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기술 표준화위해 천연물 및 한약제제 성분DB 구축 이바지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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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기술 표준화위해 천연물 및 한약제제 성분DB 구축 이바지하고 싶어”
  • 승인 2020.11.1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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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이진탕의 비만-지방간 등 대사질환 연구한 이정은 박사.

이진탕 연구, 향후 맞춤형 헬스케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수행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최근 한의학연구원에서 한약 처방인 이진탕의 지방간, 당뇨 등 대사질환의 치료 기전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선행연구에서 동물실험을 수행하며 이진탕의 체중감소의 효능과 인슐린 저항성을 최대 39%까지 개선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임상의학부 이정은 박사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최근 이진탕의 지방간, 당뇨 등 대사질환의 치료 기전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성과를 거뒀다.

어떤 연구였는지 간략히 설명해달라. 한의학에서 대사질환의 원인을 소화기의 비정상적 기능으로 보며 이를 치료하는데 이진탕 처방을 주로 사용하기에 이진탕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자 했다. 특히 최근 주목 받고있는 장내미생물에 집중해, ‘장내미생물-대사-면역’ 조절을 통한 이진탕의 치료기전을 확인하였다. 확인 결과 이진탕 투여로 인해 장내미생물 중 유익균(일명 날씬균, Bacteroidetes)의 증가와 유해균(일명 뚱보균, Firmicutes)의 감소가 나타났으며 대사질환 중 당뇨에 있어서 인슐린저항성을 감소시키며, 비알코올성 간질환에 있어서는 간 지질체의 조절을 통한 면역반응 개선효과를 나타냈다.

 

▶다수의 언론에서 관련 보도가 나갔고 대중의 관심도 많았다. 이 연구를 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면역 관련 질병뿐만 아니라 우울증 등 다양한 질병과 장내미생물의 상관성이 높다는 사실이 최근에 많이 보고되고 있다. 이에, 인간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인체 내 미생물군집(마이크바이옴, Microbiome: microbe+biome)의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임상연구 분야에서는 장내미생물을 단일 대사체 분석을 넘어 여러 유전체, 대사체, 단백체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다중 오믹스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또 이를 통해 얻게 되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를 실현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연구 역시, 만성질환 중 하나인 대사질환을 대상으로 한의 임상에서 흔히 쓰이는 처방의 효능과 작용기전을 장내미생물군의 변화를 통해 확인하며, 향후 맞춤형 헬스케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수행하게 됐다.

 

▶어떤 연구 과정을 거쳤는지 말해 달라.

이진탕의 치료 기전을 규명하기 위해 동물실험을 수행했다. 우선, 실험쥐에게 고지방·고콜레스테롤 식이를 6주간 공급하여 질병을 유도했다. 이후 이진탕을 농도별로 4주간 투여한 실험군과 처치를 하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눠 혈액, 분변, 간세포, 장세포 등 다양한 샘플들을 확보했다. 이후 샘플에서 변화하는 면역지표와 대사체 그리고 장내미생물을 분석하였다. 특히 유의한 결과물을 최대한 많이 도출하기 위해 대사질환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넓은 범위의 간 지질체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질량분석 시스템을 적용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연구 중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아직 많은 장내미생물은 유전정보(게놈) 분석이 완료되지 않았다. 이에, 실험을 통해 얻어진 장내미생물 데이터를 활용하려면 선행 연구방법을 익히고 새로이 적용하며 분석방법을 모색하고 적용해야했다.

또한, 실험을 통해 얻어진 데이터 값과 기존의 유전체학, 단백체학 그리고 대사체학 사이의 상관성을 규명하며 결과를 해석해야 했는데, 아직 참고문헌이 부족한 실정이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연구는 물론 향후 진행할 연구들을 통해 장내미생물의 역할을 보다 명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기반마련에도 힘쓸 계획이다.

 

▶이번 연구의 의미와 한의계에서 이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제언을 한다면.

한약처방은 치료는 이미 오랜 세월, 임상현장에서 뛰어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해왔다. 하지만, 현대의학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위해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한 요구 역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이번 연구 성과는 한약제제의 유효성을 다중 오믹스 기술을 기반의 과학적인 방법으로 규명했다는데 의의가 크다. 아직은 초기 단계의 기전규명이기에, 후속연구를 통해 보다 세부적인 치료기전을 규명한다면, 다양한 융합연구에 활용되어 질병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현재 연구 중인 또는 관심 있는 연구가 있다면.

생물학을 중심으로 연구를 하는 사람으로서, 아직 많이 밝혀지지 않은 장내미생물을 분석할 수 있는 툴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연구를 하고싶다. 특히 약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익한 미생물인 파마바이오틱스(pharmabiotics)의 확실한 후보를 탐색하거나, 한약제제에서 유익한 박테리아의 생장을 돕는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의 소재를 찾아내고 나아가 효능 검증 및 기작규명을 넘어 임상으로의 적용 및 개별형 맞춤치료제로 상용화 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도 수행하고 싶다. 그 외에도 한의학 기술의 표준화를 위하여 천연물소재 및 한약제제의 성분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것에 이바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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