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중심 한의학교육 체계 완성…그 중심에 ‘한의학교육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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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중심 한의학교육 체계 완성…그 중심에 ‘한의학교육실’ 있다”
  • 승인 2021.02.0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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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인터뷰: 한평원 2주기 평가인증 6년 인증 받은 대전한의대 최정준 학과장

교육학 전문가 초빙 후 역량자료집 발간…학생 수업량 대폭 감소 및 PBL 증가

교육 역량 설정만 2년 소요…교수진 역량중심교육 이해 및 전향적 태도 중요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대전한의대는 지난달 14일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이 실시한 제2주기 한의학교육평가인증에서 최우수인증인 6년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최정준 학과장에게 대전한의대가 한의학교육실을 개설하고 역량중심 한의학 교육을 위해 달려온 변화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평원 2주기 평가인증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인 6년 인증을 취득했다. 이에 대한 소감은 어떠한가.

6년 인증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느꼈던 것은 사실 안도감과 함께 ‘당연한 결과’라는 기쁜 마음이었다. 이미 1주기 때도 대전한의대는 가장 우수한 5년 인증을 받아 교육시스템이 매우 뛰어나다는 사실을 인증 받았다. 또한 대전한의대의 교육역량이 우수하다는 사실은 내 생각으로는 널리 알려져 있다고 생각했다. 설인찬 대전한의대 학장이 주도했음에도 보직자로써 대전한의대의 우수한 교육 시스템을 인증평가보고서에 온전히 담아낼 수 있을지 내 자신에 대한 약간의 불안감은 있었기에 안도감을 먼저 느낀 것 같다. 최종 논평을 받았을 때는 인증평가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준 이종서 대전대 총장 예하 대학 본부, 바쁘신 와중에도 무리한 부탁도 기꺼이 협조해주신 한의대의 모든 교수, 보고서 작성을 위해 여름방학을 온전히 헌신한 집필 교수와 한의대 구성원에게 무한한 감사를 느꼈다. 이제 현재의 대전한의대에 만족하지 않고 다음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벌써 대전한의대는 역량중심 한의학 교육을 고도화하기 위한 다음 작업을 들어가기 시작했다. 한의학 교육의 선도에서 대전한의대의 교육적 역량을 더욱 발전시켜야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이 과정에 내가 온전히 들어 있다는 것에 사명감과 벅찬 감동을 느낀다.

 

▶대전대는 이번 인증에서 발전계획을 반영한 지속적인 교육시스템 개선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교육시스템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

가장 중요한 변화는 역량중심의 한의학교육 체계를 완성한 것이다. 이 중심의 축에는 바로 한의학교육실이 있다. 한의학교육실 개설을 총장이 전격적으로 승인해주고 학칙으로 한의대 부속 기관으로 개설해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교육학을 전공하신 이해듬 교수를 전담발령 내주면서 한의학교육실의 모습이 갖춰지게 되었다. 교육학 전공 교수가 오니 역량중심 교육에 대한 이해가 확실해졌다. 다양한 교수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교육학적 관점에서 교육목표와 역량을 설정할 수 있게 되었으며 역량에 맞춘 교과과정을 설계할 수 있게 되었다.

외형적인 측면에서는 대전대 한의대의 역량자료집이 발간된 것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한의학교육실이 설치되기 전에 교육학 전문가의 도움 없이 우리끼리 준비한 교육시스템 개선 자료를 우연히 다시 본 적이 있다. 나름 노력해서 만든 자료였는데도 정말 많이 부끄럽게 느껴질 만큼 수준이 낮았다.

그 외에도 대전한의대 교수들이 한뜻으로 힘을 모아 교육시스템을 온전히 운영할 수 있었기에 좋은 평가가 나온 것 같다. 최근까지도 대학의 교육시스템이 한평원에서 요구하는 역량중심교육에 적합하지 않아 교수들에게 이를 위한 별도의 강의계획서 작성을 요청하고 이를 바탕으로 강의를 해줄 것을 부탁했는데, 번거로운 작업임에도 모든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줬다. 이제는 대전대에서도 역량중심교육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게 되서 더 이상은 번잡한 일을 부탁하지 않아도 되서 부담이 한결 줄어들었다.

