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한약의 표준화 진행해야…접골탕 파골세포 억제효과 연구 공공화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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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한약의 표준화 진행해야…접골탕 파골세포 억제효과 연구 공공화 할 것”
  • 승인 2019.04.04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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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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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한의약치료기술 공공자원화 산업화단계 선정 된 최영진 원장(경희다복한의원).

골다공증 위험 낮출 수 있는 한약 복용 국민 건강 증진 큰 도움 될 것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본란에서는 한약진흥재단이 실시하는 한의약치료기술 공공자원화 사업의 정보화 단계를 거쳐 산업화 단계 2기로 선정된 최영진 원장에게 해당 기술과 향후 계획 등을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한의약치료기술 공공자원화 사업에서 지난해 정보화 단계에 이어 올해 ‘산업화단계 연구 치료기술’로 선정됐다. 접골탕의 파골세포 억제 효과를 연구했는데, 어떤 기술인지 설명해 달라.

우리 몸의 뼈는 청소년기를 거처 초기 성년이 되면 일생 중에서 뼈가 가장 튼튼해지는 최대 골량에 이른다. 최대 골량에 이른 후에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뼈의 양은 점차 줄어든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에 의한 여성 호르몬 감소는 급격한 뼈의 감소를 초래하는데, 폐경이 되면 5~10년 내에 급격하게 뼈가 약해진다. 난소를 제거하여 갱년기를 유발한 쥐에게 접골탕을 투여하면 파골세포의 분화가 억제되어 결과적으로 골다공증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얻었다.

 

▶국민들은 골절일 땐 일반적으로 깁스만 생각한다. 접골탕이 무엇이고 어떤 효능이 있는지 말해 달라.

접골탕을 투여하면, 동물실험 결과 뼈의 접합 속도가 2배가량 빨라진다. 흰쥐의 척골을 의도적으로 부러뜨리고, 접골탕을 해당 실험 동물에 투여한 후, 시간 경과에 따른 골절 부위의 회복 과정을 x-ray촬영을 통하여 확인하였다. 실험군에서는 3주째부터 골성장 길이가 0.43±0.27㎜으로 성장하였고, 8주째에는 0.93±0.40㎜로 성장하여 현저히 빠른 골절 회복 속도를 보였다. 반면 골절 후 아무런 처치도 하지 않은 대조군에서는 3주째부터 골성장 길이가 0.11±0.19㎜으로 성장하였고, 8주째에는 0.52±0.27㎜로 성장하여 일반적인 골절 회복 속도를 보였다. 골절 후 접골탕을 복용하여 깁스로 고정하는 기간이 짧아진다면, 근육 손실도 적어져서 일상생활에 복귀하는 시간도 짧아진다.

 

▶감기나 비만, 우울증 등 다양한 질환 중 골다공증를 주제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

골다공증은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절반 이상이 가지고 있는 질환이며, 사소한 충격이라도 골절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골절이 발생하면 치료와 더불어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지게 되어 평상생활의 복귀를 위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된다. 골절의 위험에 노출되는 갱년기여성과 고령의 남성에게 골다공증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한약의 복용은 국민 건강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여러 팀과 경쟁 끝에 산업화 단계로 선정 받았는데 어떤 준비과정을 거쳤나.

처음 한약진흥재단에서 정보화 단계로 선정되었을 때, 골다공증 관련 연구 경험이 있는 정혁상 교수님(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해부학교실)을 수소문해서 만나게 되었다. 교수님과 상의해서, 세포실험, 세포독성실험,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지금 생각해보면, 한약이 효과만 좋으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진행했는데, ‘약’이라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했었다. ‘약’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효과 이전에 안정성이나 독성에 대한 선행 작업이 필요한데, 이런 자료를 준비하기가 어려웠다. 다행히 앞서 가신 선배님과, 한약 제약 회사 관계자분들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아서 해결할 수 있었다.

 

▶반대로 보람됐던 적은.

산업화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대량 생산을 해야하고, 대량 생산 공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한약재의 갯수를 줄여야만 했다. 처음 접골탕은 12개 약재로 되어있었는데, 이를 군약 위주로 3개의 약재로 줄여서 다시 실험을 했다. 파골세포 분화 억제에 있어서 접골탕에 준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을 때가 가장 좋았다.

 

▶연구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을 텐데 이를 공공자원화 시키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의학은 개별 맞춤의학과 표준화라는 두 기둥이 모두 튼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표준화작업은 크게 진단의 표준화와 치료의 표준화로 나눌 수 있다. 진단의 표준화는 최근 국제질병분류 11(ICD-11)에 한의학이 하나의 챕터로 설정되면서 116개의 한의 병명과 193개의 한의 변증이 생기게 되면서 많이 진행되었다. 여기에는 18개의 사상의학 변증도 포함되어 있다. 치료의 표준화 중 경혈 위치의 표준화는 WHO주도로 이미 완성되었으며, 침 제조 규격의 표준화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추나치료도 표준화 단계를 거쳐 건강보험 급여화 대상에 포함되었고 4월에 실시될 것이다. 이제 한약의 표준화를 진행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공공자원화 사업에 지원하게 되었다.

 

▶향후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지금까지가 연구실에서 이루어지는 학문적 과학(academic science)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규제 과학(regulatory science)의 영역이다. 법률적 요건(가이드 라인, 프로토콜 등) 준수 여부가 중요하다. 식약처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실험을 실시하고, 자료를 준비해서 새로운 약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진행하겠다. 더불어 한약의 공공자원화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신 한약진흥재단과 함께 과제를 진행해 주신 경희대학교 정혁상 교수님과 서초아이누리한의원 황만기 원장께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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