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재의 8체질] 情報의 判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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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의 8체질] 情報의 判斷
  • 승인 2020.04.2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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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

이강재

mjmedi@mjmedi.com


8체질의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_14

정보의 판단에 있어서, 熟練이란 정보를 판별해내는 精密度의 증가이고, 年輪이란 정보의 眞僞를 알아채는 경험치의 증가이다. 1)

陰曆 3월 19일(2020년 4월 11일)이 지나간다. 만약 李賢在 선생의 魂靈이 오늘 내 몸을 통해서 憑依한다면 이날을 이렇게 그냥 지나쳐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학생이 학교에서 쓰는 교과서에 이름이 오르는 일은 자랑스럽다. 뿌듯한 일이다. 내 남동생도 고교 국어교과서에 글이 실린 후에, 그 사실을 자신의 略歷에서 도드라지도록 써 놓았다. 나조차도 그 사실을 공개적으로 자랑거리로 삼곤 한다.

초중고생이 쓰는 교과서는 국정, 검정, 인정 세 종류가 있다. 대학에서는 사실 교과서가 갖는 의미는 좀 약하다. 보통은 강의를 담당하는 교수가 정한다. 하지만 동일한 전공학과(과목)에서 전국의 대학이 함께 쓰는 교재하면 경우가 좀 다르다.

1994년 4월 18일에 열린 제14회 사상의학회 정기총회에서 ‘사상의학 교재를 발간하는 사업계획안’이 통과된 이후에 편찬 작업을 추진하여, 1997년 4월 10일에 나온 『四象醫學』은 전국의 한의과대학에서 사상의학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수들 16명이 공동필진으로 참여하여 만든 한의과대학 사상의학 공통교재이다.

『사상의학』의 41쪽 ‘4) 논문집’의 일부분이다.

사상의학 연구는 처음에는 栗洞契(김영관, 한직연, 송현수, 한창연, 최겸용, 위준혁, 이섭원 등)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1941년에는 保元契(이진윤, 한병무, 한두정, 한민선, 홍순용 등)에서 『동의수세보원』을 출판하기도 했고, 1945년에는 최승달, 이현재2) 등을 중심으로 사상의약보급회3)가 있었다.

1970년 5월 29일에 창립한 대한사상의학회가 40주년을 맞아, 2010년 12월 31일에 사상체질의학회4)에서 발간한 『사상체질의학회 40년사』의 연혁에도 동일한 내용이 실려 있다.

1941. 보원계(保元契) : 이진윤(李鎭胤), 한병무(韓秉武), 한두정(韓斗正),

한민선(韓敏善), 홍순용(洪淳用)

보원계와 관련한 내용이 사상의학 교재에 이어, 사상체질의학회의 40년을 결산한 역사에 올라간 것이다. 하지만 ‘『동의수세보원』을 출판’이라는 부분은 빠졌다.

그런데, 전국 대학의 학술자원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인 RISS(riss.kr)에서, ‘保元契 韓斗正 洪淳用’으로 검색하였을 때 이 주제어가 제목에 포함된 학술논문은 검색 결과에서 찾을 수 없다. 이것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한두정과 홍순용 그리고 보원계와 연관된 연구가 없었다고 짐작할 수 있다. 교과서에 들어갔고, 학회의 역사에 오른 사실이니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사상의학』에 나오는 보원계 부분을 인용하는 눈문도 있으니 말이다.

홍순용 선생은 사상의학계의 큰 산이다. 남달리 산을 좋아해서 평생 명산을 탐방하면서 산악인으로 통했고, 호(號)도 회산(懷山)이시다. 선생은 사상의학 공부와 임상, 대한한의학회와 대한사상의학회 활동, 경희대학교를 거쳐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사상의학 강의까지 한평생 사상의학에 열정을 쏟았다.

『사상체질의학회 40년사』에서는 홍순용 선생을, 이현재 선생이 주도하던 사상의약보급회와 사상의학회로부터 1960년대에 세대교체를 주도한 신진세력의 중심인물이라고 평가하였다. 1965년 4월 20일에 제3대 대한한의학회 이사장에 오른 그는 주도적으로 사상의학 관련 강좌를 개최하였고, 1970년 4월 24일(陰 3.19)에는 사상의학연구회를 발족시킨다. 그리고 5월 27일에 대한사상의학회를 창립하고 초대 회장에 취임한다. 62세 때이다.

