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의계, 첩약건보 추진‧신의료기술등재 등…키워드는 ‘제도권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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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의계, 첩약건보 추진‧신의료기술등재 등…키워드는 ‘제도권 진입’
  • 승인 2019.12.26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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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한국한의약진흥원 승격 및 한의학연 IMR SCIE 저널 등재

KAS 2021-2025 공청회…한의계 공공인프라 GMP, GLP 완공

2019년이 저물고 있다. 올 한 해 한의계는 첩약건보 추진과 갈등, 통합한의학전문의 신설 등 다양한 논쟁도 있었고, 한약진흥재단의 한의약진흥원으로 승격, 한의학연구원 국제 학술지 IMR의 SCI 등재, 한의계 최초 신의료기술 등재, 탕약 조제시설의 공공인프라 구축, 7곳의 원외탕전인증 배출 등의 소식도 있었다. 올 한 해 동안 발생한 다양한 이슈를 정리해봤다. <편집자주>

■첩약급여화 추진과 갈등

중앙회가 추진하려는 첩약급여와 관련해 많은 우려가 있었던 한 해 였다. 대표적으로 지난 5월 7일 서울 은평구분회 토론회, 14일 세종대에서 열린 토론회 등에서 첩약건보를 추진하려는 한의협 임원들과 이를 우려하는 회원들 간의 치열한 논쟁이 오갔다.

서울시와 부산시한의사회는 지부회원 투표를 통해 반대의 뜻을 표명했고 관련 성명서도 발표했다. 이와 반대로 제주-광주-경북-대전-충남-경남-인천-대구-전북지부는 집행부 주체로 첩약건보를 지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한 원광대, 경희대, 동의대, 대전대, 대구한의대, 동국대 등의 동문회에서는 첩약건보를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차례로 냈다.

첩약건보를 반대하는 평회원 비상대책위 추진위원회도 발족됐다.

10월에는 청와대와 거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MBN 뉴스 및 국정감사에서 연이어 지적됐다. 이에 대해 한의협은 “명백한 과장·왜곡 보도”라고 반박했으며 최혁용 한의협회장은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다.

평추위는 첩약건보를 추진하기 전에 전 회원의 뜻을 물어야 한다는 취지의 전회원투표요구서를 7월 31일 4700여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중앙회가 동의없이 개봉한 것에 반발하며 12월 11일 5000여장을 다시 한의협에 제출했다.

■추나요법 급여화 됐지만 횟수 제한 등 아쉬움 토로

4월부터 추나요법 급여화가 시행됐지만 자동차보험이 건강보험을 준용해 연 20회로 횟수를 제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한의협은 지난 4월 8일 성명서를 통해 “자보 환자 추나 20회 제한은 환자의 치료권을 박탈하는 졸속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한의사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4월 9일 국토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교통사고 환자에 대해 20회를 초과하는 한방 추나요법의 시술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며 “자동차사고로 인한 치료기간 중 20회의 추나요법을 기본적으로 인정하고, 진료상 한의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있을 경우 추가적인 시술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원들은 한의사의 소견으로 수가를 청구하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의계 최초 신의료기술 등재

한의계에 그동안 전무했던 신의료기술도 등재됐다. 한의학 경락이론에 기반을 둔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Emotional Freedom Technique using Acupuncture Points Tapping)’이 한의의료기술 중 최초로 신의료기술에 등재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월 24일,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을 신의료기술에 추가한다는 내용의 ‘신의료기술의 안정성, 유효성 평가결과’를 확정 고시했다.

‘감정자유기법’은 ‘모든 부정적인 감정은 경락체계의 기능이상으로 나타난다’는 전제 아래, 경락의 기시(起始)와 종지(終止)의 정해진 경혈점들을 두드려 자극하여 경락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안정시키는 치료법으로, 준비단계와 경혈 자극 단계, 뇌조율 과정의 3단계로 이뤄진다.

보건복지부는 고시를 통해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이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결과, ▲손가락으로 경혈점을 두드리는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환자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아 안전함 ▲고식적 치료 등과 비교 시 유의하게 증상 완화 효과를 보여 유효함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부정적 감정 해소 등 증상을 개선하는데 있어 안전하고 유효함 평가를 받음으로써 신의료기술로 등재됐음을 밝혔다.

