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은지심으로 환자 마음 치료하는 심의(心醫)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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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으로 환자 마음 치료하는 심의(心醫) 되고파”
  • 승인 2021.02.1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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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인터뷰: 제76회 한의사국시 수석 합격한 정준우 씨

신유형에 체감 난이도 높았던 국시…내과‧피부과 질환 사진 휴대폰 저장 후 공부
상한론 빈용 본초 공부에 흥미…소아과‧부인과 변증시치 어려워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지난 1일 제76회 한의사 국시 합격자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국시 수석의 영광은 총 340점 만점에 311점을 취득한 가천한의대 정준우 씨에게 돌아갔다. 지난 6년간의 한의대 생활을 마무리하고 수련의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게 될 그에게 국시수석합격 소감을 물어보았다.

 

▶국시 수석을 하게 된 소감이 궁금하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가채점 후에는 수석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합격 발표날 국시원에서 전화를 받고 기쁘면서도 정말 놀랬다.

국시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전에 운동하다가 오른쪽 팔꿈치를 다쳤는데 공부를 오래 하다 보니 자세가 안 좋아지면서 악화되었다. 그래서 주로 왼손으로 공부를 했는데 힘이 많이 들었다. 불편했지만 최선을 다했는데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어서 감격스럽다.

더불어 6년간 훌륭하게 지도해준 교수들과 동고동락한 동기들에게 감사드리고, 항상 응원해 준 가족들과 여자친구에게 감사하다.

 

▶올해 국시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은 어땠나.

컬러 사진집이 처음 도입되면서 문제 경향성이 확실히 달라진 것 같다. 제시된 의학적 정보와 사진 자료로 합리적인 진단명과 진단 방법을 추론하는 문제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 암기형보다는 실제로 임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어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고 감별해야 하는 내용에 가까웠다. 부인과의 양방진단 문제와 사상의학에서 진단명을 묻는 문제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난이도의 경우 쉬운 과목은 쉽고 어려운 과목은 어려웠는데, 신유형이 많아서 전체적으로 체감 난이도는 높았다.

 

▶국시 공부는 어떻게 했나. 가장 도움이 되었던 방법은 무엇인가.

시작부터 꼼꼼히 모든 내용을 다 암기하려 하지 않았다. 공부 초반에는 목차를 보면서 ‘이 내용은 이 단원에 있구나’ 하는 식으로 눈으로 가볍게 읽었다. 이렇게 빠르게 몇 번 보니까 자연스레 복습도 되었고, 책 내용에 익숙해져서 막바지에는 하루에 2~3과목씩 볼 수 있었다. 양이 많았기에 제한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이 복습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렇게 봐도 안 외워지는 부분들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따로 휴대폰 메모장에 정리해 두어서 틈날 때마다 보았다. 내과나 피부과, 안이비인후과처럼 사진 자료가 중요한 과목은 주 질환의 특징적 사진을 휴대폰에 저장해서 보았다.

 

▶평소 좋아하거나 관심이 많았던 과목과 반대로 공부에 어려움을 겪었던 과목은 무엇인가.

본초학 공부가 재미있었다. 사진 자료를 보면서 공부하니 더 흥미로웠다. 본초를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레 방제에 대한 이해도 수월했다. 주로 상한론과 빈용하는 본초들을 확실히 공부하고 다른 본초들로 넘어갔다.

반면 어려웠던 과목은 소아과와 부인과다. 양도 많았고 내용도 생소한 부분이 많았다. 특히 두 과목 모두 변증시치 부분을 공부하는 것이 힘들었다.

 

▶새내기 한의사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오는 3월부터 강동경희대한방병원에서 일반수련의로서 새롭게 시작한다. ‘배우는 것을 싫어하지 않고 가르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라는 뜻의 ‘學不厭而敎不倦’을 항상 마음에 새기며 수련에 임하려고 한다. 그리고 인문학 서적들과 고전들을 많이 읽어 사람에 대한 이해를 잘 하고 싶다. 측은지심을 가지고 환자의 마음까지 치료할 수 있는 心醫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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