이렇게 신진세력의 리더가 될 수 있었던 것은 1964년에 두 번에 걸쳐 『大韓漢醫學會報』 11호와 12호에 홍순용 선생이 기고한 「東武 李濟馬傳」5)이 큰 역할을 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東武 李濟馬 公의 전 생애에 대하여 이와 같이 상세하고 체계적으로 기록된 글은 그 이전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에 사상의학에 관심을 두었던 인사들이라면 이 글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리고 이 글에 집중해야 할 이유가 또 있다. 홍순용 선생은 이 글의 末尾에 보원계와 자신의 관련에 대하여 직접 발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弟子들은 栗洞契를 組織擴大하여 每年 秋에 墓所에 祭亨하고 先生의 遺訓聖德을 追慕하며 四象醫學普及과 書籍出版에 더욱 힘을 합해 왔다. 栗洞契는 解放後까지 活動한다는 소식을 들어 서울에서도 韓秉武·洪淳用을 中心으로 保元契를 組織 以北栗洞契와 有機的 關係를 하여 오다가 6·25事變으로 自然解消되었다.(서울 종로구 德一한의원장)6)

‘율동계는 사상의약 보급과 서적출판에 힘을 합해 왔다. 해방 후에도 활동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함흥의 율동계가 해방 후에도 활동한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에서도 한병무와 홍순용을 중심으로 보원계를 조직하여 이북의 율동계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위에서 나온, 『사상의학』의 41쪽과 『사상체질의학회 40년사』의 연혁에 들어간 보원계와 홍순용 선생에 대한 내용의 근거는, 바로 홍순용 선생이 1964년에 직접 쓴 「東武 李濟馬傳(二)」의 이 부분이다.

대한사상의학회는 1971년 8월 19일에 『동의수세보원』을 번역하기로 결의하였다. 그 결과물이 이을호 선생과 홍순용 선생이 함께 집필하여 1973년에 壽文社에서 발간한 『四象醫學原論』이다. 이 책도 홍순용 선생이 남긴 중요한 업적 중에 하나이다. 선생은 이 책의 부록으로 「李東武公의 생애와 사상」7)을 실었는데, 이 글은 1964년에 썼던 글을 편집하고 수정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보원계에 관한 언급이 없다. 나중에 중요한 주제가 된 것을 자신이 출판에 관여한 책에 넣지 않은 것이다. 지난 『大韓漢醫學會報』의 글에서는 『동의수세보원』의 출판 이력(版本순서)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세하게 소개하였는데, 여기에서는 그러지 않았다. 다만 아래와 같이 한두정과 율동계를 연결하여 언급하는 것으로 말았다.

『格致藁』는 1880년에 지은 동무 도덕학의 대표적인 저술이다. 1940년에 한두정 외에 여러 사람이 만든 栗洞契에서 출판하였다.

지금까지 홍순용 선생에 대하여 보편적으로 알려진 대로, ‘咸興에 갔었다’, ‘함흥에서 韓斗正을 만났다거나, 李鎭胤을 만났다’는 언급은 여기에도 없다.

 保元契 洪淳用 韓斗正을 연결하여 공식적으로 언급된 것을 연대순으로 표로 만들었다.

홍순용 선생이 私席이나 講義에서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어떻게 말했는지는 잘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공식적으로 기록으로 남은 것은, 1964년에 『大韓漢醫學會報』 12호에 쓴 「東武 李濟馬傳(二)」에서 단 한번 서울의 자신과 보원계를 연결하여 말한 것이 전부이다. 그것이 보원계를 媒介로 한두정과 이어졌고, 1941년에 『동의수세보원』을 출판하였다는 내용으로 확대되었던 것이다.

홍순용 선생은 1970년 4월 창립 때부터 (1992년에 돌아가시기) 2년 전인 1990년 4월까지 20년간 대한사상의학회의 회장으로 재임하였다. 2020년이 50주년이니 전반 20년간 회장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1974년 3월부터 1992년 2월까지 18년간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객원교수로 있었다. 1970년부터 사상의학계의 20년간은 선생의 일거수일투족에 모두 주목을 하고, 학회 회원이나 사상의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그리고 한의사 동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위치였던 것이다.

‘保元契’가 사상학계에 처음 등장한 것은 韓斗正 선생이 1941년 4월 10일에 發行한 『詳校懸吐 東醫壽世保元』이다. 이것이 바로 7版本으로 함흥에 있는 金重瑞方에서 발간하였다. 이 책에 역대 『동의수세보원』의 판본을 설명한 附錄에, 이 책은 1941년(昭和16年) 2월에 나온 것으로 7판이라 부른다고 하였다. 1940년 12월 1일부터 1941년 1월 16일까지 인쇄하였으며, 保元契에서 發行하는 것으로 (初版本을 발간한 栗洞契 門人 7인이 열거된 것처럼) 韓斗正이 編輯을 韓敏善이 校閱을 하였다고 분명하게 표기하고 있다. 李鎭胤, 韓秉武, 洪淳用은 없다.

※ 참고문헌

1) 李濟馬, 『詳校懸吐 東醫壽世保元』 1963. 7. 1.

2) 洪淳用, 「東武 李濟馬傳(一)」 『大韓漢醫學會報』 11호 1964.

3) 洪淳用, 「東武 李濟馬傳(二)」 『大韓漢醫學會報』 12호 1964.

4) 李乙浩․洪淳用, 『四象醫學原論』 행림출판사 1977.

5) 송일병 외, 『四象醫學』 집문당 1997. 4. 10.

6) 『사상체질의학회 40년사』 사상체질의학회 2010. 12. 31.

7) 이강재, 『학습 8체질의학 Ⅱ』 행림서원 2013. 10. 5.

 

이강재 / 임상8체질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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