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명탕, 집중력과 기억력 좋아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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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명탕, 집중력과 기억력 좋아지나요
  • 승인 2020.09.17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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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기

황만기

mjmedi@mjmedi.com


네이버 지식인 한의학 관련 다빈도 Q&A (9)
황만기
서초아이누리한의원
대표원장

본 기고문에서는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를 통해 진행되었던 한의학 관련 질의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문의했던 내용을 간추려 이에 대한 한의사의 답변을 함께 게재한다.

 

Q. 이제 수능을 100일 정도 앞두고 있는 고 3 수험생입니다. 본격적인 고 3 생활과 함께 갑작스럽게 시작된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학교 수업도 충실하게 이루어지지 못했고, 최근 들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때문에 학원 수업도 어려워졌고 독서실 출입도 원활하지 않아서 여러 가지로 너무 스트레스도 많고,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완전히 엉망이 된 상태입니다. 시험 불안과 건망증이 모두 심해져서 그런지, 모의고사 성적도 최근 많이 떨어져서, 결국 원하는 대학교(SKY)에 진학을 못하고, 재수를 하게 될까봐, 굉장히 우울한 마음입니다. 작년에 서울대에 합격한, 고등학교 동아리 선배님이, 본인도 효과를 아주 많이 보았다고 하면서, 제게 총명탕을 강력히 추천해 주셨는데요, 총명탕을 먹으면, 진짜로 머리도 좀 맑아지고, 기억력과 집중력도 더 좋아지고, 총명해지게 될 수 있나요? 근거 있는 정확한 답변을 꼭 부탁드립니다.

 

A. 총명탕(聰明湯)에 대해서, 고 3 수험생 본인이 직접 이렇게 질문을 주셨네요. 과학적 근거를 충분히 갖춘, 총명탕을 비롯한 두뇌(뇌신경세포) 보호 한약(neuroprotection herb)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총명탕은, 중국 명나라 때 태의원(太醫院) 의관(醫官)이었던 공정현(龔廷賢)이 창안했으며, 그가 집필한 여러 권의 의학서적 중에서 1581년에 간행된 '종행선방(種杏仙方)'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후 이 총명탕 처방은 기억력 감퇴와 건망증 등의 병증을 치료하는 데에 널리 활용되어왔습니다. 총명탕(원방)은 백복령/원지/석창포 3가지 한약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동의보감 내경편(東醫寶鑑 內景編)에서는 ‘다망(多忘: 건망증)을 치료하며 총명탕을 오래 복용하면 하루에 천 마디를 외울 수 있다(治多忘 久服能日誦千言)’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최근 두뇌 건강, 신경 보호, 기억력 증진, 병적 건망증⦁경도 인지장애 치료 및 치매 예방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현대과학적 방법으로 진행된 총명탕에 대한 연구논문 결과들이 계속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억력을 감퇴시킨 동물실험(흰쥐)에서 총명탕이 실제로 학습과 기억력을 유의성 있게 회복시킨다는 사실이 수 없이 논문으로 보고된 바 있으며, 기억력이 떨어진 노인분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인지 기능 향상(=기억력 증진)’ 및 ‘체력보강(=오래 집중하면서 앉아 있어도 덜 지치게 함)’ 두 측면에 있어서, 총명탕이 굉장히 유의미한 임상적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이미 과학적으로도 충분히 확인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1. ‘총명탕’의 주원료인 원지(遠志)에서 분리·추출한 물질이, 치매를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의 생성을 막고 이 단백질의 독성을 완화해서 결국 기억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2016년에 발표된 바 있고,

2. 순수 한약재로만 구성된 한약복합처방(HT008-1)을 가지고 (세포 단위의 실험이나 동물 단위의 실험이 아닌) 기억력이 많이 떨어지는 지원자(사람=총 118명)에 대한 면밀한(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과학적 임상 연구(Clinical Trial)(=경희의료원 한방신경정신과학교실 및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공동연구)를 통해, 총명탕의 인지 기능 향상과 여러 가지 건강지표 회복 효능이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되었습니다. 이 논문은 2008년 ‘약리생화학행동학회지(Pharmacology, Biochemistry and Behavior)’라고 하는 저명한 SCI 국제의학저널에도 당당히 게재된 바 있습니다.

