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문동탕 – 기도, 구강의 보습케어 전문가!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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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문동탕 – 기도, 구강의 보습케어 전문가!②
  • 승인 2020.04.16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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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원

권승원

mjmedi@mjmedi.com


일본 CPG 속 한방약 엿보기(15)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조교수

CPG 속 맥문동탕의 모습은? (표 참조)

CPG속 맥문동탕은 어떤 모습일까? 크게 2 분야에서 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첫째, 기침을 동반한 호흡기질환 증상조절, 둘째는 구강건조감에 대한 증상조절의 역할이다. 하기(下氣)와 자윤(滋潤)의 작용을 가지고 있는 맥문동탕을 하기(下氣)에 보다 초점을 맞춰 사용하는 방식과 자윤(滋潤)에 보다 초점을 두는 방식, 두 가지로 나누어 수록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가장 전통적인 활용방법인 “기침 동반 호흡기질환” 관련 수록내용을 살펴보겠다. 2004년 발간된 “EBM에 기초한 천식치료가이드라인 2004”에서는 ‘기침 감수성이 항진된 기관지천식’에 사용할 것을 강력히 추천하고 있다. 맥문동탕 투여 시 기침점수, 치료점수가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며, 캡사이신 기침 역치가 유의하게 개선되었던 연구결과를 인용한 결과이다. “기침에 관한 가이드라인 제2판”에서는 기침을 가래량 다소(多少)에 따라 습성기침과 건성기침으로 나누어 사용할 수 있는 한방처방을 제시하였는데, 여기서 맥문동탕은 가래량이 적은 건성기침에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는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이는 1개 이상의 RCT를 통해 권고된 사안으로 전체 5단계의 권고등급 중 상위 2급(시행할 것을 추천한다)에 해당하는 비교적 높은 수준의 권고였다. “소아 기침 진료가이드라인”에서도 소아가 호소하는 건조경향의 기침에 진해거담작용을 토대로 활용할 수 있음이 제안되었다. “호흡기질환 치료용 의약품의 적정사용을 목적으로 한 가이드라인”에서는 ‘감기 후 기침’의 치료약으로 활용할 것을 소개했다. 기존 연구결과에 근거하여 비흡연자이면서 감기 후 2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며, ACE inhibitor를 복용하지 않고, 비강/부비동내 질환이나 만성호흡기질환, 위식도역류질환이 없으며, 특별한 검사상 이상소견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내용이다. 임산부에게도 활용할 수 있는 처방이라는 제안도 있었다. “임신 수유와 약 대응 기본 매뉴얼”에서는 임산부 감기에 사용할 수 있는 약 중 하나로서 맥문동탕을 소개했다. 소아와 임산부 관련 가이드라인에 속속 등장하였으므로, 비교적 안전한 처방에 속함도 알 수 있겠다.

다음으로 자윤작용에 포커스를 두어 구강질환에 활용하도록 추천한 CPG를 살펴보자. “구취에 대한 대응과 구취증 치료지침 2014”에서는 타액분비 개선효과를 이용해 구취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한방처방 중 하나로 맥문동탕을 추천했다. 맥문동탕 외 함께 추천된 처방은 백호가인삼탕, 팔미지황환, 십전대보탕, 오령산 등이었다. 주요증상 중 하나가 “구강건조”인 쇼그렌증후군 지침에도 맥문동탕이 치료선택지 중 하나로 제시되었다. “쇼그렌증후군 진료가이드라인 2017”에는 맥문동탕의 효과에 대한 체계적문헌고찰의 결과(대조군은 유의하지 않았으나, 맥문동탕군만 타액분비량의 유의한 증가를 보였음)를 인용하며, 구강건조에 활용할 수 있음을 제안했다. 덧붙여, 1건의 RCT에 수록된 안전성 관련보고를 인용하며, 특별한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한방약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비뇨기질환에 주로 활용되는 항콜린제의 부작용인 구강건조에도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제안되었다. “과민성방광진료가이드라인 [제2판]”에서는 과민성방광 치료를 위해 사용한 항콜린제로 유도된 구강건조에 근거수준은 낮지만, 한방약 처방도 고려할 수 있음을 언급하였고, 백호가인삼탕, 자음강화탕, 오령산, 십전대보탕, 시호계지건강탕, 소시호탕, 팔미지황환, 당귀작약산, 시박탕과 함께 맥문동탕을 각 처방별 적응증에 맞춰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임상의의 눈

이 내용을 어떻게 임상에 적용할까?

먼저 “하기(下氣)”와 “자윤(滋潤)”이라는 효과를 요약한 키워드와 “구강~인후부~기관지”라는 작용 타깃부위를 기억하자. 흉부 이상의 신체부위에 등장하는 다양한 증상을 상기(上氣)로 인식하여 하기(下氣)하는 작용을 사용할 수 있으며, 동시에 흉부이상의 부위에 건조함이 동반된 상황에 쓸 수 있는 처방인 것이다.

위 내용에서는 주로 호흡기, 구강의 문제에만 맥문동탕을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으나, 소화기 질환에도 응용이 가능하다. 특히 “구역, 구토” 증상에 활용이 가능하다. “구역, 구토”라고 하면 대개 반하제, 보비제 등을 생각하나, 이러한 처방이 잘 듣지 않는 증상의 경우, 위음허(胃陰虛)로 판단하여 맥문동탕, 그리고 상당수의 약재가 겹치는 죽엽석고탕 같은 처방을 활용해 볼 수 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하기”와 “자윤”이다. 일본의 야마모토 이와오 선생이 제시한 맥문동탕의 적응증 관련 내용이 참고가 될 수 있어, 여기 인용한다.

1) 몸이 야위고 거칠한 수분이 적은 경우에 적합하며, 노인에서 자주 보인다. 소아나 비만한 체형에는 쓸 일이 드물다.

2) 가래가 많으면 적합하지 않다. 복용하면 가래가 점점 늘어난다.

3) 소염 효과가 약하므로 염증이 심할 때는 적합히 못하다. 이 경우에는 이 처방에 담죽엽, 석고를 추가한 죽엽석고탕을 쓰는 것이 낫다.

마지막으로 필자의 지난 글이나 책을 읽고 맥문동탕을 사용해본 뒤, 그다지 그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질문을 해오신 분들도 많았다. 이는 사용한 약재용량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 출시되어 있는 맥문동탕 엑기스제의 약물용량은 매우 적다. 원전인 『금궤요략』에서는 맥문동을 7승(升) 사용하고 있다. 한대(漢代)의 도량형을 기준으로 보면, 1승이 0.2L이므로 맥문동이 1.4L 들어있는 것이 된다. 사실 엄청난 양이다. 따라서, 엑기스제로는 “눈이 튀어날 것 같은 기침” 치료에는 효과가 없을 가능성도 높고, 항콜린제 복용으로 심한 구강건조를 보이는 환자나 쇼그렌 증후군 환자에서도 효과가 없는 경우도 많다. 이 때는 전탕약을 사용하여 대용량을 사용하는 것이 또다른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또한, 건조증상에 포커스를 맞출 경우, 『성제총록』의 내용을 고려하여 인삼을 빼고, 죽엽과 생강을 추가하든지, 죽엽석고탕으로 변경하여 사용해보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8 Appendix.

http://www.jsom.or.jp/medical/ebm/cpg/pdf/KCPG2018.pdf

2. 그림으로 보는 한방처방해설. 맥문동탕편.

3.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116-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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