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에 가르침이 있다는 지론…좋은 책과 더 좋은 책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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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에 가르침이 있다는 지론…좋은 책과 더 좋은 책 있을 뿐”
  • 승인 2020.10.2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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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책, 사람을 잇다(8) 라경찬 한의사

은퇴 전 책 1000권 읽기 계획…재테크 서적으로 주식 및 부동산 투자 관심

인생의 책, 브라운스톤 ‘부의 인문학’-‘부의 본능’…“부유함으로 더 좋은 의사 될 것”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이번에 소개할 한의계의 다독가는 이색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서 라경찬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라경찬 원장은 지난 3월부터 ‘은퇴 전 책 1000권 읽기’를 목표로 페이스북에 책 리뷰를 올리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목표로 한 1000권을 실제로 읽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이러한 구체적인 목표를 밝힌 이유는 스스로 다짐하는 의미도 있고,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약간의 압박을 줘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3000권을 읽었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1000권을 읽었더니 세상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지금까지 읽은 책은 없이 0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1000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라경찬 원장은 “한의원을 서울로 이전하면서 제일 좋은 점은 바로 옆에 대형서점이 있다는 것”이라며 “매일 퇴근길에 서점에 들러 책을 읽곤 한다. 책을 읽는 일은 즐겁다. 누가 방해하지 않고 시간이 주어진다면 하루 종일 책만 읽을 수도 있다”고 고백했다.

지금은 비염과 축농증 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임상의지만 사실 그의 학창시절 꿈은 문학도였다고 했다. 이는 국문학을 전공한 가족들의 영향이 있었다고 한다.

라 원장은 “아버지가 동국대에서 국문학자인 양주동 박사에게 사사를 받은 국문학자이고, 큰누나 역시 국문학을 전공했다. 나 역시 국문학을 전공하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반대하셔서 동국대 한의대를 진학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의사가 되어 대구에서부터 현재 서울에서까지 약 30년 동안 진료를 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대학원에서는 원전의사학을 전공했고, 사상의학 관련 책을 쓰며 간간히 후배들에게 강의를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국문학을 전공할 수도 있었던 라 원장에게 ‘의학서적이 아니라 문학을 써서 책을 내고 싶은 생각은 없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문학에 항상 갈증은 있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는 ‘모든 책은 다 가르침이 있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었다. 책의 실제 내용이 좋고 나쁨을 떠나 배울 것이 있기 때문에 ‘좋은 책’과 ‘나쁜 책’이 아니라 ‘더 좋은 책’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떤 분야이든 다양한 책을 읽으며 공부하고, 이와 동시에 ‘시비지심(是非之心,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마음)’을 지녀야 발전이 있다고 주장했다.

라 원장은 그가 사상의학을 처음 접하고 공부했던 당시의 일을 예시로 들기도 했다. 그는 “사상의학을 처음 접할 때는 몇 가지 처방을 익혀서 치료에 적용해보았더니 효과가 좋았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었다”며 “사상의학으로 유명한 사람들의 강의테이프나 책을 읽으며 공부했다. 처음에는 대단하다 싶었는데 끝을 보면 이해가 되지 않아 처방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것인가 싶어서 다시 들었지만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앞과 뒤가 달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반복되다 결국에는 내가 원전을 직접 읽고 번역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책이 ‘동의수세도원 발몽’이다. 이 작업을 하다 보니 일부 강연자는 원전을 읽지도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앞선 사람의 말만 듣고 겉핥기식으로 익히기 보다는 내용의 옳고 그름을 판별할 수 있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라 원장은 자신이 주로 재테크 관련 서적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는 ‘책은 내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생각과도 맞닿아있었다.

그는 “자본주의사회에 살면서 근로소득만으로 살기는 어려운 세상”이라며 “상당수의 한의사들이 한의대를 졸업한 뒤 대출을 받아 한의원을 개원해서 진료를 하며 산다. 이런 방식으로는 금전적으로 큰 성공을 이룩하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책 속에 모든 길이 있고, 재테크 역시 책을 읽고 스스로 공부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라 원장에게 본인의 재테크에 가장 도움이 된 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갭 투자를 활용한 재테크 관련 서적을 소개했다. ‘이 책을 읽고 따라하면 망하겠다’는 반면교사가 된 책이라고 한다.

또한 인생의 서적 역시 재테크 서적 두 권을 추천했다. 브라운스톤이 쓴 ‘부의 인문학’과 ‘부의 본능’이었다. 저자인 브라운스톤은 결혼비용을 아껴 마련한 500만 원을 50억으로 만들었다가 큰 손해를 봤지만 우량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해 재기에 성공한 뒤 은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재테크 관련 칼럼과 서적을 발간했다.

라경찬 원장은 두 권의 책에 대해 “왜 우리가 부자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다. 한의사들이 무조건 읽어보고 실천하길 바란다”며 “한의사가 진료를 해서 부자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한의사가 부자가 된다면 이를 통해 얻은 여유로 더욱 선한 영향력을 끼는 좋은 의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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