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상화는 고기압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세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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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상화는 고기압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세 번째 이야기-
  • 승인 2021.02.1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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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mjmedi@mjmedi.com


현대적 언어로 풀어쓴 한의학 이야기 (3)
이준우
탑마을경희한의원

압력밥솥

설악산과 같이 높은 산에서 산행을 하다가 정상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면 코펠 뚜껑 위에 커다란 돌멩이를 하나 얹어 놓아야 한다. 공기는 높이 올라갈수록 희박해지기 때문에 높은 산에서는 기압이 떨어지게 된다. 즉 공기가 코펠 뚜껑을 누르는 힘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기압이 떨어지게 되면 물이 쉽게 증발하기 때문에 끓는점이 100℃보다 낮아지게 되고, 끓는점이 낮아지면 라면은 충분한 열을 받지 못해서 제대로 익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무거운 돌멩이를 뚜껑위에 얹어서 누르는 압력을 높이는 것이다.

압력밥솥 역시 마찬가지 원리이다. 압력밥솥은 솥 속의 증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여 밥솥 내부의 압력이 올라가게 만든 밥솥이다. 이렇게 하면 끓는점이 높아져 쌀에 충분한 열기가 전달되어 밥이 잘 익게 된다.

기압은 공기가 누르는 압력이기 때문에 압력의 단위인 파스칼을 똑같이 사용한다. 그러므로 고기압을 떠올릴 때는 코펠위의 돌멩이나 압력밥솥처럼 압력이 높은 상황을 함께 떠올리면 된다.

 

발열

압력밥솥의 원리와 똑같은 상황이 인체내부에서도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감염으로 인해서 발열이 생기는 경우이다.

발열로 인해서 체온조절의 기준온도가 갑자기 상향 조정되면 체온은 미처 상승하지 못하였으므로 조절시스템은 기준온도까지 체온을 상승시키기 위해 운동을 증가시키고 피부혈관을 축소시키며 발한을 억제한다(그림 1). 그 결과 환자는 오한을 느끼고 떨며 손발은 차가워지면서 피부는 마르게 된다. 이렇게 하여 체온이 상승하여 기준온도에 도달하면 환자는 더 이상 오한을 느끼지 않고 떨기도 멈추고 피부는 뜨거우면서 건조해진다.

 

높은 압력의 역할

우리 인체는 체온을 증가시킬 경우 열생산을 늘리면서도 동시에 열손실을 줄이기 위해 피부혈관을 축소시키고 발한을 억제하고 있다. 이것은 후시상하부의 교감신경성 중추의 자극에 의해 일어난다. 이는 말초로 가는 혈류량을 줄여서 열이 손실되는 것을 최대한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피부혈관을 수축시키는 것은 혈액순환계의 압력을 올리는 행위로 코펠 뚜껑위에 돌멩이를 올리는 행위나 압력 밥솥의 원리와 똑같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인체가 너무 뜨거울 때는 열생산을 감소시키면서도 동시에 피부혈관이 강하게 확장된다. 이것은 후시상후부에 위치하여 혈관 수축을 일으키는 교감신경성 중추를 억제함으로써 일어난다. 완전한 혈관 확장은 피부로 이동되는 열의 양을 8배 정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인체는 체온을 증가시키려고 할 경우 말초혈관을 수축시켜서(=압력을 올려서) 열의 손실을 최대한 줄이고, 반대로 체온을 감소시키려고 할 경우에는 말초혈관을 확장시켜서(=압력을 내려서) 열의 손실을 증가시킨다.

인체의 발열과정이나 압력 밥솥에서의 높은 압력의 역할은 높은 압력으로 인한 열생산도 있겠지만, 밖으로의 열손실을 최대한 막아주는 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열이 최대한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안에 가두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높은 압력이 열생산 뿐만 아니라 열손실 억제에 관여한다는 것을 꼭 기억해두자!

소양상화가 고기압을 뜻한다면 이는 인체에서는 높은 압력을 의미하게 된다. 동시에 궐음풍목은 인체에서 낮은 압력을 의미하게 된다. 당연히 혈압과도 연결이 될 수밖에 없다. 소양상화가 인체 내부의 높은 압력을 의미하고 궐음풍목이 낮은 압력을 의미한다면, 한의학은 보다 더 설득력 있게 설명되어질 수 있을까? 소양상화와 인체의 높은 압력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소개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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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1) 김기환ㆍ김 전 저, 인체생리학, 의학문화사, 2008 2) Guyton and Hall 의학생리학 12판, 범문에듀케이션,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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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2021-02-19 18:16:31
감사히 잘읽었습니다
전편에서 설명이부족하다 싶었는데 계속되는군요 뒷편도 빠르게 읽고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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