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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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발리식물원
  • 승인 2019.07.2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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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mjmedi@mjmedi.com


세계의 약용식물 여행스케치(42)
한의약연구소장

인도네시아의 발리는 자바섬 동쪽 1.6km의 섬으로 발리해(海)를 사이에 두고 있다. 이슬람화된 인도네시아 중에서 발리는 아직도 힌두 문화의 전통을 남기고 있는 섬으로 유명하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 중 한 곳이 된 이곳은 오래 전부터 관광지로 주목되어 왔으며,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든다. 국제공항이 있는 남부지역의 덴파사르와 섬 내륙의 우붓은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발리식물원(Bali Botanic Garden)은 157헥타르의 면적으로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식물원이다. 1959년에 설립된 식물원은 덴파사르에서 북쪽으로 90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도착한다. 필자는 가족여행으로 발리를 찾았지만 하루는 틈을 내어 발리식물원을 방문하여 느긋하게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약초를 조사했다. 식물원 입구 표지판에는 ‘Eka Karya Botanic Garden Bali'라고 써놓고 있으며 한 가운데는 원숭이와 싸우고 있는 거대한 석상인 식물원의 랜드마크 격인 쿰바카르나 라가 상(像)이 서 있고 왼편에는 트리탑어드벤처가 설치되어 있다.

식물원 입구에서 병 닦는 솔이란 뜻의 코키네우스병솔나무(Callistemon coccineus)가 줄지어 꽃을 피우며 관람객을 안내하고 있다. 식물원은 약용식물구역을 비롯하여 장미정원, 양치식물구역, 선인장구역, 난구역, 베고니아구역, 대나무구역, 수생식물구역, 종교의식식물구역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식물원 정문에서 멀리 떨어진 약용식물구역을 찾았다. 입구에는 ‘약’이란 의미의 인도네시아 언어인 ‘Usada'를 제목으로 전통적으로 약을 제조하는 모습과 설명을 소개하고 있다. 담장이 쳐진 이곳 안으로 들어가서 97종의 약초를 사진 촬영했다.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는 약초는 생강과(科) 식물로 12종이 자라고 있으며 다음으로 쥐꼬리망초과 식물 7종, 협죽도과 식물, 후추과 식물이 각 5종 재배되고 있다.

육계나무와 외관이 비슷한 식물인 음향(陰香), 알로에, 대고량강, 빈랑자, 해남삼칠(海南三七), 뽕나무, 베틀후추, 구아바, 석류나무, 정향나무, 생강, 부상화, 병풀, 청산호, 고양이수염(猫須草), 활포국(闊苞菊), 접골초(接骨草), 수가(水茄) 등의 약초가 재배되고 있다. 그리고 파인애플, 슈가애플, 스타프루트 또는 카람볼라, 포멜로, 시트론, 레몬그라스, 재스민, 오렌지자스민, 바나나, 워터애플, 타마린드 같은 식용식물도 함께 심어져 있다. 파고다나무 또는 독참파로 부르며 동남아시아에서 자주 보이는 Plumeria alba도 자라고 있다.

이 중에서 슈가애플은 이름에 걸맞게 설탕처럼 단 열매다. 당도가 높고 씹는 맛이 있어 필자의 입맛에도 딱 맞는 과일이었다. 그렇지만 다른 과일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다. 열매 모양이 불상 머리와 닮아서 중국에서 석가두(釈迦頭)라 부르는 이 식물은 청열해독(清熱解毒) 및 살충효과가 알려져 있는 열매다. 워터애플 또는 수련무(水蓮霧)이라 부르는 열대과일은 왁스애플과 모양이 비슷하지만 왁스애플보다 크기가 작다. 종 모양인 워터애플은 왁스애플과 마찬가지로 껍질째 먹을 수 있다.

한방에서 번석류(番石榴)로도 부르는 구아바는 열대식물이지만 제주도, 경남 의령군 그리고 충북 영동, 경기도 안성에서도 재배 중이다. 마추픽추와 같은 건축문화를 꽃피웠던 고대 잉카인들의 건강식으로 구아바가 알려져 있다. 영어이름이 클로브(clove)인 정향은 중국 하이난(海南)성의 4대 남약(南藥)으로 선정되어 있다. 4대 남약이란 익지, 빈랑, 정향, 육두구를 일컫는다. 펩신의 분비를 증가시켜 건위작용을 나타내며, 정향유(油) 성분인 유게놀은 살균, 방부작용이 알려져 있다. 타마린드는 콩과에 속하며 열매를 식용하며 큰 땅콩처럼 생겼다. 여름철 더위를 제거하고 체한 음식물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으며 중국에서는 산두(酸豆), 산각(酸角)으로 부른다.

약용식물구역의 약초 조사를 마치고 선인장구역, 난초구역, 만병초구역, 베고니아구역, 수생식물구역, 대나무구역, 종교의식식물구역 순으로 촬영을 시작했다. 이들 구역에서 24과 88종 식물을 촬영했다. 이들 식물을 분석해 보니 베고니아속 식물 21종, 전죽속(Gigantochloa)과 진달래속 식물 각 7종, 포도속(Syzygium) 식물은 5종이었다.

발리식물원 인근의 유원지에서 살아있는 박쥐를 전시하는 곳이 있어 찾았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들은 나무 막대기에 매달려 끊임없이 배설물을 쏟아내고 있다. 필자 책자에 박쥐 사진을 넣기 위해 입장료를 지불하고 주인과 박쥐를 모델로 한 사진을 수십 장 카메라에 담아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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