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산업 진흥 위해 달려온 3년…시간 돌아오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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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산업 진흥 위해 달려온 3년…시간 돌아오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 승인 2020.11.05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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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인터뷰: 퇴임 앞둔 이응세 한국한의약진흥원 초대원장

한의약육성법 개정 후 한의약진흥원 출범…WHO 전통의약협력센터 지정 마무리단계 성과

한의약 산업 인력 육성 및 지원 미흡한 점 아쉬워…시스템 구축된다면 산업 발전 희망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지난 2017년 한약진흥재단 원장으로 취임한 뒤, 지난해 새롭게 발족된 한국한의약진흥원의 초대원장으로 활동해온 이응세 원장. 그는 오는 23일부로 3년 간의 임기를 마치고 새로운 출발을 도모할 예정이다. 퇴임을 앞둔 이 원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성과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3년 동안 한약진흥재단의 마지막 원장이자 한국한의약진흥원의 초대원장으로 활동했는데, 그 동안의 소회가 궁금하다.

3년 동안 정신없이 바쁘게 지냈다.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해내야 하는 경영평가나 국정감사 등 1년 동안의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훅 흘러가있었다. 그렇기에 처음 취임할 때부터 임기동안 진흥원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 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한의약산업을 진흥하고 기관의 정체성을 뚜렷이 하겠다는 것이 취임 초기 목표이자 한의약진흥원의 비전이었고, 이를 위해 노력해왔다.

 

▶그동안 어떤 성과를 이뤘나. 스스로의 활동에 대해 자평하자면.

우선 한의약육성법을 개정하고 지난해 한의약진흥원을 출범한 일을 언급하고 싶다. 한약진흥재단이 지난 2004년 한의약육성법에 의해 설립되었고, 시행령에 의해 업무를 진행했다. 그러나 한의약진흥원이 출범하면서 한약으로 국한되어 있던 업무범위가 한의학적 의료행위와 서비스 등으로 확장되었고, 업무에 대한 법적 근거가 확립되었다.

또, 한의약진흥원은 한의계의 유일한 공공기관으로서 한의사를 비롯해 특정 직종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공공의 이익을 도모해야 한다. 이는 한의약의 과학화를 통한 안전성, 유효성 확보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를 위해 한의약 3대 공공인프라 중 두 곳인 한약비임상시험센터(GLP), 한약제제생산센터(GMP)에 착수했고, 올해 완공됐다. 지난 9월에는 식약처의 GMP와 GLP 인증서를 취득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WHO 전통의약 협력센터 신규지정을 앞두고 있다. 한의약진흥원의 유기적인 국제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제네바에 있는 WHO 본부와 직접적인 교류를 하는 협력기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WHO 전통의약 협력센터가 되기 위해서는 2년 동안 WHO와 주기적으로 협력을 했다는 기록이 필요하기에 취임 초기부터 이를 준비해왔고, 2년이 되자마자 협력센터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는 법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 마무리단계다.

이외에도 한의약진흥원의 조직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 등 5개의 신규사업을 유치했으며, 토종 한약자원 유전자분석 신기술을 개발해 산업화했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보다는 외부의 평가가 더 정확할 것 같다. 보건복지부의 경영평가에서 한의약진흥원은 지난해와 올해 B등급을 유지했고, 개인 리더십분야 평가에서는 3위를 기록하는 성과가 있었다. 나 스스로는 지금 이 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반면 임기동안 해내지 못해 아쉬운 일이 있다면.

공공기관의 업무는 주무부처와의 협의를 거치는 동시에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 한의약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실제 산업현장의 의료기기 및 한의약 관련 분야의 인력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기술적 지원이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중소벤처기업부는 예전에 펀드를 조성해 인력을 지원하는 식의 시스템을 갖췄지만 우리는 이를 마련하지 못했다. 이러한 업무를 위해 한의약육성법을 개정해 법적근거를 마련해뒀고, 이를 기반으로 서서히 준비해나간다면 후일에는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한의약 산업 진흥을 위해 활동해왔는데, 한의약 산업의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전통의약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만 예외적으로 답보상황에 있다. 이는 산업적인 기반이 약하기 때문이다. 한의계에 있는 다양한 인프라를 육성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국내의 훌륭한 인력풀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어느 한 사람의 역할이 아니라 기관의 힘이 필요하다. 한의약진흥원이 기관으로서 이를 지원한다면 나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퇴임 이후의 계획은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은 없다. 우선은 쉬고 싶다. 한의계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나서겠지만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될 지는 잘 모르겠다. 우선은 임기 마지막까지 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다.

 

▶한의약진흥원 직원과 차기 원장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의약진흥원에서 일하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 덕분에 행복했고, 덕분에 내가 지치지 않을 수 있었다. 200여명의 직원들 중에는 한의사 뿐 아니라 한약사, 화학자, 유전학자 등 다양한 직종이 분포되어 있다. 이 많은 사람들이 모두 한의약을 위해 일생을 바친 셈이다.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아군이 많다는 것에 든든함을 느꼈고 감사하다.

한의약진흥원의 가장 중요한 철학은 한의약산업을 육성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힘쓰는 것이다. 이 철학은 언제나 지켜져야 한다. 차기 원장 역시 이를 가장 중요시했으면 한다. 기관의 행보에 있어서 선악은 한의약 산업 진흥이라는 이 철학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한의약진흥원의 미션과 비전을 완수하고, 공공성을 확보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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