자로 보고 숭배해왔습니다. 공자님은 하늘이 내려보내신 성인. 성인임금(文宣帝이신 공자님 이전의 요순우탕

윤진한 2021-06-12 11:40:27
격식과 원칙, 禮,道를 중시하신 공자님. 일반적으로, 공자님의 말씀이나 행적은 유교 경전이나, 세계사, 중국사의 정사로 판단합니다. 요즘들어 소설.야사.야담류의 책들에서 발췌되는 각계의 주장들은 정사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아서, 판단근거로 삼기는 어려운 내용들이 많아졌습니다. 어떤때는 루머도 발전하기도 하더군요. 공자가어같은 책들도 원래는 위작으로 고대부터 판명된 서적인데, 이런 자료들도 책임있는 기관에서 걸러지지 않으면 루머로 변질된 가능성이 있어, 우려되기도 합니다.

공자님은 위대한 교육자요 스승이기도 하십니다. 유교는 하느님(天)이 인간과 우주만물을 창조하신점을 믿고, 여러 神明을 숭배해 온 다신교적 동아시아 세계종교입니다

국사,세계사, 유교경전, 유교교육기관[조선.대한제국 유일무이 최고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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