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학회를 창립하며 - 정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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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학회를 창립하며 - 정종미
  • 승인 2004.03.2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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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사 건기식 참여 봇물
한의계는 강 건너 불 보듯

2003년 12월 건강기능식품을 한의사도 지켜야 한다는 중요성을 처음으로 한의협 커뮤니케이션 꼬마마당을 통해 알리기 시작했을 때, 필자가 느낀 것은 마치 커다란 바위에 부딪치는 느낌이었습니다. 대한건강기능식품학회를 준비하면서 한의사로서, 한의학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앞길을 헤쳐나갈 혜안을 갖느냐는 것이 고민이었습니다. 많은 한의사들이 지난 2월 일요일마다 모여서 학회가 나아갈 미래상에 대해서 열띤 토론을 하면서 학회가 보여줄 모습이 한의사에게 중요한 역사적인 이슈가 될 수 있다는 것에 공감을 하였습니다.

□ 건기식에 관심 쏟는 의료계

우리가 눈을 돌리지 못하는 사이에 각 대학의 (식품)영양학과에서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강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건강기능식품 전문가 과정을 두어 전문인력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의협에서는 가정의학교실 전문강좌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지난 21일 ‘영양치료와 건강기능식품의 처방’이란 주제로 전문의 대상 전문강좌를 서울대병원에서 개최했습니다. 많은 홍보로 각 언론에서는 건강기능식품도 가려서 먹어야 한다는 기사와 함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는 이러한 건강기능식품들의 효능에 대한 진지하고 과학적인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결과를 근거로 한 전문강좌를 개최한다고 소개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건강기능식품이란 용어를 처음 만들어 낸 것은 일본입니다. 1980년도 일본을 시작으로 질병의 치료보다는 예방에 중점적인 연구가 진행되면서 현대인의 주요사망 원인인 만성질환의 발병지연과 예방에 초점을 맞추어 음식으로서 효과가 인정되는 기능성 식품을 먹는다는 개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기능성 식품은 1988년 화이브 미니로, 전국민이 한번쯤은 먹었으리라 생각되는 식이섬유 음료가 일본 오츠카제약에 의해 소개되면서 명성을 얻었습니다. 지금도 기능성 식품에 대해서 논하면 시장의 규모나 성장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기업의 이윤 추구적인 논리가 적용되고 있으며, 한의사로서 우려하는 점은 의료인이 이러한 명분으로 판매냐, 처방이냐는 논란에 휘말린다는 것은 한의사로서 심도 있게 생각해야 하며, 의사들이 건강기능식품을 처방이라 표현하는 것도 주시해야 합니다.

□ 한약의 건강기능식품화 우려

의사들이 생각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의 방향을 들어보면 박윤형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은 대법원 판례와 복지부 유권해석을 토대로 의료행위의 범위를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건강식품에 대한 의사처방권이 당위적인 사실임을 강력히 주장하면서 “국내법상 의료행위의 범위는 넓게 인정받고 있으며 질병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 판매되는 것이 명백하면 모두 의약품으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권용진 의협 사회참여이사는 “의사들이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은 당연한 일이며 의사들이 처방권을 갖는 것은 즐거운 일이며, 건강식품의 효능에 대한 평가에서부터 처방에 이르는 전 영역에 걸쳐 의사들의 관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지제근 소장은 “건강식품으로 부작용 발생 사례가 많다는 점이야 말로 의사들의 관심을 요구하는 증거이며, 건강식품이 마구잡이로 생산, 판매되는 현 상황에서 의사들의 포럼이 국민을 위한 결과를 도출해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태우 교수(서울대의대 가정의학과)는 “한 환자에게 필요한 식품은 한가지가 아니다. 식품의 완제품 처방이 아닌 조제 처방이 가능해야 한다. 조제처방이 필요한 성분은 50여 가지이며 이를 제품으로 따지면 200여 품목에 이른다. 의사들이 일차진료에 필요한 식품을 종합적으로 공급해줄 수 있는 공급처가 설립되어야 한다” 고 합니다.

존경하는 한의사여러분, 많은 사례를 통해 많은 의료인들이 건강기능식품의 새로운 영역을 이미 구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임상에 도움을 주고 처방의 수준까지 이미 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한의사들을 위해 저토록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의료인들과 약사그룹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회와 세미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고 수준도 대단합니다. 수준이 대단하다는 것은 이미 건강기능식품을 임상에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뇨, 심혈관질환, 비만, 관절염, 여성갱년기, 만성 간질환, 변비, 성기능 인지기능, 면역강화, 암 예방 및 노화방지 등 온갖 건강기능식품이 임상에서 처방되어지고 있습니다.

우리한의사들은 수 천년 동안 한의학 의료서비스로 우리 국민의 질병을 치료하고 존경을 받아온, 가장 큰 신뢰를 받아 온 전문의료인입니다. 그러나, 양방의료인의 가정의학과를 중심으로 한 건강기능식품취급은 의료의 상업화를 비롯해 한의계에서 볼 때는 한약의 건강기능식품화로 끌려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까지 의사, 약사를 비롯해 대기업까지 참여하고 있는 입장에서 한의계가 유리한 고지를 전략적으로 차지한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입장이며,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과 여론도 우리 한의사의 참여와 호응도로 평가되어질 것입니다.
한의사 여러분, 대한건강기능식품학회에 힘을 실어 주십시오. 한의사로서 건강기능식품을 학문적으로 체계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학회를 통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 5월 23일 학회창립세미나

오는 5월 23일 오전 10시 대한건강기능식품학회 창립기념 세미나를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개최합니다.
학회의 세미나는 한의사를 위한 임상과 치료를 주제로 20회를 기획하고 있는 주제별 학술세미나와 건강기능식품이 한방 치료의 보조수단으로의 적용과 의미를 알아보는 포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차 창립기념 세미나는 중풍의 한방치료와 치료 보조요법에 대한 강의와 한의원의 전략적 마케팅으로 병원경영의 노하우를 제공할 것이며, 식약청에서 한의사를 위한 특별 초청강의가 이어질 것입니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들도 한의사로 이루어진 학회라 하여 매우 높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들어야 할 강의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우리 한의학의 저변은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도 많은 한의학 의료인들이 연구와 노력을 통해 우리의 영역을 지키고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참여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시작합니다. 지금 우리가 함께 뿌리는 작은 씨앗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많은 것들로 결실 맺고, 우리의 후배와 지금 시작하는 젊은 한의학 의료인들에게 그 혜택을 누리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들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공부해 나가는 일은 바로 신지식과 신소재를 현대 한의학에 적용할 학문적 초석을 만드는 일입니다. 우리 한의학 의료인의 손으로 해야 할 일을 대한건강기능식품학회에서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정 종 미
대한건강기능식품학회 창립기념 세미나 준비위원장, 경기 평택 제너지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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