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二原者에 대하여(12)- 폐출어소상(肺出於少商)-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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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二原者에 대하여(12)- 폐출어소상(肺出於少商)-①
  • 승인 2020.06.1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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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모

김선모

mjmedi@mjmedi.com


지난 시간 경락(經絡)의 유주(流注)에 대해 서술해 볼 것을 제안했었지만 내가 알고 있는 유주(流注)개념에 문제가 있는지조차 의문인 분이 더 많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경락(經絡)과 각 경락(經絡)의 소속 경혈(經穴) 및 유주노선(流注路線)을 안다는 것은 혈(穴)과 장부(臟腑)와의 상관관계를 이해한다는 것인데 무엇을 더 이해해야한다는 것일까.

 

1. 경락(經絡)의 비밀(秘密) 자물쇠

《황제내경》의 함축적인 단어와 내용들은 각각을 연결하여 해석될 수 있는 열쇠를 찾아야만 그 본의(本意)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분의 이해를 차근차근 쌓아가며 전체의 이해에 도달하기가 매우 어렵다. 한의사조차 경락의 유주를 서술하기 어렵게 하는 풀지못한 자물쇠가 곳곳에 있다는 말이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수천년동안 제가들이 전력을 다해온 경락의 해석에 구멍이 있다면 분명 꽁꽁 숨겨진 문제가 아닐까?

과연 경락에너지-운송시스템의 이해를 방해하는 비밀의 자물쇠는 어디에 숨어있는가.

 

2. 정혈(井穴)의 제가(諸家)해석(解釋)

폐출어소상, 소상자, 수대지단내측야, 위정목.(肺出於少商, 少商者, 手大指端內側也, 爲井木.) 《본수. 영02》

 

경락유주에 대한 기록인 《본수. 영02》의 시작은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의 정혈(井穴)인 소상(少商)에서 출발한다.

역대제가들은 정혈(井穴)에 대해 어떻게 기술하고 있을까?

 

● 양(楊)은 “정(井)은 옛적에 샘에서 물이 나오는 곳을 정(井)으로 삼았다.……사람의 혈기(血氣)는 사지(四支)에서 나오는 까닭으로 맥기(脈氣)가 나오는 곳이 정(井)이 된다. 수족삼음(手足三陰)은 모두 목(木)이 정(井)이 되고 상생(相生)의 순(順)으로 수합(水合)에 이른다. 수족삼양(手足三陽)은 모두 금(金)이 정(井)이 되고 상생(相生)하여 토합(土合)에 이른다.” 1)하였고, 경악(景岳)은 “「소상혈(少商穴)」은 이에 폐경(肺經)의 맥기(脈氣)가 나오는 곳으로 정(井)이 되니, 그 기(氣)는 목(木)에 속한다. 아래 오장(五藏)의 정(井)은 모두 음목(陰木)에 속(屬)하기 때문에 64난(六十四難)에서 음정목(陰井木)이라고 하였다.”2)고 하였다.

 

《동양의학대사전》에서는 정혈(井穴)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 정혈(井穴) : 오수혈(五輸穴)의 하나. ≪영추(靈樞)≫ <구침십이원(九鍼十二原)>에서 「솟아오르는 곳이 정(井)이다.(所出爲井.)」라고 하였다. 그 의미는 이곳에서 맥기(脈氣)가 샘물이 솟는 것처럼 솟아오른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정혈(井穴)은 팔다리의 끝에 분포되어 있다. 그 임상응용에 관하여 ≪영추(靈樞)≫ <순기일일분위사시(順氣一日分爲四時)>에서 「병이 오장(五藏)에 있으면 정혈을 취한다.(病在藏者, 取之井.)」라고 하였고, 또 ≪난경(難經)≫ <육십팔난(六十八難)>에서는 「정혈은 명치 밑이 그득한 증상을 다스린다.(井主心下滿.)」라고 하였다. 십이경(十二經)에는 각기 하나의 정혈(井穴)이 있는데 각각 소상(少商; 肺), 상양(商陽; 大腸), 여태(厲兌; 胃), 은백(隱白; 脾), 소충(少衝; 心), 소택(小澤; 小腸), 지음(至陰; 膀胱), 용천(涌泉; 腎), 중충(中衝; 心包), 관충(關衝; 三焦), 규음(竅陰; 膽), 대돈(大敦; 肝)으로서 이것을 12정혈(井穴)이라 일컫는다. 임상에서는 구급(救急) 치료시에 상용(常用)한다.

 

제가(諸家)들은 정혈(井穴)이 ‘맥기(脈氣)’가 샘물처럼 솟아오르는 곳이기 때문에 그 정명(定名)의 이유가 있다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제가들의 관심은 정혈(井穴)의 오행배속에 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족삼음(手足三陰)과 수족삼양(手足三陽)의 상생(相生)의 순서에 따른 오행배속은 같은 정혈(井穴)이라도 수족삼음경(手足三陰經)과 수족삼양경(手足三陽經)에 따라 하나는 위정목(爲井木)이 되고 하나는 위정금(爲井金)이 되기 때문에 한의학적 고찰을 통한 심오한 해석의 여지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64난.난경》의 음정을목(陰井乙木) 양정경금(陽井庚金)의 강유(剛柔) 구분이 대표적인 음양경(陰陽經) 정혈(井穴)의 오행배속 해설이다. 많은 한의사 선생님들께서 경혈(經穴)의 오행배속에 따른 상생(相生)상극(相克)을 침법에 활용하고 계시기 때문에 학부때부터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한번쯤은 해보셨을 것이라 생각된다.

