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방병원 근무 간호직의 정신건강 개선을 위한 한의계의 관심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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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방병원 근무 간호직의 정신건강 개선을 위한 한의계의 관심 필요하다
  • 승인 2021.05.27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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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찬영

권찬영

mjmedi@mjmedi.com


권찬영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한방신경정신과 조교수

직무 스트레스는 모든 근로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스트레스의 한 유형으로, 병원 종사자의 경우 특히 의료수준의 고급화, 병원 간 경쟁, 업무량의 증가 등 그 업무 환경의 특성으로 인해, 이러한 직무 스트레스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 중에서 간호사는 환자를 돌보는 업무 뿐 아니라, 보호자 관리, 동료 간호사 또는 타 의료인들과의 관계, 높은 직업적 윤리의식의 요구,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근무환경, 교대근무, 인력부족으로 인한 업무과중 등의 요인으로 인해, 과다한 직무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간호사의 소진(burnout) 유병률을 분석한 최근 메타분석에서는 관련 113편의 연구를 분석하여, 49개국에 걸쳐 전세계 간호사 45,539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전반적 소진 유병률은 11.23%였고 (Woo et al., 2020), 한국의 간호사 441명을 대상으로 한 2013년 횡단면 연구에 따르면 약 38%가 우울 증상을 경험할 정도였다 (Yoon et al., 2013).

문제는 이러한 의료진의 안녕(wellbeing) 저하와 소진은 의료오류(medical errors) 등 환자의 안전성 결과와 관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Hall et al., 2016). 이에 대한간호협회는 2016년, <행복한 간호사, 행복한 국민(Happy Nurses Make Happy People)>이라는 슬로건으로, 2016 간호정책선포식을 열고 간호사의 정신건강과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을 위한 활동을 시작한 바 있다.

한편, 한방병원에서 근무하는 한방 간호사는 “한방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대상자들에게 간호 전문 지식을 활용하여 근거 중심의 한방간호를 제공하는 간호사”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한방 간호사는 양방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와 간호사정, 간호진단, 간호계획, 간호수행, 물품관리, 인력관리, 환경관리, 문서관리, 협력관계형성, 자기계발하기 측면에서 직무의 공통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 외에 한방고유업무의 직무가 추가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방 간호사의 책무는 모호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Jeong et al., 2017), 이러한 추가적인 한방고유업무나 직무 모호성은 한방 간호사의 정신건강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필자는 동의대 인공지능그랜드ICT연구센터(지원기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과제 중 하나로, 심신요법을 활용한 ICT 기반 병원 종사자의 정신건강 개선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최근 한방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의 정신건강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에 보고한 바 있다 (Kwon et al., 2021).

총 11편의 연구를 분석 결과, 한방 간호사의 평균 직무만족도는 ‘아니다∼보통이다’ 수준이며, 역할갈등, 업무 스트레스, 이직의도, 소진은 ‘보통이다∼그렇다’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한방 간호사와 양방 간호사의 정신건강 결과의 비교였는데, 전반적으로 한방 간호사는 양방 간호사와 비교하여 업무 스트레스는 더 적지만, 직무만족도도 더 낮았다. 그리고 직무만족도의 세부지표를 볼 때, 전문적인 위치, 간호사-의사 관계 등 일부 직무만족도 요인이 전체적인 직무만족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즉, 한방 간호사의 직무만족도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으로 간호사와 한의사 간의 더 많은 협력이 구축하고, 간호사가 하는 업무에 대한 이해와 인정이 필요한 등, 한의사의 역할 역시 한방병원 간호사의 정신건강 개선을 위해 중요하며, 한의계에서 이에 대한 관심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 연구에 포함된 연구에는 한의사에 의해 시행된 연구는 한 편도 없었다)

한의사와 한방 간호사는 환자의 질병 치유 뿐 아니라 안녕, 행복, 건강 유지를 위해 긴밀하게 협업하는 관계로서, 간호사의 정신건강을 개선하는 것은 같은 팀 구성원의 건강 및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것일 뿐 아니라, 환자의 건강결과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한방병원 근무 간호직의 정신건강 개선을 위한 한의계의 관심 필요하며, 향후 한방 간호사의 정신건강, 특히 직무만족도를 개선하기 위해 간호사와 한의사 간의 더 많은 협력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 Woo T, Ho R, Tang A, Tam W. Global prevalence of burnout symptoms among nurse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 Psychiatr Res. 2020 Apr;123:9-20.

- Yoon SL, Kim JH. Job-related stress, emotional labor, and depressive symptoms among Korean nurses. J Nurs Scholarsh. 2013 Jun;45(2):169-76.

- Hall LH, Johnson J, Watt I, Tsipa A, O'Connor DB. Healthcare Staff Wellbeing, Burnout, and Patient Safety: A Systematic Review. PLoS One. 2016 Jul 8;11(7):e0159015.

- Jeong Y, Jang MH, Yun EK, Jeong ES, Park JH. Job Analysis of Korean Medicine Nurses Using the Developing a Curriculum (DACUM) Process. Journal of East-West nursing research. 2017;23(1):63-74.

- Kwon CY, Park JH, Ha DJ. Scoping Review of Research on Mental Health of Nurses Working in Korean Medicine Hospitals. J of Oriental Neuropsychiatry. 2021;32(1):5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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