3. 또한 정부 출연 연구기관 중 한 곳인 국립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도, 치매 극복을 위한 연구결과를 내놓았습니다. 2019년 6월 국립 한국한의학연구원은 보중익기탕과 황련해독탕의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 치료 효능을 과학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는데, 해당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뉴트리언츠(Nutrients)>와 <몰레큘스(Molecules)>에 잇따라 실렸습니다.

사실 총명탕 이외에도, 두뇌(뇌신경세포) 보호 한약(neuroprotection herb)들이 많이 있습니다. 최근 상당히 많은 한약들이, 뇌 면역세포(=뇌 속의 쓰레기 청소부)인 미세아교세포(mircoglia)의 과잉활성화를 효율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신경독성을 억제(=신경보호 neuroprotection)할 수 있다라는 사실이, 속속 과학적으로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즉, 신경세포 자체가 표적이 아니라, 뇌 면역세포 기능을 조절해서 뇌 환경을 정상화시킨다는 개념입니다.

미세아교세포는 최근 들어서 뇌질환의 발병 및 진행에 중요하게 관여한다고도 알려졌는데요. 수면이 과도하게 부족하거나 뇌의 노화가 일어날 때는, 미세아교세포가 지나치게 과잉활성화되어서, 필요한 시냅스까지도 필요하지 않다고 오판해서 없애버리는 중요한 실수를 저지릅니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면,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유발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과도한 미세아교세포의 과잉활성화는 염증-매개 신경손상과 퇴화를 유도합니다. 뇌손상이나 감염이 발생하면, 이 세포들은 활성화 상태가 되어 IL-1 β(인터류킨-1 베타) Nitric Oxide(NO), TNF-α(종양괴사인자-α, tumor necrosis factor-α), ROS(reactive oxygen species, 활성 산소) 등의 신경독성 물질을 방출합니다. 이로 인해서 미세아교세포는 신경 산화 스트레스를 야기하고, 다양한 인지적 및 기억 업무에서의 결함과 관련된 퇴화를 야기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많은 연구자들은 신경퇴행성 질환을 개선하기 위해 미세아교세포 과잉활성화에 대한 약리학적 억제제에 중점을 두어 연구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연구를 통해서 과학적으로 밝혀진 대표적인 두뇌(뇌신경세포) 보호 한약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천마(Gastrodin) 2. 육계(Trans-Cinnamaldehyde) 3. 단삼(Salvianolic Acid B/Tanshinone) 4. 고삼(Oximatrine) 5. 강황(Curcumin) 6. 황금(Baicalein, 우고닌(wogonin)) 

추가적으로, 계혈등/후박/소목/정향/복분자/대황/조각자/오수유/조구등/쇄양/천초/인진/우방자/구척/애엽/속단/음양곽/박하/단향/강활/황백/익모초/금은화/형개/산수유/갈근/포공영/진피/시호/가시오가피/오미자/인삼/지황/복령 등의 한약재들도, 노화나 파킨슨씨병 및 알츠하이머씨병과 같은 뇌질환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진, 뇌신경 보호 및 치매 예방 후보 한약재들인데, 이에 대한 공신력 있는 연구 기관들에서 과학적 근거를 계속 축적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앞으로는 (과거의 “몸 보약” 보다는) 과학적 연구에 기반한, 치매 예방을 위한 “뇌 보약”이 더 많이 필요한 시대가 오리라 생각합니다.

총명탕을 질문해 주신 우리 고 3 수험생 분의 경우, 가까운 한의원에 직접 내원하시거나 또는 (코로나 사태 이후 한시적으로 합법화된) ‘비대면 진료(원격진료)’를 위해서, 가까운 한의원에 일단 상담예약 전화를 걸어서, 담당 한의사 선생님과 직접 충분한 상담을 받으신 다음, 본인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총명탕 처방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우울감이나 시험 불안, 심리적 스트레스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려한, 항스트레스 효과를 갖춘 두뇌(뇌신경세포) 보호 한약(neuroprotection herb)도 같이 가미해서 처방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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