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전통의학협력센터로서 한의약 관련 국제표준·정책 개발 앞장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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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전통의학협력센터로서 한의약 관련 국제표준·정책 개발 앞장설 것”
  • 승인 2021.02.25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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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인터뷰: 한의약진흥원 세계화전략팀 남효주 팀장, 안상영 연구원

제네바 본부와 직접 협력…국제 한약·생약 약전 개발 한의계 채널링 등
◇한의약진흥원 세계화전략팀. 남효주 팀장(왼쪽에서 두번째)과 안상영 연구원(오른쪽 첫번째).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최근 WHO 본부로부터 전통·보완·통합의학 분야 협력센터로 지정받았다. 이로인해 한의약진흥원은 전통의학 분야 국내 최초로 WHO 본부로부터 직접 지정을 받아 국제보건 표준 제정에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게 되었다. 이번 지정의 의의와 활동 계획 등에 대해 세계화전략팀 남효주 팀장과 안상영 연구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세계화전략팀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남효주 팀장(이하 남): 세계화전략팀은 말 그대로 한의학의 세계화를 만들어나가는 팀이다. 총 9명의 팀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오늘 함께 자리한 안상영 연구원은 WHO 전통의학협력센터 관련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사업은 크게 한의학세계화추진사업, 그 중에서도 정책지원과 한의학해외진출, 그리고 해외환자유치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정책지원의 경우, 해외 전통의학의 동향을 파악하고 국제적인 논의 관련한 문제를 대응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나고야의정서로 인한 전통의학의 지식재산권과 관련해 한의학산업이 침해받을 수 있는 부분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 이슈는 무엇인지 확인하고, 이를 전문가들과 논의해서 대응체계를 만들어가는 식이다. 해외에서는 중의학의 인지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한의학의 인지도가 낮은 상황인데, 이를 한의학의 과학화, 표준화된 콘텐츠를 통해 알리는 일도 하고 있다.

해외진출지원사업은 의료기관이나 의료기기, 제약 등의 분야에서 기업이 해외로 나갈 수 있게끔 정보를 조사하고 이에 대한 가이드북을 만들고 있으며, 컨설팅을 지원하기도 한다. 일례로 작년에는 러시아에 경방신약의 한약제제 3종이 건강기능식품으로 등재되는 성과를 얻었다.

해외환자유치사업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업무를 이관 받아 진행하려는 상황인데,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제약이 있어서 온라인홍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한의약진흥원이 WHO 전통의학협력센터로 지정된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

안상영 연구원(이하 안): 기존에 다른 기관도 전통의학협력센터로 활동한 곳이 있지만 이들과 다른 점은 한의약진흥원은 WHO 중에서도 스위스 제네바 본부와 직접 협력한다는 점이다. 타 기관은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WHO WPRO(서태평양지역사무처)와 교류했기에 지역단위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는데, 제네바 본부와의 협력은 훨씬 업무범위가 넓다. 지역사무처는 WHO 소속 회원국의 역량개발 실행 관련 업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본부는 실질적인 전략개발과 표준개발,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곳이다. 이에 국제보건표준, 가이드라인 개발 등에 더욱 긴밀하고 직접적으로 우리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

 

▶WHO 전통의학협력센터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이 궁금하다.

남: 지난 2017년에 이응세 원장이 취임했는데, 취임하자마자 우리팀에 미션을 부여했다. 한의약진흥원이 국내에서 기관의 입지를 어느 정도 갖추었으니 이제는 국제적인 기관이 돼야 한다는 미션이었다. 이를 위한 첫 번째 목표가 WHO 전통의학협력센터였다. 이에 지난 2018년 3월 21일에 WHO 본부에 협력센터가 되겠다고 신청했다. 이어 5월에 WHO는 협력센터 지정을 환영한다는 회신과 함께 몇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특히, WHO와 2년 이상의 협력활동내역이 필요하다고 하여 이러한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대부분 한국이 소속된 WHO WPRO에서 진행하는 지역 액션 플랜 아젠다 발굴 건이나 전통의학인력규제 전문가 회의, WHO SEARO(동남아시아지역사무처)와 1차 보건의료 관련 전문가 회의, WPRO 한의약품질연수 2달 연수코스 등을 운영했고, 전통의학 관련 보건지표개발도 수행했다.

