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는 제도, 학회는 수련’으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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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제도, 학회는 수련’으로 정리
  • 승인 2004.03.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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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사태 가닥 - 기득권층 반발 새 변수

한의사전문의제도가 해결될 실마리를 찾은 것인가 아니면, 구도가 바뀌어 새로운 대립국면으로 이어질 것인가 갈림길에 섰다.
그동안 극한 대립양상을 보여왔던 전문의 문제가 급물살을 타 어떠한 방향이든 가닥이 잡힐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안재규 한의협회장과 임원진은 14일 서울 모처에서 한의학회장 및 8개 전문과목 학회장 등과 만나 전문의의 수련 및 심사 등 배출에 관련해서는 학회가, 전문의제도의 개선 등 법률적인 문제는 한의협이 주관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열린 고시위원회는 지난 2월 14일 한의사전문의 자격고시위원회 규정을 개정, 구성했던 고시위원회를 한의협 측 인사 6명과 한의학회 측 인사 19명(최도영 한의협학술이사는 한의학회에 포함)으로 다시 구성했다. <고시위원회 명단 별항>

한의협 이창호 수석부회장 겸 한의사전문의 고시위원장은 “미비한 서류를 검토해 곧 결과와 의견서를 복지부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제4회 전문의시험 2차 합격자 169명 중 최종합격자 는 제49회 정기대의원총회가 끝난 후 곧 발표될 것으로 보여진다.

전문의 문제가 급진전한 것은 그동안 개원한의사가 수련을 거치지 않고 8개 전문과목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 반대해 온 8개 학회가 제도의 개선여부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에 따른 것으로 보여진다.

또 16일 모임에 참석한 이창호 수석부회장은 “폭넓은 이해가 이루어졌다”고 말했고, 박동석 학회장도 “좋은 쪽으로 방향을 잡으려 노력했다”며 “상호 오해가 조금은 풀어졌다”고 말해 양측의 이해 폭이 좁아진 것도 하나의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의학회 측이 제도 문제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않는다고 해서 전문의제도가 쉽게 개선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이를 보증할 아무런 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고, 전문의 수련 등을 주도해왔던 8개 학회 교수진과의 합의는 신뢰하기 힘들어 향배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한의협이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경우 관련 기관 및 단체에서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한의협이 복지부에 제출한 개선안 대로 제도가 바뀔 경우 해당 8개 학회에서는 회원 수 증가 등으로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으나 2천명에 달하는 기득권자들은 상대적으로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또 수련기관 확대와 관련해 배정된 전공의도 채우지 못하는 일부 수련병원들은 더 큰 어려움에 빠질 우려가 있다.

한 관계자는 “기 전문의에 이번에 배출될 전문의 그리고 현재 수련 중인 전공의를 합하면 근 2천명에 육박하는 데 학회만 빠진다고 제도가 개선될 수 있겠냐”며 “학회와 한의협이 대립하는 구도에서 전문의·전공의 대 한의협이 갈등하는 구도로 전개될 소지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될 경우 전문의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한의사간의 그룹 대 그룹의 대결구도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의협이 전문의시험 합격자 발표를 더 이상 미루기 힘들다는 점과 대의원총회를 염두에 둬 일을 너무 급하게 처리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이대로 합격자가 발표될 경우 응시자의 자격심사를 위해 응시자와 학회·수련병원 측에 추가 자료를 요청한 것은 해프닝에 지나지 않게 돼 한의협은 공신력에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의협 김동채 상근이사는 “제4회 전문의는 특례 없이 정상적인 수련을 거쳐 배출되는 첫 전문의인 만큼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도 철저한 심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민 기자


□ 전문의 고시위원회 명단 □

△위원장 이창호(한의협 수석부회장)
△부위원장(실행) 박동석(한의학회장)
△부위원장(심사) 김동채(한의협 상근이사)
△위원 ▲배명효 총무이사 ▲김현수 기획이사 ▲강성현 법제이사 ▲이상운 의무이사(이상 한의협 4명)
▲김중호 부회장 ▲전찬용 고시이사 ▲최도영 제도이사(한의협 학술이사) ▲정승기 한방내과학회장 ▲정희재 동 고시이사 ▲유심근 부인과 회장 ▲이경섭 동 고시이사 ▲이진용 소아과 회장 ▲김장현 동 고시이사 ▲이상룡 신경정신과 회장 ▲구병수 동 고시이사 ▲조명래 침구과 고시이사 ▲고우신 안이비인후피부과 회장 ▲지선영 동 고시이사 ▲이종수 재활의학과 회장 ▲권영달 동 고시이사 ▲김달래 사상체질의학과 회장 ▲고병희 동 고시이사(이상 한의학회 1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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