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宗損益과 東醫寶鑑의 太上老君에 대한 고찰
상태바
醫宗損益과 東醫寶鑑의 太上老君에 대한 고찰
  • 승인 2021.02.20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기춘, 서정철, 최순화

한기춘, 서정철, 최순화

mjmedi@mjmedi.com


임상 한의사 3인이 연구한 황도순, 황도연 (76)

Ⅰ. 서론

필자는 <醫宗損益> 小兒門 痘瘡에 있는 “吾奉 太上老君, 急急如律令勅”1) 부분에서 吾奉과 太上老君 사이에 空字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의구심을 가졌다. 왜냐하면 <醫宗損益>에는 문장 중간에 이러한 空字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醫宗損益>에는 이 부분에 대하여 명확한 출처도 밝히지 않고 있다. 脫字인가? 일부러 空字한 것인가?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醫宗損益>과 <東醫寶鑑>에서 太上老君과 太上이라는 단어를 조사하게 되었다.

이번 호에서는 <醫宗損益>의 太上老君과 <東醫寶鑑>의 太上에 대해 연구한 바를 밝히고자 한다.

 

Ⅱ. 본론

1. 太上老君

<醫宗損益>1) 卷之十二 亥集 小兒門 痘瘡預防의 內局消毒保嬰丹에 太上老君이 나오는데 다음과 같다. “保元未經痘者, 每春分秋分時, 服一丸, 痘毒能漸消化. (……) 合時向太陽祝藥曰, 神仙眞藥, 體合自然, 嬰兒呑服, 天地齊年, 吾奉 太上老君, 急急如律令勅. 一氣七遍.”.

2. 太上

<東醫寶鑑>2) 外形篇卷之二 咽喉門에는 獸骨骾 呪法에 太上이 나오는데 다음과 같다. “治諸鯁不下, 以淨器盛新汲水一盞, 捧之面東, 黙念云, 謹請太上, 東流順水, 急急如南方火帝律令勑. 一氣念七遍, 卽吹一口氣入水中. 如此七次, 以水與患人飮, 立下. 或云, 用此呪水, 可以食鍼幷竹刺[醫鑑].”.

 

Ⅲ. 고찰

太上은 天帝의 아들, 즉 하늘의 뜻을 받아 하늘을 대신하여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군주 국가의 최고 통치자를 이르는 말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임금 또는 王이라고 한다.3) 太上老君을 줄여서 太上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太上老君은 老子를 높여 이르는 말이다.

<醫宗損益>의 內局消毒保嬰丹은 <壽世保元>4)을 인용한 처방으로 <壽世保元> 卷之八 辛集의 神效消毒保嬰丹과 비슷한 내용이다. 神效消毒保嬰丹의 설명에는 “未出痘疹者, 每遇交春分秋分時, 服一丸, 其痘毒能漸消化. (……) 合時向太陽祝藥曰, 神仙眞藥, 體合自然, 嬰兒呑服, 天地齊年, 吾奉 太上老君, 急急如律令勅. 一氣七遍.”이라고 하여 太上老君에게 呪文을 외우라고 나온다.

太上老君 또는 太上이 나오는 의서에는 대개 急急如律令 呪文을 함께 외우라고 나오는 편이다. <醫宗損益>의 吾奉과 太上老君 사이에는 空字가 있는데 <壽世保元>에도 그렇다(그림 1). 이렇게 空字를 둔 것(空格)은 임금에 대한 擡頭나 避諱5)처럼 太上老君에 대한 敬畏 또는 恭敬의 표시로 생각된다. 이러한 예는 <朝鮮王朝實錄>에서 “蒙 天恩”처럼 임금을 높이기 위해 空字를 둔 것과 일맥상통한다. 黃道淳이 <醫宗損益>보다 앞서 펴낸 <燕行日記>6)에는 “己酉七月初四日, 以太醫特蒙 天恩, 是隨行大臣之禮.”라고 시작되는데 여기에서도 天恩 앞에 空字가 있다(그림 2). 이를 통해 黃道淳의 太上老君에 대한 남다른 恭敬 내지는 痘瘡 퇴치에 대한 절실함을 엿볼 수 있다.

한편 <東醫寶鑑>에는 太上에 請하는 내용이 있는데 急急如律令 대신 急急如南方火帝律令勅이라는 呪文을 함께 외우라고 나온다. 그러나 <醫宗損益>에서 太上老君 앞에 空字를 둔 것과 달리 <東醫寶鑑>에는 太上 앞에 空字가 없다(그림 1).

 

한편 <新刊古今醫鑑>7) 卷之八 諸骨鯁에는 <東醫寶鑑>에서 인용한 주문 바로 위에 “打諸骨鯁神符 咒水 此碗化爲東洋大海, 咽喉化爲萬丈龍潭, 九龍歸洞, 吾奉太上老君, 急急如律令敕, 吸東方生氣三口, 吹入碗中. 每行此法, 正面朝東, 用淨水大半碗, 放桌上, 左手執拳在胸前, 右手執劍訣於碗上, 書前符號. 假如魚骨鯁, 就書上“●”字, 除“●,●”二符勿書, 再書下八符, 餘皆仿此.”가 나오는데 許浚은 擡頭한 “吾奉 太上老君”의 呪文이 아니라 “謹請太上”이 나오는 呪文를 인용하였다(그림 1). 이는 許浚이 御命으로 <東醫寶鑑>을 편찬하면서 비슷한 呪文들 가운데 太上老君을 섬긴다는 표현을 인용하기 꺼렸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향후 더 많은 의서를 대상으로 太上老君 또는 太上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기대한다.

 

Ⅳ. 결론

<醫宗損益>의 太上老君과 <東醫寶鑑>의 太上에 대해 연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醫宗損益>에는 太上老君 앞에 空字가 있어 黃道淳이 太上老君을 恭敬하였음을 알 수 있다.

2. <東醫寶鑑>에는 太上 앞에 空字가 없는데 이는 許浚이 御命으로 <東醫寶鑑>을 편찬하면서 太上老君을 恭敬한다고 표시하기 꺼렸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참고문헌>

1. 惠庵, 醫宗損益, 1868, 필자 소장.

2. 許浚, 東醫寶鑑, 1613,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3.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https://stdict.korean.go.kr/main/main.do).

4. 龔廷賢 編著, 龔定國 等校[刊寫者未詳], 新刊醫林狀元壽世保元, 正保2(1645)(국립중앙도서관 영인본, 청구기호 古古7-60-291).

5. 윤창열, 避諱의 유래와 종류, 방법에 관한 고찰, 대한한의학원전학회지, 2009:22(2):127-137.

6. 燕行日記, 고려대학교 해외한국학자료센터(동양문고 소장,

http://kostma.korea.ac.kr/dir/list?uci=RIKS+CRMA+KSM-WM.1849.0000-20140417.TOYO_1225).

7. 龔信, 新刊古今醫鑑, 元和年間, 일본 国立国会図書館 소장.

 

한기춘·서정철·최순화 / mc맥한의원·우리경희한의원·보광한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