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 시청과 감라스탄의 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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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스톡홀름 시청과 감라스탄의 올리브나무
  • 승인 2019.10.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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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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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약용식물 여행스케치(47)
한의약연구소장

스웨덴의 정식명칭은 스웨덴왕국(Kingdom of Sweden)으로 유럽 북부의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있는 입헌군주국이며 인접한 노르웨이와 핀란드의 각 인구 보다 2배 정도가 많은 나라다. 14세기 말 덴마크·노르웨이와 함께 칼마르동맹을 결성하기도 했지만 구스타브 에릭슨의 지휘 아래 스웨덴으로 독립할 때까지 사실상 덴마크왕조의 지배를 받아왔다. 그렇지만 스웨덴은 1155년 핀란드를 지배했고 1814년 이후에는 노르웨이를 지배한 스칸디나비아반도의 강국이었다. 스웨덴은 1523년에 일찍이 독립했지만 서쪽에 인접한 노르웨이는 한참뒤 1905년에 독립했고 동쪽의 핀란드도 비슷한 시기인 1918년에 독립국가를 이룩하였다.

수도인 스톡홀름은 여러 개의 섬이 다리로 연결된 운하 도시다. 스톡홀름 시청사는 쿵스홀멘 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다. 무엇보다 매년 12월, 노벨상 시상식 후 축하 연회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스웨덴의 건축가 랑나르 외스트베리가 설계를 맡아 짓는데 1911년부터 1923년까지 12년의 오랜 세월이 걸렸다. 시청사 남동쪽에는 106m 높이의 탑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서 스톡홀름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건물 내부는 청색 홀과 황금 홀로 나뉜다. 청색 홀은 노벨상의 만찬회가 열리는 곳이며 황금 홀은 파티가 열리는 공간이다.

시청사 투어에 참여하지 않고 청사 앞의 정원(Stadshusparken)을 기웃거리며 식물과 풍경 사진을 찍는 중에 올리브나무를 발견했다. 건너편의 쇠데르말름 섬 쪽에서 시청사를 바라보면 광장 왼편의 동상 옆에 두 그루의 큰 나무가 자라는데 바로 올리브나무다. 높은 나무에 수북히 달린 잎은 북유럽의 따사로운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다. 올리브는 지중해 동쪽, 아프리카 북동부, 동남부 유럽, 서부 아시아 지중해 인근 지역이 원산지이다. 그래서 북유럽인 스톡홀름에서 웬 올리브나무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잎을 당겨 보니 올리브나무가 맞다. 북위 59도의 추운 지역에서 온실이 아닌 야외에 자라는 올리브나무가 다소 의외였다.

올리브나무는 성경에도 언급되는 식물이지만 감람(橄欖)나무로 잘못 번역하여 혼란을 주기도 한다. 과명이 올리브나무는 물푸레나무과(科)이며 감람나무는 감람과에 속하는 식물로서 두 나무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중국 책에서도 올리브를 감람으로 가끔씩 잘못 소개되기도 하지만 <중국본초도감>에는 올리브를 ‘제돈과(齊墩果)’라는 명칭으로 표기하고 있다. 요한계시록(11:4)에서 ‘그들은 이 땅의 주 앞에 서 있는 두 감람나무와 두 촛대니’의 감람나무는 올리브나무의 잘못된 번역이다. 영어로 된 성경에는 'olive tree' 그리고 중국어 성경에는 ‘橄欖樹(감람수)’로 표기되어 있음을 김포열매교회의 최남식 목사께서 확인해 줬다.

올리브는 식품이면서 훌륭한 약초로도 쓰인다. 잎은 혈압강하약, 이뇨약으로 사용하며 저혈당약, 해열약, 진경약의 용도로 활용한다. 올리브 성분인 오루로페인은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를 억제하여 혈압을 낮추며, 항산화, 지질 저하의 약리작용도 나타낸다. 올리브 열매의 과육에서 짠 올리브유(油)는 용도가 많아 폭 넓게 사용된다. 열매에는 불포화지방산으로서 올레산 함량이 풍부하다. 오일은 담즙 배출 촉진제, 배변치료 작용이 있다.

시청 근처에 있는 감라스탄(Gamla Stan)은 오래된 건물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는 스톡홀름의 구시가지다. 스웨덴어로 ‘옛 도시’를 뜻하며 스웨덴의 옛 모습과 정취를 간직한 곳이다. 감라스탄 지역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스웨덴과 노르웨이를 동시에 통치한 국왕 ‘칼 14세 요한’의 동상이 바다를 향해 내려다 보고 있다. 북쪽에는 스톡홀름 대성당과 스웨덴 궁전이 있다.

감라스탄 중심부에 위치한 대광장인 스토르토리에트(Stortorget)에는 오래전에 설치된 분수가 가운데 차지하고 관광객들은 이곳의 랜드마크인 파스텔톤 건물을 향해 풍경 담기에 여념이 없다. 주위에는 오랜 건물이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 있고 분위기 좋은 카페와 레스토랑도 함께 늘어서 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은 이곳에서 식사하고 차 마시며 즐긴다. 구불구불 이어진 골목길도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감라스탄의 대광장에도 올리브나무가 보인다. 예쁜 레스토랑 입구에는 북쪽의 7월이라 아직 선선한 날씨인데도 흰색의 올리브 꽃이 피어 있다. 작은 꽃은 카메라 초점이 잘 맞지 않아 필자의 애를 태운다. 감라스탄의 멋진 건물과 주위 풍경 사진도 찍어야 하는데 레스토랑 앞에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한참동안 찍고 있으니, 멀리서 지켜보던 일행들은 무엇을 저렇게 열심히 찍나 궁금했을 것 같다. 따뜻한 지중해 바닷가도 아닌 북쪽의 스톡홀름에서 만난 올리브 꽃의 근접사진은 필자에게 귀한 자료가 되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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