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국시, KCD 문항↑…수험생들 “최근 시험 중 가장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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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국시, KCD 문항↑…수험생들 “최근 시험 중 가장 어려워”
  • 승인 2020.01.1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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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CBT 전환 대비로 영상, 그래프 증가…수업과의 괴리, 현실에 없는 개념 등 개선 필요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올해 한의사 국가시험은 오는 2023년의 CBT 전환에 발맞춰 영상자료나 생화학검사 관련 이해도를 묻는 문항이 늘었다. 이로 인해 수험생들은 “낯선 개념이나 질병 기전을 묻는 문제가 많아 어려웠다. 영상자료와 임상 상황을 묻는 문제가 증가한 것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수업내용과 문제가 달라 혼란스럽고, 현재 시대에 맞지 않는 내용이 출제된 점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15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7개 지역에서 제75회 한의사 국가시험이 시행됐다. 이번 시험에 대해 고성규 한의사국가시험출제위원회 위원장은 “KCD 진단명을 직접 쓰는 문항의 출제 비중을 높였고, 영상이나 생화학검사 등의 이해도를 묻는 문항도 늘었다”며 “2023년부터 국시에서 CBT(Computer Based Test)가 시행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기 위한 과정상의 변화”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에 발맞춰 내년부터는 시험문제에서 사진자료가 별도로 제공될 예정이다. 몇 년 전부터 사진자료를 제공하고자 국시원에 요청해왔으나 예산 등의 어려움으로 시행하지 못했는데 작년에 허가를 받아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시험을 직접 치른 수험생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A 학생은 “근래 들어 가장 난이도가 높았던 시험이 아닐까 싶다”며 “양방지식을 직접적으로 다룬 문제가 많아진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예방의학 등 여러 과목에서 생소한 개념들이 출제되어 난이도가 높았던 것 같다. 의료윤리 과목 문제가 여러 번, 심도 있게 출제되어 쉽게 풀지 못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B 학생은 “상당수의 과목에서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나왔다”며 “질병명을 묻거나 기전을 묻는 문제가 어렵고 많이 나왔다. 그래프 문제, 영상사진 문제도 많이 내려고 노력한 것 같다. 내과와 침구의학에서 영상사진과 임상 상황을 반영한 문제들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C 학생은 “난이도가 상당히 높았다. 특히 양방 내용을 다룬 문제가 변별력이 있었다”며 “문제가 거의 한글화되서 가독성이 좋았고, 한의사로서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을 문제화한 경향이 느껴졌다. 임상과 연계된 영상 판독 문제도 많았다”고 밝혔다.

D 학생은 “변별력 있는 문제들이 많았던 반면 황당하게 쉬운 문제들도 있어서 난이도 판단이 쉽지 않다. 같이 시험을 친 응시자들은 역대급으로 어려운 시험이라고 하기도 했다”며 “3교시 과목인 외과학, 안이비인후과학, 신경정신과학 과목에서 처음 보는 유형이 많이 나왔다. 실제로 나의 가채점 결과도 점수가 가장 낮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대와 현실에 맞지 않는 문제내용이나 학교 수업과 국시의 괴리감에 대해서 아쉬움을 표출하기도 했다.

B 학생은 “예방의학 과목은 지엽적인 문제들이 많이 나와서 아쉬웠다. 조금 더 현실을 반영한 문제가 나왔다면 좋겠다. 현실을 반영하면서 깔끔한 문제들이 나오는 방향으로 개선이 됐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C 학생은 “국시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국시문제와 학교 교육과정의 괴리감이 느껴졌다. 학교에서 원론적인 내용 교육을 지양하고 철저히 임상 위주의 교육이 필요할 것 같다”며 “외과학 등의 과목에서 현대에는 쓰이지 않는 한방질환명이 중요하게 출제됐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문제 출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D 학생은 “학교마다 교육과정이 상이해서 국시 출제의 중점을 알 수 없다”며 “우리 학교 교수님이 가르치지 않은 부분들이 시험에 나오기도 했다. 응시생으로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하다. 국시를 개선하기보다는 국시를 기준으로 교수들의 수업방식이 바뀌어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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