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정유옹의 도서비평] 지금까지 일본이 사과를 안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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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정유옹의 도서비평] 지금까지 일본이 사과를 안 하는 이유!
  • 승인 2020.09.1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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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옹

정유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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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암은성한의원 원장이자 경희대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사암한방의료봉사단 위원장이며, 서울 중랑구한의사회 수석부회장이다. 최근기고: 도서비평


도서비평┃제국의 브로커들

왜 아베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는 것일까? 왜 적반하장으로 무역 보복을 하는 것일까? 2차 세계대전 전범 국가인 독일과 비교가 많이 된다. 독일은 피해국과 피해자에게 사과와 함께 많은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일본의 지도자들은 신사참배를 하고 있다. 몇몇 일본 국민은 혐한 운동도 서슴지 않는다. 한국인 이영훈 교수가 저술한 『반일종족주의』가 일본에서 출판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니 우려스럽다.

우치다 준 지음, 한승동 옮김, 길 출간
우치다 준 지음, 한승동 옮김,
길 출간

이번에 스탠퍼드대 교수인 일본인 우치다 준이 저술한『제국의 브로커들』이란 책을 읽고 일본인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일제강점기 우리 조상들은 조선총독부를 중심으로 하는 일본인 관리들에게 많은 고통을 받았다.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일제강점기 조선의 인구가 2,000만 명이었고 조선에 정착해서 사는 일본인들이 70만 명, 일본 군인들이 30만 명 정도 되었다고 한다. 서구 다른 제국주의 국가가 점령한 식민지에서는 볼 수 없는 이례적인 숫자라고 한다.

일제강점기 전 운요호 사건으로 강화도 조약을 일본과 맺은 이후 일본에서 많은 사람이 한국으로 입국한다. 의사, 법률가, 세무사 등의 엘리트 계층도 있었지만 대부분 상인, 노동자, 낭인, 가내 수공업자, 고리대금업자, 농민 등 일본에서 하층민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들은 사회적인 성공과 일확천금을 노리고 후쿠오카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다. 이들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일본 군인들에게 식량과 거처를 제공하고 일본군의 승리를 위하여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그리고 자신들이 얻은 정보를 주면서 조선이 일본에 흡수되도록 힘썼다.

일제강점기 초에는 그들은 자신의 사업적인 기반을 조성하면서 문제가 되는 법률적인 부분을 개선하는 것에 힘을 썼다. 국내외 무역을 독점하고 조선의 상권을 장악하면서 그들은 부를 쌓아갔다. 그리고 토지를 담보로 고리대금업을 하면서 땅의 소유도 늘려갔다. 강화도 조약의 무관세와 치외법권 조약으로 날개를 단 일본인 이민자들은 경성에서 청계천 이남을 일본인들을 위한 긴자거리를 조성하는 등 조선을 일본인을 위한 곳으로 만들려고 하였다. 그럴수록 조선인들과 마찰과 갈등은 점점 늘어나고 이들은 조선총독부에 유리한 정책을 요구하기도 한다.

3.1 혁명 이후로 충격받은 조선총독부가 ‘문화정치’를 표방하자 이들은 조선인들을 교육하고 회유하는 단체를 만들어 정책에 협조하기도 한다. 유대 관계를 통해 점점 조선인들을 친일파로 만들었다. 이들의 목적은 조선 땅에서 조선인들을 부려 먹으면서 안정적으로 자기 사업을 유지하는 데에 있었다.

1931년 일본이 만주를 점령하자 일본인 이민자들은 정책적으로 조선인들을 만주국으로 보내기 위해 힘쓴다. 이들에게 조선은 일본인을 위한 땅이었다. 그리고 만주로 물건을 수출하기 위한 경공업을 육성하여 조선을 대륙 수출 전초 기지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연속적인 역사적 단계를 통해 ‘제국의 브로커’들은 식민지 정책의 입안에서부터 정치적 해결사와 조언자, 비평가와 선전가, 자본의 대리인과 일본 문화의 전달자, 공동체 관리에 이르는 다양한 영역에 걸쳐 활동하였다. 지금까지 필자는 조선총독부와 조선인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일제강점기의 피해를 바라보았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패악질은 일본인 정치인들이 문제지 일반적인 일본인들은 관계없다고 생각했다.

일본인 교수가 저술한 이 책을 읽으며 조선을 식민지화하는데 일본인 이민자들도 함께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본 이민자들은 조선에서 조선총독부의 앞잡이 역할을 했었다. 따라서 지금도 일본인들은 오야붕인 아베가 사과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이다. 오히려 각을 세울수록 지지율은 올라간다. 자신들의 죄가 밝혀질까 봐 두려운 것이다.

해방 후 약 100만 명의 일본인 이민자들은 가산을 정리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조선의 향수를 잊지 못해 조선의 음식과 온돌방 같은 조선의 문화를 일본에서도 유지하였다고 한다. 이들에게 양심의 가책이 있을까? 아니면 이영훈 교수의 『반일종족주의』를 읽으며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을까? 지금도 한국산 상품이라면 거부하고, 한국을 자신들의 발밑에 두려는 일본인들. 일본인들의 속내가 무섭다.

 

정유옹 / 사암침법학회, 한국전통의학史 연구소

정유옹
서울 사암은성한의원 원장이자 경희대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사암한방의료봉사단 위원장이며, 서울 중랑구한의사회 수석부회장이다. 최근기고: 도서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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