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전문가로서 반려동물용 한방사료 제대로 만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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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전문가로서 반려동물용 한방사료 제대로 만들고 싶었다”
  • 승인 2019.04.25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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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반려동물용 한방보양사료 개발한 류홍선 견공본가 대표(한의본가한의원장)

강아지용 한방보양사료 액상 개발…제조허가에 2년 걸려
지난달 한방동물의약연구회 발족…한의대 과목 개설 목표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국내 인구가 천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반려동물시장에도 한의학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의학적 지식을 접목해 반려동물용 사료를 판매하는 것이 그 예. 이 가운데 국내에서는 최초로 액상형 한방보양사료를 개발했다는 류홍선 견공본가 대표(한의본가한의원장)를 만나 반려동물시장에서 한의사의 역할과 가능성에 대해 들어본다.

 

▶반려동물용 한방보양사료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수의사들이 최근 동물의 치료에 한의학적 지식을 활용하고 있고 자칭 ‘한방동물병원’, ‘한방수의사’라 칭하며 무분별하게 침, 뜸, 한약 처방까지 시행하는 실정에 있다. 그래서 한약의 전문가는 한의사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입장에서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법적으로 동물에 대한 의료행위는 수의사만 할 수 있기 때문에 한의사는 동물을 위한 한약을 만드는 일에 제약이 따른다. 그래서 동물용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 사료의 형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반려동물은 주식이 사료이기 때문에 사료의 질에 따라 동물들의 건강이 좌우된다. 이에 보양사료의 형태로 한약에 대한 지식을 접목하게 됐다.

 

▶대표상품인 ‘멍이장군’의 개발과정이 궁금하다.
4년 전부터 개발을 시작했고 3년 전에 개발을 완료했다. 그러나 제조허가를 받는 데만 2년이 걸려서 실제 제품화 된 것은 1년 남짓이다. 이 제품은 액상제품이다. 건조사료는 제조허가가 신고사항이기 때문에 2주일이면 된다. 그러나 액상제품은 이 제품이 최초다보니 각종 실험데이터 등을 요구하는 것이 많아서 까다로웠다. 이를 위해 황귀서 가천한의대교수의 도움을 받아 동물실험을 진행했고, 이 제품이 동물의 관절을 강화시킨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 이를 기초로 특허등록도 진행했다. 그렇게 현재 강아지용 사료인 ‘멍이장군’에서 뼈를 강화해주는 제품과 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제품 두 가지를 판매하고 있다. 향후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신제품도 특허등록을 마치고 출시 예정이다. 

이 제품은 어디까지나 사료로서 식품의 영역에 있다. 따라서 제품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한약재도 식품용 한약재를 활용했다. 보약의 대표적인 처방인 십전대보탕이 있는데, 이 처방의 방의에 입각했다. 기혈을 보강해주는 방의에 따라 반려동물에게 접목할 수 있는 다른 약재로 구성과 배합을 했다. 앞으로 이러한 분야에서 한의사들이 기여할 영역이 많을 것이다.

 

▶제품을 접한 견주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나도 못 먹는 한약을 강아지가 먹는다니”, “내 강아지에게도 먹여야겠다”는 반응이 있었다. 강아지에게도 기호차이가 있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이 제품이 액상보조사료이기 때문에 사료에 뿌려서 섞어주면 된다.

 

▶사람이 아니라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다른 점이 있을 것 같다.
동물과 사람의 습성이나 신체특성상 다른 부분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 예를 들면 개는 초콜렛을 먹이면 안된다는 식이다. 그러나 대상이 동물이라 해도 사람의 인체와 기본적인 원리는 유사하다. 홍삼으로 예를 들면 열이 많은 사람에게 사용해선 안 된다. 마찬가지로 동물의 경우에도 땀샘이 없는 동물에게 사용할 경우 피부병이나 열병이 생길 소지가 있다. 동물에 체질에 따라 특성에 맞는 한약이 필요하다. 이 분야에서는 연구가 조금 더 필요하다.

 

▶한의사로서 진료를 보면서 동시에 회사를 운영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나.
왜 없겠나. 내 아들이 둘 다 한의사다. 후배들만 생각했다면 이런 사업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부모의 입장이다보니 내 아들세대에게 한의사의 영역을 확장시켜주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동물용품시장이 2020년이면 5조 원 규모가 된다고 한다. 그 중 강아지 사료는 2조 원을 예상하고 있다. 심지어 이는 국내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 미국, 필리핀 등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 이러한 시장을 고려하면 한의사도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지난달에 원광대 본초학박사들의 모임에서 한방동물의약연구회를 발족했다. 이곳에서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내가 알기로 이 분야에 관심 있는 한의사들이 꽤 많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개인사업적인 개념으로 일하는 것도 있지만 함께 뭉쳐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함께 활동하며 연구했으면 한다. 차차 연구회를 키워나가서 학회도 정식으로 발족하고, 궁극적으로는 한의대에 동물의학에 대한 과목이 생겼으면 하는 것이 목표다. 쉬운 일은 아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내가 방향은 만들고 길을 텄으니 다른 한의사들이 길을 다져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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