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957> - 『東醫臨床處方集』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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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957> - 『東醫臨床處方集』②
  • 승인 2021.04.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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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answer@kiom.re.kr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죽은 處方綴에 回生의 숨을 불어넣어

  지난주에 이어 동양의약대학 제13기 편찬위원회에서 전현직 재직교수들을 비롯하여 임상가의 명망 있고 노련한 대가들의 경험방과 비법을 모아 펴낸 동의임상경험집이 간행되는 과정과 그 의의를 살펴보기로 한다. 서문의 글 말미에는 편집위원 명의로 제반 과정을 술회하는 대목이 들어가 있는데, 그 개략은 다음과 같다.

 ◇ 『동의임상처방집』
 ◇ 『동의임상처방집』

  “생각컨데 그간 6개월간 13기생의 우정과 편집위원의 박력있는 조직적인 활동으로서 현 교수진의 상용방을 비롯하여 저명한의사의 경험방과 별세하신 교수진의 휴지화된 비망록이 변하여 임상부교재가 되고 부속한의원의 死文書化한 처방철이 총정리되어 –총계2411방– 본 대학 창설 이후의 교수 前陣容을 총망라한 臨床處方全錄이 우리의 졸업기념 출판물로 간행됨에……(이하 생략).”

  아울러 ‘처방집 발간에 際하여’(이종규 학장)라는 글의 말미에는 이 처방집에 수록된 처방과 자료를 제공한 여러 교수진에 대한 감사 인사가 이어진다. 전호에 이미 각 처방편에 수록된 명사들의 면면을 개략적으로 살펴보았지만, 훗날 연구에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처방제공자의 列銜을 다시 한 번 기록해 남겨두고자 한다.

  執筆者芳名에 의거하면, 명예교수 金長憲과 한의과장으로 있던 權寧俊을 필두로, ‘蔡仁植, 安秉國, 尹吉榮, 姜孝信, 申吉求, 趙明聖, 裵元植, 崔容泰, 權度源, 金完熙, 金弘起, 洪性初, 黃灐哲, 金定濟, 盧重輝, 金鍾萬, 李殷八, 崔衡植(이상 직함 생략.)’ 등등 재직교수들의 이름이 등재되어 있다. 대부분은 이 자리를 통해 잘 알려진 분들이지만, 지금 우리에겐 다소 낯선 이름도 더러 보인다.

  이외에도 朴鎬豊 학장을 비롯해 李完稙 부속한의원 부원장, 孫錫煥 교수, 韓世靖 교수 등 이미 고인이 된 명인들의 처방과 경험도 발굴해서 문자화하였다니, 단순히 한권의 경험방 이상으로 한의임상교육사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평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제7편에는 당대 임상가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金四物 외 四人處方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는 사물탕을 비롯하여, 오적산, 육미지황원, 이진탕, 평위산, 보중익기탕, 팔물탕 등 상용처방만을 기본방으로 삼아 약재를 가감 활용하여 다종다양한 병증변화에 능수능란하게 대응했던 임상활용법이 기재되어 있다.

  이른바 金四物, 鄭平陳, 崔五積, 金補益, 許六味로 불린, 임상 현장에서 성가가 드높았던 명의들의 처방은 아마도 구전되던 것들을 채록한 것으로 보이는데, 필자 생각으론 아마도 朴義洙가 1958년 목포에서 발행한『論症實驗醫訣』이 앞선 출처일 것이다.

  이 경험가감활용법은 대개 일제강점기 전국에서 이름을 떨치던 임상대가들의 경험을 모아 수집한 것으로 정평진은 元山府 大和町에서 보원국을 운영하던 鄭鳳祚, 최오적은 全州府 大正町 六丁目 故 崔致文, 허육미는 전북 운봉 許昌洙이다. 비록, 이 책에는 밝히지 않았지만 김사물은 전북 舊泰仁에서 활약하던 金昌浩, 김보익은 전북 남원의 金光益이란 분으로 원출전에 기재되어 있다.

  또 제8편에는 尹草窓寶豆祕傳方, 常用丸藥方이 수록되었는데, 당시 학과장이던 권영준 교수가 제공한 내용으로 밝혀져 있다. 윤초창보두비전방은 윤동리의『草窓訣』에 실려 있는 寶豆제법과 비교 검토해 볼만하다. 상용환약방으로는 제반 토사복통에 쓰는 活命丹(일련번호 2312호)으로부터 열병, 곽란, 중풍, 정신혼궤증에 仙藥이며, 자궁염 신경쇠약에 만병통치로 쓰이는 만병비방환(2325호)이 실려 있다. 아울러 말미에 붙어 있는 實用本草修治法은 강효신 선생이 제공한 것으로 학생들이 찾아보기 쉽도록 가나다순으로 정렬되어 있으며, 필수 수치약에 별도 표기(※)하였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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