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년간 국시수석 11명 여성…현실은 취업난 등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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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간 국시수석 11명 여성…현실은 취업난 등에 울상
  • 승인 2019.02.14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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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2013년부터 7년 연속…교수들 “여학생 수 증가 및 상위 성적 등 원인”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최근 15년 동안 한의사국가시험 수석합격자 중 여성이 11명을 차지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취업난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따르면 최근 15년 동안 국시 수석합격자 17명이 발표된 가운데 이 중 여성은 11명이었다. 특히, 지난 2013년부터는 7년 연속으로 여성이 수석을 차지했다.

지난 2005년도 제60회 국가시험부터 올해 제74회까지의 수석합격자 중 여성의 현황을 살펴보면 ▲2005년 제60회 원광한의대 박유리 ▲2008년 제63회 세명한의대 오유나 ▲2009년 제64회 대전한의대 박슬기 ▲2011년 제66회 세명한의대 이유진 ▲2013년도 제68회 경희한의대 이지나 ▲2014년 제69회 동국한의대 한예지 ▲2015년 제70회 가천한의대 이보람 ▲2016년 제71회 동국대한의대 김선혜 ▲2017년 제72회 대구한의대 임설혜 ▲2018년 제73회 상지한의대 남현서 ▲2019년 제74회 대전한의대 최윤영 등이었다.

이는 지난 2012년, 2010년, 2007년, 2006년을 제외하면 매년 여학생이 수석으로 합격한 셈이다.

이런 현상은 한의계 뿐 아니라 의료계열에서는 이미 흔한 일이 되었다.

지난해 기준 여성의 비율이 전체의 64%를 기록한 약사를 제외하더라도 의사와 치과의사 국가시험 역시 수석합격자에 여성이 자주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시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5년간 의사는 5명 중 4명, 치과의사는 5명 중 3명의 여성이 수석합격을 차지했다.

그렇다면 여학생들이 국시수석합격자 리스트의 단골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국시에 응시하는 여성수험생의 수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수의 한의대 관계자들은 신입생들 중 여학생의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재동 경희한의대 학장은 “작년 경희대 신입생 중에서는 여학생이 대략 70%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최근 여학생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국시수석합격자 중 여성이 많은)이유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8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에 따르면 여한의사는 지난 2007년 전체의 15.0%에서 2017년 21.0%로 6.0%p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1990년 여한의사가 전체의 5.9%에 불과하던 시절부터 누적된 수치임을 감안하면 실제 신졸 한의사들 중 여한의사의 비율이 더 많다고 추정할 수 있다.

여학생들이 남학생에 비해 평균적으로 성적이 우수하기 때문에 자연히 여학생이 국시수석을 차지할 확률이 높다는 해석도 있었다.

손창규 대전한의대 학장은 “대전대 학생들의 남녀성비는 6대 4정도이지만 과대표도 대체로 여학생이었고, 성적 상위권에는 여학생들이 많다. 졸업생 수석도 여학생”이라며 “여학생이 집중력이 뛰어나고 목표지향점도 더 분명한 듯하다”고 밝혔다.

양인준 동국한의대 교수는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수업이나 과제물에 꼼꼼하게 신경 쓰는 편”이라며 “반면 남학생은 학업보다는 동아리 활동, 체육활동, 외부 공모전 등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여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을 가지고 있음에도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활동에는 제약이 따르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양인준 교수는 “학생상담을 할 때, 여자는 졸업 후 개업이 어렵기 때문에 병원수련, 취직 등을 위해 학점을 미리미리 관리하겠다는 여학생을 만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수는 “여학생들이 국시 뿐 아니라 학교 수업에서도 평균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음에도 수련의 채용 등의 기회가 그만큼 충분히 주어지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따라 신졸 여한의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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