■원외탕전실 1주기 평가인증제 본격 시행…7개 업체 인증

원외탕전실 1주기 평가인증제는 한국한의약진흥원에서 공표한 조사기준을 바탕으로 전문 평가위원의 공정한 인증조사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을 달성한 원외탕전실에 안전성 및 신뢰성을 인증하는 제도로, 탕전실의 자율적인 참여로 운영되고 있다. 이 평가인증은 크게 일반한약조제와 약침조제 항목으로 나뉘며 인증기간은 3년이다.

이 제도를 통해 처음 인증을 받은 곳은 지난해 12월 일반한약조제 평가인증을 받은 모커리한방병원 원외탕전실과 약침조제 평가인증을 받은 자생한방병원 남양주 원외탕전실 두 곳이었다. 이후 지난 7월 해밀한의원 원외탕전실, 청연한방병원 원외탕전실, 기린한의원 구리 원외탕전실 등이 일반한약조제 평가인증을 받았다. 이어 9월에는 동의한방바로스한의원이 일반한약조제 평가인증, 남상천한의원이 약침조제 평가인증을 받으면서 현재까지 총 7개의 원외탕전실이 평가인증을 받게 됐다.

■아직 끝나지 않은 통합한의학전문의 논란

한의협은 지난 1월 17일 보건의약전문지 기자간담회에서 “1차 의료영역에서 통합적으로 환자를 볼 수 있도록 가칭 통합한의학전문의를 만드는 것을 공론화 할 것”이라며 “의협의 가정의학과와 치협의 통합치의학과의 사례를 준용해 모델을 구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들려오자 한의계 내부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찬성 측은 “양방처럼 전문의 중심의 수가 제도를 만들어 우리의 행위에 대한 가치를 지금보다 30% 정도 높게 평가받을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반대 측은 “통합한의학전문의가 필요 역량을 갖추지 못한 채 양산된다면 이는 직책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것” 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한의협은 한의학회와 8개 전문분과 학회장, 병원관계자, 전문의, 전공의들과 함께 두 차례 이상의 간담회를 개최하며 소통의 장을 마련지만 양측은 서로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팽팽히 맞섰다. 이 문제는 한동안 소강상태였으나 한의신문 보도에 따르면 최근 전국 교육·학술이사 연석회의에서 이 문제가 다시 언급돼 재점화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문의들은 지난 2월 1일 대한한의사전문의협회를 설립했으며, 지난 11월 11일에는 법인화를 위한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 3대 공공 인프라 GLP, GMP 구축…탕약표준조제시설 12월 완공예정

한의계 3대 공공인프라로 불리는 한약비임상시험센터(GLP)와 임상시험용 한약제제생산센터(GMP)가 완공됐으며, 탕약표준조제시설 역시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한국한의약진흥원은 한의약육성법에 따라 한약에 대한 안전성·유효성 검증을 지원하고, 표준화·과학화를 통한 한의약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한약 공공인프라를 구축하기 해왔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1월 6일 전남 장흥에서 GLP센터가 완공됐다. 이어 11월 14일에는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 GMP를 완공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울러 올해 3월에는 탕약표준조제시설의 기공식이 진행됐으며, 이는 당초 예정대로라면 12월 중에 경남 양산 부산대학교한방병원에 설립된다.

 

■김필건 전 회장 별세

한의계 첫 직선제 회장이었던 김필건 전 회장이 지난 3월 10일 오전 1시 20분경 별세해 한의계의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 사건도 있었다.

고인의 측근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강원도 정선에서 한의원 일을 마치고 야간에 자가용을 이용해 강릉으로 귀가하던 중 평창 부근에서 심장의 이상을 느끼고 택시로 바꿔 타려다 쓰려져 인근 보건의료원으로 이송, 강릉 아산병원으로 옮겨진 후 사망했다고 전해졌다.

그는 협회장 시절 2014년 12월 28일 정부의 ‘규제 기요틴 민관합동 회의’에서의 과제 검토로 시작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쟁에 앞장섰다.

또 2017년 양의계에만 진행되던 노인외래정액제 개편 관련 발표가 나자 청와대 앞에서 단식투쟁에 들어갔고 이에 당시 국회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이 노인정액제에 대한 양·한방 동시 개정을 약속하면서 한의계도 제도에 포함됐다.

이 외에도 한약제제 상한금액 현실화를 이뤄냈고 추나요법 급여화를 위한 시범사업 실시의 교두보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한 의약품 품목 허가·신고·심사 규정에서 ‘천연물신약’ 용어를 삭제했다. 재임기간 중인 2017년 10월 회원투표로 해임되기도 했다.

