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그럼에도 가족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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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그럼에도 가족이기에
  • 승인 2019.05.09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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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벤 이즈 백

누누이 언급하지만 ‘가족’은 전 세계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한국영화에서 가족 이야기가 없는 영화는 앙고 없는 찐빵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영화들이 ‘기승전 가족’이라는 예측 가능한 구성으로 끝나는 뻔한 영화들이지만 흥행과 작품성 면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는 가족은 전 세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언어이자 또 하나의 감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출연 : 줄리아 로버츠, 루카스 헤지스

크리스마스 파티 준비가 한창이던 홀리(줄리아 로버츠)의 가족은 약물 중독으로 인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던 벤(루카스 헤지스)의 예고 없는 방문으로 당황한다. 반가운 마음과 함께 걱정이 앞선 홀리는 벤에게 24시간 동안 절대 떨어지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지만, 반려견 폰스가 사라지는 등 일련의 사건들이 겹치면서 가족의 일상에 균열이 생기고 갈등이 시작된다. 그리고 폰스를 찾기 위해 벤과 동행하게 된 홀리는 예상치 못했던 벤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길버트 그레이프>와 <어바웃 어 보이>의 각본가이자 <댄 인 러브>를 연출한 피터 헤지스 감독의 작품인 <벤 이즈 백>은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잔잔한 감동으로 표현하고 있다. 가족이지만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벤이 모두가 행복해야 할 크리스마스에 찾아오며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냉철하려고 하지만 아들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엄마를 통해 뜨거운 모성애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의 대명사라고 과언이 아닌 줄리아 로버츠가 톡톡 튀는 발랄한 연기대신 모성애 가득한 엄마의 역할을 매우 진지하게 해내면서 연륜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역시 대배우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해주고 있다. 또한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레이디 버드>, <쓰리 빌보드> 등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높인 배우 루카스 헤지스가 약물 중독에 빠진 아들 역할을 하면서 줄리아 로버츠와 애증의 모자 관계를 훌륭히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다소 밋밋한 구성과 아들의 실체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관객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감독은 이와 비슷한 내용의 영화들과는 다른 이야기를 선 보이며,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이 전하고자 했던 주제를 독특하게 그리면서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을 갖게 하며 '가장 증오하고 사랑하는 내 아들'이라는 영화의 홍보 카피를 한 번에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아버지가 연출하는 작품에 아들이 출연하는 진짜 가족 영화이기도 한 <벤 이즈 백>은 가정의 달인 5월에 딱 어울리는 작품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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