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룡탕 – 호흡기질환의 효율적 항히스타민제 대체자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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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룡탕 – 호흡기질환의 효율적 항히스타민제 대체자②
  • 승인 2020.05.2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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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원

권승원

mjmedi@mjmedi.com


일본 CPG 속 한방약 엿보기 (17)
권승원경희대한방병원순환신경내과 조교수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조교수

CPG 속 소청룡탕의 모습은? (표 참조)

CPG 속 소청룡탕은 어떤 모습일까? 앞서 살펴본 역사적 활용의 배경 그대로 주로 기도나 비강의 분비 항진을 동반한 호흡기질환 치료에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가장 핫한 분야는 바로 “알레르기비염”이다. 1995년 발간된 “알레르기질환 치료 가이드라인 95 개정판”에서는 ‘소청룡탕, 갈근탕, 소시호탕 등을 알레르기 비염에 사용할 수 있으나, 이에 대한 유효성이나 성분배합의 근거, 작용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언급했지만, 앞서 언급한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된 후 발간된 가이드라인에서는 그 내용에 변화가 발생했다. 2013년 발간된 “알레르기 종합 가이드라인 2013”에서는 소청룡탕, 갈근탕, 영감강미신하인탕 등을 증(證)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 중 소청룡탕 만이 위약대조 비교시험을 통해 유효성이 증명되었고, 마황에 포함된 에페드린 성분의 작용을 통해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을 제안했다. 동시에 소청룡탕의 구체적인 적응증으로 첫째, 코막힘 위주의 증상을 보일 때, 둘째, 항히스타민제로 졸음이 유발되는 환자를 제안했다. 모두 마황에 함유된 에페드린 성분을 참조한 제안이었다. “알레르기비염 진료가이드라인-통년성비염과 꽃가루알레르기-2016년판 (개정8판)”에서는 앞서 언급한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소청룡탕의 알레르기비염에 대한 사용은 ‘강력히 추천’, 통년성 비염에 대한 사용은 ‘중등도 추천’으로 제시했다. 흥미로운 점은 소청룡탕을 비롯한 한방약 만으로 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내용도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천식 관련 내용도 주목해 볼만 하다. 앞서 살펴보았듯 천식으로 인한 호흡곤란은 『상한잡병론』 이후 꾸준히 사용되어 온 분야이다. 그만큼 유래가 깊다. “알레르기질환 치료 가이드라인 95 개정판”에서는 기관지천식 발작기 한증(寒證, 오한 재채기 콧물 동반)에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소청룡탕을 제안했다. 참고로 발작기 열증 처방으로는 마행감석탕을 제시했다. “EBM에 기초한 천식치료 가이드라인 2004”에도 기관지확장작용에 주목하여 급성기에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마행감석탕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급성 호흡기 감염에 해당하는 기관지염에 대한 활용도 제안되어 있다. “호흡기질환 치료용 의약품의 적정사용을 목적으로 한 가이드라인”에서는 소청룡탕이 위약대조 비교시험에서 기관지염의 주요증상인 기침 횟수와 강도, 객담경감, 일상생활 개선도 측면에서 위약 대비 유효했음을 언급하며 기관지염에 사용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기침 증상에 대한 가이드라인에도 소청룡탕이 등장한다. 2012년 발간된 “기침에 관한 가이드라인 제2판”에서는 맥문동탕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마른기침에 해당하는 건성(乾性) 기침에는 맥문동탕, 기도 분비물을 동반한 습성(濕性) 기침에는 소청룡탕을 사용할 것을 제안하여, 전통적인 소청룡탕의 수기(水氣)에 대한 작용을 충분히 반영해두었다.

안전성에 대한 내용도 주목해 볼만 하다. 소청룡탕의 구성약물에는 에페드린 성분이 함유된 ‘마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소아나 임산부에 대한 사용에 어느 정도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소아기침 진료가이드라인”과 “임신 수유와 약 대응기본 매뉴얼(개정판)”에서는 각각 소아기침과 임산부 감기에 소청룡탕을 활용할 수 있음을 제안하였다. 다만, 마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소아의 경우, 두근거림 발생여부를 체크할 것, 임산부의 경우, 장기사용은 불가하다는 조건을 붙여두었다. 임상현장에서 적극 참고할만한 내용으로 생각된다.

 

임상의의 눈

이 내용을 어떻게 임상에 적용할까?

‘졸음을 유발하지 않는 항히스타민제 유사효과’와 ‘기관지확장효과’ 이 두 키워드를 기억하자. 소청룡탕을 투약하기 적합한 상황은 반복 언급하지만 ‘기도나 비강의 분비 항진’이 동반된 기침이나 천식 호흡곤란 상황이다. ‘기도나 비강의 분비 항진’에는 항히스타민제 유사효과가 필요하며, 기침이나 천식 그 자체에는 기관지확장효과가 필요하다. 두 효과를 한 가지 처방으로 낼 수 있으니, 금상첨화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는 모든 한약처방 자체의 특징이기도 하다.

알레르기비염 환자 중 항히스타민제 복용 시 졸음이 유발되어 일상생활, 그리고 업무에 부담이 생긴다는 환자에게는 엑기스제를 활용해보면 좋겠다. 증상 발현 시 사용할 항히스타민제를 대체해야 하므로 휴대성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가방 안에 지니고 다니기 편한 형태인 엑기스제를 활용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탕전약으로 활용 시에는 『의심방』에 등장하는 옥설탕을 참조하면 좋겠다. 기침이나 천식 증상이 과도한 경우, 신속한 개선효과가 요구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소청룡탕 대신 작약과 감초를 빼고 탕전한 옥설탕을 활용해보는 것도 효과를 증강시키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8 Appendix. http://www.jsom.or.jp/medical/ebm/cpg/pdf/KCPG2018.pdf

2. 그림으로 보는 한방처방해설. 소청룡탕편.

3.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198-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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