■ 다시 재기된 교육일원화, 그리고 KAS 2021-2025 논란

의학교육일원화, 새로운 한의학교육평가인증기준안 등 한의학 교육과 관련된 이슈는 올해도 끊이지 않고 의견이 엇갈렸다.

시작은 지난 4월 17일, 이기일 보건복지부 의료정책관이 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전문지기자간담회를 통해 “상반기 중에 한의계와 양의계의 의료일원화를 추진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에서 시작됐다. 만약 양의계와 한의계의 의료일원화가 다시 추진될 경우, 한의협이 지난해 공개한 ‘2015년과 2018년 한-의-정 협의체의 합의문 초안’에 따라 ‘의료와 한방의료의 교육과정의 통합과 이에 따른 면허제도를 통합하는 의료일원화를 2030년까지 한다’는 내용이 실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였다. 당초 한의협은 면허가 통합돼도 한의대는 양의대와 양립할 것이라고 강조해왔지만 일각에서는 “의료일원화가 진행되면서 한의학이 통합의학적인 특성을 잃어버리고 단지 기술로 남을까 우려된다”, “사실상 한의대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기존의 의료일원화 논의는 면허통합만을 의미했는데 내부 토론 없이 교육통합을 언급하고 있다”는 등의 우려를 표했다.

또한 지난 6월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은 서울역 삼경교육센터 5층에서 ‘한의학교육 인증기준 2021-2025 공청회’를 개최됐다. 당시 인증기준안에 대해 플로어에서는 “한의대의 현실에서 이렇게 강화된 임상실습과 교원 수 등의 양적 기준을 충족시키기는 어렵다”, “평가인증기준 개정 절차를 소수가 결정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기초의학과 달리 기초한의학에 대한 양적기준을 명시하지 않고 있어 양의학만을 증진시키려 하는 기준안”이라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공청회 이후 학장협은 지난 8월 10일 한평원에 기초과목 교직원 인원은 총괄인원만 제시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KAS2021-2025 의견수렴절차에서도 이 인증기준이 무리한 양적기준 강화보다 한의학 교육기관의 자율성을 존중해 절충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의학연 국제학술지 IMR 한의계 최초 SCIE 저널 등재

한국한의학연구원이 발행하는 영문 국제학술지 ‘통합의학연구’(Integrative Medicine Research, 이하 IMR)가 한의학 분야 최초로 SCIE 저널에 등재됐다는 소식이 11월 27일 전해졌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Clarivate Analytics)가 주관하는 SCIE는 학술 분야별로 국제적 영향력을 인정받는 논문 데이터베이스인 SCI(Science Citation Index)의 확장판이다.

IMR은 2012년 12월, 한의학과 서양의학을 통합하여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계에 알리고자 창간됐다. 연간 4회 정기 발간 및 다양한 특집호 발간 등을 기반으로 2015년에는 한국연구재단 등재학술지 KCI(Korea Citation Index)에 선정된 바 있다. 이후 ESCI, PubMed Central(PMC), AMED 등에 등재되며 국제학술지로 입지를 다져왔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연 4회, 총 28호의 학술지를 발간해왔으며 논문 게재율은 14%(논문 거부율 86%) 수준이다. 미국, 호주, 영국, 중국 등 16개 국가의 통합의학 및 전통·보완의학 분야 전문가 76명이 편집진 및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영향력지수(IF, impact factor)는 1.684이며 2019년도 공식 IF는 Journal Citation Report(JCR)를 통해 내년 6월 공개될 예정이다.

■ 한국한의약진흥원 출범…한약에서 한의약기술로 업무 확장

지난 6월 12일에는 한약진흥재단이 한국한의약진흥원으로 이름을 바꾸며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23일 남인순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한의약 육성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결정된 사항으로, ‘한약사(韓藥事)에 관한 기술 진흥의 지원’으로 한정되어 있던 한약진흥재단의 업무범위를 ‘한의약기술 진흥의 지원’으로 확대하는 의미가 있다.

이날 출범식에 앞서 진흥원은 경상북도, 전라남도와 ‘한의약 육성·발전에 관한 동반성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의약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국내 주요 한약재 생산지인 13개 기초자치단체와 한약재 정보교환 및 한의약 산업 발전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외에도 전국 12개 한의과대학과 ‘한의약 소재 글로벌 얼라이언스’ 협약을 맺고, 한의약 소재의 체계적인 관리와 공동연구, 과학적인 검증을 통해 한의약의 세계화를 실현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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