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문동탕 – 기도, 구강의 보습케어 전문가!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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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문동탕 – 기도, 구강의 보습케어 전문가!①
  • 승인 2020.03.27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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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원

권승원

mjmedi@mjmedi.com


일본 CPG 속 한방약 엿보기 (14)
경희대학교한방병원순환신경내과 조교수권승원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조교수

<전형증례>

34세 여성.

임신 7개월 차. 임신 후 복부가 커지면서 어느새 마른기침이 끊이질 않는다. 일단 기침을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고, 잠을 못 자는 날도 생기고는 한다. 무엇보다 기침을 할 때 배가 울리다 보니 아이에게는 부담이 가지 않을 지 걱정이다. 산부인과 정기검진에서도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딱히 이 기침 증상에 대해서는 별도의 처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너무도 불편하여 한의원에 내원했다.

임산부라는 점, 마른기침임을 고려하여 A를 아침, 저녁 식전 30분에 복용하도록 처방했다.

약 14일 뒤, 기침은 거의 소실되었다며 기뻐했다. 약은 사용목표를 달성하였으므로 중단토록 했다. 이후 6개월 뒤, 감기에 걸린 뒤 기침이 멈추지 않는다면서 내원했다. 임신 당시 기침은 그 이후 없었다고 하며, 출산을 무사히 마쳐 현재 아이는 잘 크고 있다고 했다. 아이에게 혹시나 감기를 옮길까 걱정이라 한다.

이번에도 아침, 저녁 식전 30분 복용으로 A를 처방했다.

 

오늘의 주인공 A는 바로 맥문동탕(麥門冬湯)이다. 맥문동탕은 중국 후한시대 『상한잡병론(傷寒雜病論)』에 처음 등장하였으며, 이후 주로 기침을 동반한 호흡기질환에 사용되어 왔다. 특히, 최근에는 감기 후 지연성 기침이나 구강건조감에 대한 처방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맥문동탕 개요

구성약물: 맥문동 반하 인삼 감초 갱미 대추

효능효과: 가래가 잘 뱉어지지 않는 기침, 기관지염, 기관지천식 (일본 내 허가사항)

주요 약리작용: 기침 감수성 항진의 억제, 상후두신경의 과잉흥분 억제

 

맥문동탕 활용의 발전사

맥문동탕은 앞서 언급한대로 후한시대의 『상한잡병론(傷寒雜病論)』 중 『금궤요략(金匱要略)』에 첫 모습이 등장한다. “大逆上氣,咽喉不利,止逆下氣,麥門冬湯主之” 라는 구절로 등장하는데, “大逆上氣,咽喉不利”는 증상인데, “大逆上氣”는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기침을 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止逆下氣”는 치법을 표현한 문구이다. 『금궤요략』 이후 맥문동탕은 “止逆下氣”하는 처방으로서 극심한 기침을 동반한 상태를 치료하며, 상기된 것을 억누르는 효과를 가진 처방으로서 활용되게 된다.

앞서 소개했던 다른 처방들의 활용 발전사와 달리, 맥문동탕은 그 활용의 변천사가 그다지 화려하지 않은 편이다. 역대 문헌이 『금궤요략』의 조문을 거의 그대로 답습 또는 보완해가는 방향으로 기록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 청대(淸代) 심명종(沈明宗)이 저술한 『편주금궤요략(編註金匱要略)』의 내용은 주목해 볼 만하다. 여기서는 『금궤요략』의 “大逆上氣”를 “火逆上氣”로 바꾸어 적었다. 이는 맥문동탕을 사용할 상황은 음화상역(陰火上逆)의 상태로 진음(眞陰)의 허음화(虛陰火)가 상역하여 일으킨 증상이라는 점을 강조하여, 맥문동탕의 적응증이 단순한 상기(上氣) 상태가 아니며, 그 기저에는 진액의 부족, 곧 음허(陰虛)가 깔려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맥문동탕의 효과가 하기(下氣)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자윤(滋潤)도 있음을 명확시한 것이다. 일찍이 명대(明代)에 출간된 『성제총록(聖濟總錄)』 역시 맥문동탕의 자윤효과를 강조했다. 『성제총록』의 “골증전시문/골증번갈(骨蒸傳尸門/骨蒸煩渴)”에는 “골증(骨蒸)으로 입술과 입이 건조한 것을 치료하려면, 갈증을 멈춰주는 맥문동탕”이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동시에 원방에서 인삼을 빼고, 죽엽과 생강을 추가한 형태로 활용하도록 구체적인 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 후, 맥문동탕은 크게 하기(下氣), 자윤(滋潤)하는 작용을 가진 처방으로 인식되었으며, 기침이나 호흡곤란을 동반한 천식 및 기타 호흡기질환, (기침은 없더라도) 심각한 구강건조감을 보이는 각종 질환 (예를 들어, 쇼그렌 증후군)에 활용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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