 

3. 폐출(肺出)

오래전 이해를 미뤄 놓았던 오행배속을 다루니 반가워 하시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되지만 오늘 다룰 내용은 이것이 아니다. 수천년간 마치 잡을 수 없는 안개처럼 경락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게 했던 비밀의 자물쇠가 이 짧은 문장속에 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소 당황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당황스러움은 곧 허탈감으로 바뀌게 될지도 모르겠다. 오늘 다룰 주제는 바로 ‘폐출어소상(肺出於少商)’의 ‘폐출(肺出)’ 첫 두 글자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황제내경》의 표현이 함축적이고 해석이 어렵다지만 한의학의 전문가인 한의사가 이해못할 부분으로 ‘폐출(肺出)’ 두 글자를 들고 나오다니 ‘거 너무한 것 아니냐’는 항의도 나올 법 하다. 하지만 너무도 당연해 보이는 것을 놓치게 되면 너무도 큰 것을 놓친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가장 기본적인 개념은 가장 폭넓게 쓰이기 때문이다.

역대제가들의 수천년 노력의 그물망을 빠져나간 ‘‘폐출(肺出)’’의 자물쇠는 무엇일까?

듣고보니 이상해 보이시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된다. ‘폐출어소상(肺出於少商)’이라니 폐(肺)가 소상(少商)으로 나온다는 말인가? 무리다.

여기서의 폐(肺)는 폐기(肺氣)이다. 폐기(肺氣)가 소상(少商)에서 출(出)한다는 것이다. 폐(肺)와 출(出) 사이에는 기(氣)가 생략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얘기도 듣자마자 당연한 말을 참 어렵게 얘기한다는 불만도 나올만 하다. 대부분의 여러분들도 여기서의 폐(肺)를 오장(五臟)의 폐(肺)라고 생각하신 분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4. 함축적 의미의 확대해석

《황제내경》을 읽다보면 기술된 단어자체의 의미가 본래의 통용되는 뜻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 확장된 개념으로 치환(置換)하여 인식해야하는 경우가 있다. ‘폐출어소상(肺出於少商)’의 ‘폐(肺)’가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오장(五臟)의 폐(肺)는 아니기 때문에 이 문장에서는 ‘폐(肺)’의 확장된 개념이 필요한 것이다. 그 함축된 단어가 상위개념일수록 독자의 임의 판단으로 인한 확장개념들의 범위는 넓어지고 그 격차가 커질수록 서술자의 의도와 차이가 생길 가능성도 커진다. 통용되는 해석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 임의적 해석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지만 매우 신중을 기해야하는 일이기도 하다.

 

5. 제가들의 출기(出氣) 해석: 맥기(脈氣)

역대제가들도 ‘폐출어소상(肺出於少商)’에서의 ‘폐(肺)’가 ‘축약(縮約)’된 개념임을 이해했을 것이다. 분명 오장(五臟)으로서의 폐(肺)가 아닌 폐(肺)와 관련된 ‘어떠한 기(氣)’가 출(出)한다고 생각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가들은 ‘폐(肺)’를 ‘맥(脈)’이나 ‘폐경맥기(肺經脈氣)’로 명시하고 있다.

제가들이 여러 ‘기(氣)’의 표현중 공통적으로 ‘맥기(脈氣)’를 택한 것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필자(筆者)의 개인적인 사족(蛇足)이지만 제가들이 ‘폐출어소상(肺出於少商)’ 폐(肺)를 ‘폐(肺)와 관련된 여러 개념들’ 중 하필이면 ‘맥기(脈氣)’로 해석한 것은 12경맥(經脈)의 종시(終始)를 다루는 《동수.영02》의 시작이 맥(脈)의 박동처(搏動處)인 촌구맥(寸口脈)을 포함한 폐경(肺經)부터 기술된 것과 연관되었다 생각된다.

《1난.난경》은 12경맥(經脈)의 박동처(搏動處)중 오직 수태음경맥상(手太陰經脈上)의 촌구(寸口)에서 오장육부(五臟六腑)의 사생(死生) 길흉(吉凶)을 판단할 수 있는 이유를 기술하고 있다. 영기(營氣)와 위기(衛氣)가 인신(人身)을 주야(晝夜) 50회(回) 순환후 수태음에서 대회(大會)하기 때문에 오장육부의 시작과 끝인 촌구(寸口)에서 그 알맹이 오장육부(五臟六腑)의 상태가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난경》의 촌구맥(寸口脈)에 대한 이해가 12경(經)의 종시(終始)를 다룬 《동수.영02》의 첫 시작경맥인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의 소상(少商)에서 출(出)한 기(氣)를 맥기(脈氣)라 단정하는데 영향을 준 것은 아닐까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물론 제가들은 맥기(脈氣)로 판단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앞서 말했듯 임의적인 확대해석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일이다. 제가들의 해석은 황제내경 저자의 의도와 얼마나 일치할까? 다음시간에 이어가겠다.


반룡학회 김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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