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위로받고, 힘 얻고, 변화하며, 삶의 힌트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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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위로받고, 힘 얻고, 변화하며, 삶의 힌트 얻어”
  • 승인 2021.01.07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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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책, 사람을 잇다(10) 김단희 동의당한의원 원장
인생의 책, ‘성경’-‘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동의보감’ 등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서 동의당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단희 원장에게는 두 가지 삶의 원천이 있다. 하나는 늦은 나이에 대학원을 다니면서 피곤해 한약을 먹기 시작하며 얻은 한약, 그리고 또 하나는 책 사랑이다.

1986년 한의과 대학에 입학하여 35년이라는 세월동안 한의학과 동고동락하며, 한의사가 된 걸 천직으로 알고 감사한다는 김단희 원장. 그는 27대 대한여한의사회 수석부회장직을 역임했으며, 올해는 서울시 치매 예방사업 한의원에 선정되어 진료했고, 관절과 위, 장치료 등에 힘쓰는 임상의이기도 하다.

책을 읽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 중 하나라는 김원장은 늘 책을 가까이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책을 좋아하게 되었다. 책을 다 읽어갈 때쯤에는 끝이 아쉬워서 천천히 읽고 싶은 유혹이 들 때도 있을 정도라고 한다.

김 원장의 독서법은 다산 정약용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좋은 글이나 내용이 있으면 꼭 메모해서 정리하는데, 이는 참고할 내용을 옮겨 적으면서 정리하며 읽었다는 다산의 초서(抄書)독서법과 유사하다고 했다. 이외에도 다산의 질서(疾書,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메모하는 독서법)와 정독(精讀, 책을 꼼꼼히 읽으면서 문맥을 파악하는 독서법)도 병행한다고 한다. 또한 메모한 글을 소가 되새김질하듯 다시 새기며 묵상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는 성경을 암송하기 위해 여러 번 읽고 묵상하며 생긴 습관이라고 했다.

그는 “책이 가장 훌륭한 멘토이자 친구”라며 “책을 읽으면서 위로받고, 힘을 얻고, 공부하고 도전하고, 변화하고, 삶의 힌트를 얻는다”고 고백했다.

인간관계 때문에 난생 처음 마음이 상했을 때, 그를 위로해준 것이 김혜남의 ‘당신과 나 사이’라는 책이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가 말한 ‘사람을 대할 때는 불을 대하듯 하라. 다가갈 때는 타지 않을 정도로, 멀어질 때는 얼지 않을 만큼만’이라는 문구를 인용하며, ‘서로 덜 상처 주면서 살고 싶다면, 관계로 인해 더 이상 괴롭지 않고 행복해지고 싶다면, 거리를 두어라. 너무 멀어서 외롭지 않고 너무 가까워서 상처 입지 않는 거리.’라고 말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이 문구가 마음에 힘이 되었다고 한다.

삼남매를 기르는 워킹맘으로서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민하며 부딪힐 때 제일 좋은 멘토 역시 책이었다. 이에 대해 “먼저 겪었던 선배 엄마의 자녀양육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읽으면 저절로 위로가 되면서 화가 스르르 가라앉고 지혜가 생긴다”고 밝혔다. 이 때 도움을 받은 책이 이유남의 ‘엄마 반성문’, 오은영의 ‘못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칼비테의 ‘칼비테 교육법’ 등이었다.

또한 의사로서의 자신에게 변화를 준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평소 걷는 걸 즐겨하지 않던 김 원장은 환자에게 운동을 지시할 때 마다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데, 하정우의 에세이 ‘걷는 사람 하정우’를 읽고 만보기앱을 깔고 한의원까지 걸어가는 습관이 생겼다. ‘잘못된 길은 이 세상에 없고, 조금 더디고 험한 길이 있을 뿐’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면서 하체가 아주 ‘상큼’해지는 순간을 느끼려고 한단다.

또, 한 때 정신과의사를 꿈꿨던 김 원장에게 위로가 됐던 책이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 였다. 그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많이 위로받았고, 환자를 이해하는 폭도 넓어졌다. 네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내가 몰랐었구나 하고 말하면 환자들이 바로 마음 문을 열고 공감하는 눈물을 흘렸다”며 추천했다.

이러한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김단희 원장이 인생의 책으로 꼽은 책은 ‘성경’과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포리스트 카터의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었다. 의학계열에서는 ‘동의보감’과 ‘동의수세보원’을 언급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19세기 러시아의 대문호인 레프 톨스토이의 단편을 엮은 단편집이다. 그 중 표제작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두 아이를 낳은 어머니의 영혼을 거둬오라는 명령을 거역한 죄로 인간 세상에 버려진 천사 미하일이 구두 수선공 세몬의 도움으로 사람이 무엇으로 살 수 있는지 깨달음을 얻는 이야기다.

포리스터 카터의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백인 문명에 억눌리면서도 영혼의 풍요를 최고의 가치로 삼고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았던 체로키족의 철학과 지혜를 다룬 이야기다.

김 원장은 이에 대해 “삶의 현자인 톨스토이의 책을 통해 인간의 마음속에는 사랑이 있음을, 그래서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야 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기에 인생의 책으로 꼽았다”고 밝혔다. 이어 “삶에 대한 고뇌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사랑앓이처럼 하기 마련”이라며 “그럴 때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면서 지혜롭게 생각하게 하고, 정답을 찾게 해 준 책이 ‘성경’과 톨스토이와 포리스트 카터의 책이었다”고 밝혔다.

동의보감은 조선 중기 명의인 허준이 선조의 명에 따라 만든 의학서적이며, UNESCO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문화재이기도 하다. 동의수세보원은 1894년 조선후기 의원인 이제마의 대표 의학서적으로, 사상체질의학의 근간을 이룬 책이다. 김단희 원장은 “환자를 보면서 의론과 처방의 기본은 ‘동의보감’을 보면서 찾고 있다”며 “체질이 명확히 구분되는 환자는 체질방을 사용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인생의 마라톤에서 반을 지나 돌고 있는 최근, 다치바나 다카시의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을 읽은 후에 자기 삶의 역사를 기록하기 시작했다는 김단희 원장. 책을 통해 변화하고 공부하며 성장해나가는 그는 지금도 책과 함께 행복한 동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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