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중시하되 현실 놓치지 않아야…감사 구조 문제 있다면 바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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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중시하되 현실 놓치지 않아야…감사 구조 문제 있다면 바꾸겠다”
  • 승인 2021.04.08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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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인터뷰: 이연희 한의협 신임 감사

43대 집행부 당시 제제분업 등 문제의식…협회 내부서 현장 파악할 것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대한한의사협회 대의원총회는 지난달 28일 개최한 정기총회에서 앞으로 3년간 활동할 감사단 3명을 선출했다. 그 중 60표로 최다득표를 받은 이연희 감사에게 초임 감사로서의 목표와 다짐을 들어보았다.

 

▶이번 한의협 정총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어 감사로 선출되었는데, 이에 대한 소감이 궁금하다.

원래 속된 말로 ‘감투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번역과 임상, 강의 쪽으로 활동하고, 후배들을 도우며 조용히 살 생각이었는데, 인생의 방향이 바뀌는 것 같아 걱정도 된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데 내가 적임이라면 피할 생각은 없다.

 

▶이전에 협회 회무와 관련해 어떤 활동을 해왔나.

이전 집행부 때까지는 중앙회나 지부에서 학술 자문을 요청하면 그에 대해 답해주는 정도의 가벼운 활동을 했었다. 그런데 최혁용 집행부가 들어서 원칙과 절차를 짓밟고 전횡을 일삼는다는 생각에 도저히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난 2019년부터 평회원 비상대책위원회 추진위원회에서 2년간 대변인으로 활동했었다.

 

▶정견발표 당시 “기존의 협회 감사가 잘 이루어져 왔는가에 의문이 있다. 이를 방치하지 않기 위해 나왔다”고 출마이유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문제의식을 느낀 것이며, 감사로서 이를 어떻게 바꾸고자 하는가.

최혁용 집행부는 원칙과 절차를 무시했다고 생각한다. 그 일례가 제제분업이다. 제제분업은 분명히 대의원 총회의 의결을 먼저 받아야만 추진이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던 정책인데, 최 전 회장이 자의로 복지부에 “한의계가 제제분업을 원한다”라고 통보해 협의체를 만들어 버렸다.

‘제7차 한약제제 발전협의체’ 전체 회의 문건을 보면 “우리 협회는 제제한정 분업에 동의함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하고”라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런 의사 표현을 뒷받침할 한의계 내부의 합의 절차는 전혀 없었다.

이외에도 많은 원칙과 절차가 무시되었고 회원들의 대대적 반발이 있었지만, 감사들의 활동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사실, 이러한 것은 이행감사나 준거감사로 명확히 문제 삼아야 할 일이었다. 문제를 총회에 보고하고, 감독청인 복지부에 원인 무효를 보고할 수 있었다. 감사 3인이 모두 합의해야만 하는 구조가 아니므로 단 1명만이라도 작정하면 할 수 있는 일들이 없지 않았을 텐데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도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감사들이 집행부의 폭주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내부에 특별한 정치적 상황이 있었던 것인지는 모른다. 이는 앞으로 감사로서 협회 내부에 들어가면서 천천히 파악을 해볼까 싶다. 만약 문제되는 구조가 있으면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사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를 지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할 생각인가.

원칙이 우선 중요할 테지만, ‘예기(禮記)’에 “예(禮)가 지나치면 거리가 생긴다(禮勝則離)”라 하였듯이 과도하게 원칙만 내세우다가 현실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칙들이 서로 상충될 때 양측을 저울질하는 권도(權道) 또한 필요하고. 전체를 일관하는 것이라면, ‘공명정대함’이 아닐까 싶다.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 일단은 당분간 업무를 익히고, 협회의 실정을 파악하며 방향을 잡아 볼 생각이다.

 

▶3년의 감사 임기동안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바라볼 예정인가.

감사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인 원칙, 그리고 과거에 이 원칙이 정상 작동하지 않게 되었던 이유, 현장의 현실을 지켜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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