이러한 준비과정이 힘들지는 않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더욱 WHO 전통의학협력센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당시에는 아직 정식 협력기관이 아니라 옵저버 자격으로 활동을 함께했는데, 그렇다 보니 기관의 역할이나 목소리가 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우리의 목소리를 더 내비치려면 정식으로 협력센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WHO 전통의학협력센터로서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

안: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사람들은 흔히 한의약진흥원이 WHO에 지원하고, 점수화해서 지정받은 것으로 많이 생각하는데 그렇지는 않다.

우선 국제 한약·생약 약전이 개발되는데, 가장 역량이 높은 중국이나 아시아가 먼저 시작하리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담당부처는 식약처이지만 리뷰나 전문가 채널링 등은 다 한의약진흥원에서 진행한다. 한의계의 의견을 하나로 만들어가는 실무다.

또한 우리나라 고령층 한의약 이용 실태조사를 비롯해 한방 이용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축적해나갈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보고서가 아니라 1차 의료에서 전통의학을 확장하는 방법 등을 실질적으로 적용한 사례보고서가 될 것이다. 만일 이것이 효과적이라면 관련 연수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남북 간의 협력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남한은 WPRO 소속이고 북한은 소속지부가 다르다보니 지부가 달라 협력이 힘들었다. 그러나 이제 제네바 본부와 함께 협력을 진행할 수 있게 되어 도움이 될 것 같다. WHO에서도 이는 한의약진흥원 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인정하고, 믿어주고 있다.

남: WHO는 북한에 인도지원을 하고 있다. WHO나 유엔에서도 ODA 사업을 진행하면서 이 사업으로 인해 그 나라의 보건의료환경이 지속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북한에 ODA를 하게 될 때, 우리는 북한과 언어적으로 소통이 가능하다보니 WHO에서도 이 분야에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세계화전략팀은 국제적인 교류가 많기 때문에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전통의학협력센터 관련 업무 외에도 여러 업무에 차질이 많았을 것 같다.

남: 맞다. 정책지원사업은 대부분 취소되거나 연기됐고, 문헌조사 위주로 진행해야 했다.

원래 작년 3월에 인도에서 SEARO와 전통의학협력을 위한 출장이 예정되어 있었다. 인도측과도 조율이 되었는데 이 때 한의약진흥원 본원이 있는 대구경산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다. 그래서 인도 측에서 우리를 많이 걱정하며 회의를 미루자고 했는데, 한 달 뒤에 인도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했다. 그래서 현재도 못 만나고 있다.

이외에 외국 의사를 한국에 초대해 진행하는 임상 연수, 해외 보건부관계자 대상 정책 연수 등이 모두 불가능해져서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그래서 오히려 시간이나 공간이 제약이 없어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정책연구는 지난 2019년에 10명이 참석했었는데 작년에는 61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온라인만으로는 명확한 한계도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론은 온라인, 실습은 오프라인으로 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올해 세계화전략팀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남: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전담하던 해외환자유치 사업을 추가로 받는 부분이 있다. 원래 보건복지부에서 하던 사업 전체가 보산진과 업무가 분할되서 역할도 나눠졌는데, 이제 한곳에서 도맡아 일하게 되면서 업무 효율성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환자유치와 해외진출은 연계되어 있다. 기존의 세계화지원단사업은 상반기에는 온라인, 하반기에는 오프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환자 유치가 가장 큰 문제다. 국제교류에 제한이 있다. 온라인 홍보와 진료상담 등을 위주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WHO 전통의학협력센터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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