 

▶교육과정의 변화에 대해 학생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학생들이 느끼는 교육과정의 변화 중 가장 큰 부분은 학업부담의 감소일 것이다. 특히 본과1학년과 2학년은 수업의 양을 대폭 줄였다. 학업의 부담이 크게 감소하니 당연히 학생들의 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다. 해마다 대학에서 실시하는 교육만족도 조사를 보면 최근 한의대의 만족도가 점점 증가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PBL 등 다양한 교수법이 적용되는 과목이 상당히 증가했는데 이러한 교수법은 학생의 참여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강의식 수업은 학생들이 수동적으로 지식을 받는 방식이었다면, 새로운 교수법들은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그렇다보니 일부 학생들은 참여형 수업에서 귀찮아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이러한 수업에 익숙하지 않아 그렇다고 본다. 참여형 수업이 정착을 하면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새로운 교육시스템에서는 설정된 역량에 맞추어 교육체계가 학생들에게 제시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각 교과목이 요구하는 목표를 명확히 인식하고 전체 교과과정의 틀에서 각 과목이 차지하는 위치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명확한 교육의 목표와 방향이 제시되니 학생들도 교과과정에 대한 순응도도 매우 증가했다.

 

▶평가인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정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역량의 설정과 교육과정의 개편 방향에 맞춘 교과목의 재정리였다. 비록 의견수렴을 통해 교과과정을 개편하였지만 그 방향성에 대해서는 전체 구성원이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었다. 기존 교육의 틀에서 머물고 싶어하는 교수들도 있었다. 교과목의 개편은 손창규 전 학장과 장은수 전 학과장님이 보직을 맡고 있을 때부터 이루어졌다. 전 학장님은 교수들을 모두 찾아가며 교과목 개편의 필요성에 대한 동의를 얻어내고 변화를 주도해주었다. 교과목 개편이 몇몇 과목에서부터 시작하면서 변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나니 설정된 역량에 따른 교과목의 개편이 훨씬 수월해졌다. 사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을 두 교수가 인증평가 이전에 미리 해두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개인적으로 어려웠던 부분은 역량중심교육에 대해 내가 무지했던 부분이다. 인증평가를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과 세미나에 참가했지만 피상적이고 개념적으로만 이해하다보니 인증평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명확하지가 않았다. 다행히 한의학교육실에 교육학전공 전담교수인 이해듬 교수가 오면서 나의 역량중심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인증평가를 대비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역량중심 교육에 대해 모르는 것이 더 많다.

 

▶ 2주기 평가를 앞두고 있는 학교에게 조언을 한다면.

2주기 평가도 이제 마무리가 되어 많은 대학이 인증을 마쳤고 2주기 인증평가의 주요 평가의 과정은 이제 그 틀이 온전해졌다고 본다. 역량중심의 한의학 교육을 구현하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것이라는 것은 2주기 평가 초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주요한 목표로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역량중심 교육의 시스템은 매우 체계적이고 위계가 확실하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역량중심 교육의 가장 상위단계에 있는 교육목표와 역량의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 역량중심 교육의 첫 단추가 잘 꿰어야 그 이후의 교육시스템을 순차적으로 변화해 나갈 수 있다. 우리는 역량을 설정하는 데만 거의 2년을 논의했고 2~3달에 한 번씩 워크숍을 개최하여 교육시스템 변화에 대한 공감을 얻기 위해 애썼다. 또한 온전히 역량중심의 교육시스템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교육을 담당하는 모든 교수님들이 역량중심의 교육이 무엇인지 명확히 인지하고 이를 위한 전향적인 자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과목별로 구현할 역량을 설정할 때 이를 이해하지 못해서 본인의 과목에서 설정된 모든 역량을 가르치겠다는 교수도 있었다. 역량중심 교육에 대해 이해가 부족해 발생한 웃지 못 할 상황이다. 이러한 요소는 인증평가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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