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정신치료 국제포럼을 다녀와서 - 구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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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정신치료 국제포럼을 다녀와서 - 구병수
  • 승인 2004.08.2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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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병 수 교수
동국강남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지난 21, 22일 양일간 한국정신치료학회 주최로 열린 국제 학술 포럼에 참가하고 느낀 점을 본인의 관점에서 약술하고자 한다.

한국정신치료에서 다루고 있는 道 정신요법은 동의보감 內景 篇一 身形에 이미 ‘以道療病’으로 기술되어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학회회원들은 30년간을 꾸준히 유교 불교 도교 등의 동양사상을 중점으로 서양정신치료을 통합하는 제 3의 정신치료를 위하여 연구하는 모임이다.
필자는 지금 서투나마 임상에 활용해 보면 효과가 매우 큰 것을 느낀다.

■ 虛心合道의 경지

그날 포럼에서 언급한 주 내용을 요약하면, 첫째는 치료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치료자가 인격의 성숙과 도의 철저한 체득을 통해서만이 가능한 것이다. 단순한 기술적인 접근이 아니라 치료자의 오랜 수도를 통한 ‘虛心合道’의 경지에 가야만이 환자의 공감을 유발하여 치료가 된다는 것이다.

■ 치료자의 자세가 중요

둘째는 우리들이 흔히 언어라는 감옥에 쉽게 갇혀, 언어 그 자체의 노예가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흔히 이야기하는 ‘노이로제’하면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대부분 책에 기술된 부분은 살아있는 것이 아니어서 임상에 많은 도움을 주지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오히려 남의 사랑을 일방적으로 받으려고만 하고, 필요한 일은 안하고, 쓸데없는 일에 집착을 하는 마음을 가지고,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의 부족한 면을 보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그러한 부류다. 이러한 것이 내가 보는 대부분 환자의 궁극적인 핵심감정이다.

치료는 치료자의 자비심, 仁, 사랑으로 환자로 하여금 얼어붙어 있는 凍土를 녹이는 것이고, 또한 환자가 정서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종류의 기법을 다 동원하는 걸림이 없는 치료가 도의 정신치료법이다.

■ 서양인들 의외로 道에 관심

한의사들이 관심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우선 한의학 자체가 道 사상을 바탕으로 하였기 때문에 마치 우리가 공기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듯이 도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못한 면이 있고, 다른 하나는 도의 임상적인 활용을 제시하지 못한 면이 있는 것 같다.

도의 임상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철저한 체득(수도)을 통한 치료자의 인격완성이 절대적이다.
또한 외국서적을 통한 도에 대한 이해를 섭취할 필요가 있는데, 그날 학회에서도 서양인들은 의외로 도에 관심에 깊었다.

앨런 왓츠의 ‘동양과 서양의 정신치료’라는 책을 보면, 동양사상에 대한 설명은 감탄이 나올 정도이며, 머리가 저절로 숙여졌다.
혹시라도 한의학을 전공하기 때문에 동양사상에 대한 이해도에 있어 우월감을 가지는 것이 아닌지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 道, 임상 활용방법론 연구해야

道에 대한 임상적인 활용 방안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할 것 같다.
한의사들의 마음 바탕에는 공감적으로 道에 대한 이해도는 심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이를 체득과 확신을 통하여 정신치료에 적용하는 방법론은 앞으로 연구되어져야 할 부분이다.

우리 선조 한의사들의 진료 형태는, 대청마루에 앉아 여러 환자를 공개적으로 진료하였는데 이러한 진료자체가 바로 정신치료의 한 부분이었다.
지금도 한의사들의 진료에 있어서 상담이나 정신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매우 많기 때문에 좀더 체계적인 도정신치료가 필요할 것 같다.

■ 동의보감은 위대한 정신치료서적

도에 대한 한의학적인 정립이 필요하고, 지금 한의사들의 주 관심이 치료 기술이나 약물에 너무 집착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향후 진정으로 한의학적인 색채를 가지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우리 한의학 고유의 본질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동의보감에 나타난 ‘以道療病’과 ‘虛心合道’를 읽고, 오늘 본 환자와 대비해 보면 동의보감이 얼마나 위대한 정신치료 서적인지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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