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생명체이며 삶의 상징, 희열의 시원이며 영원한 구도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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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생명체이며 삶의 상징, 희열의 시원이며 영원한 구도의 길”
  • 승인 2018.09.13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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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http://


시인으로 활동하는 김진돈 한의사

한의대 졸업 후 이룬 문학의 꿈…세 번째 시집 및 서평집 계획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의사이면서 송파문인협회장을 역임하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송파구협의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진돈 원장(운제당한의원). 그의 종횡 무진한 삶의 중심에는 문학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정식으로 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한의사가 문단에 입문해 시를 쓰게 된 사연은 무엇이었을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대학에 입학한 뒤, 독서를 좋아하게 되면서 문학, 사학, 철학, 심리학과 고전 등 다양한 책을 읽다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문학은 자연과 사물에 대해 본질을 보게 한다. 다른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다양한 상상력은 생각할 거리 내지는 발견의 기쁨을 만끽하게 한다. 결국 배움이라는 즐거움과 깨달음의 경지로도 확장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문학은 바깥세상의 사회의식이라든지 비판적인 분석뿐만 아니라 통찰력을 기를 수 있는 안목을 넓혀준다.

 

▶송파문인협회의 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문인이다. 지금까지 어떤 작품들을 집필해왔는지 소개해달라.

송파문인협회장(4년)과 송파수필문학가회장(2년)을 역임하면서 개인시집으로 ‘그 섬을 만나다’, ‘아홉 개의 계단’을 발매했고, 이 외에 공동수필집 9권과 다수의 전문서적이 있다. 시 전문잡지에 신작시를 매년 25편 전후로 발표하고 있으며, 시사뉴스를 비롯한 잡지에 건강칼럼 등을 7년째 기고하고 있다.

 

▶시를 쓰게 된 계기가 있다면.

처음에는 ‘인간의 향기가 묻어나는 수필을 써야지’하고 살아오다 문득, 어느 짧은 시 구절에서 내 영혼을 전율시키고 힘든 삶에 등대 역할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무언의 말/ 하늘의 빛이요 물의 빛이요 우연의 빛이요 우연의 말/ 죽음을 꿰뚫는 가장 무력한 말/ 죽음을 위한 말 죽음을 섬기는 말/ 고지식한 것을 제일 싫어하는 말/ 이 만능의 말/ 겨울의 말이자 봄의 말/ 이제 내 말은 내 말이 아니다
 
김수영의 시 「말」의 일부

우리가 일상에서 수많은 말을 하면서 살아간다. 말이 없으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데 말을 하지만 내 말이 내 말이 아니라고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우연이면서 죽음을 꿰뚫는 말. 겨울의 말이며 봄의 말. 침묵이나 만능의 말로 모두를 향하지만 혼자 나아가다 허공 속으로 지워지는 말, 말이 내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리곤 한다. 그러면서 시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시는 생명체이며 삶의 상징이며 희열의 시원이며 영원한 구도의 길이다.

다른 작가들은 어릴 때부터 책방에 살거나 집에 책이 많아 책 밭에서 사는 호사를 누린 사람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나의 유년시절은 순창의 깊숙한 산골로 일손이 부족해서 매일 소죽을 쑤고 꼴을 베고, 메뚜기를 잡거나 우렁, 미꾸라지 등을 잡았던 기억밖에 없다. 해서 책을 읽을 시간은 엄두도 못 내고 책도 그리 흔하지 않았다. 당시 아버님이 초등학교 교장이셔서 그나마 삼국지나 수호지 상록수 등의 책들이 시골엔 있었을 뿐이다. 그 책들을 간간히 읽었던 기억만 난다. 8남매를 다 가르치시다 보니 경제 형편이 녹녹치 않았다. 그래도 교육자이셔서 초등학교 6학년 때 교육도시인 광주로 유학해서 고등학교까지 자취하며 자랐다. 그 당시 누나가 공부하라 밥하랴 고생이 참 많으셨다. 역시 책을 접할 수 있는 시간들은 여의치 않았다. 고교시절 친구 집에 놀러갔는데 서재에 수많은 책들이 부러웠던 기억이 난다. 교지에 수필과 영시 번역으로 두 번 실리고 대학학보에 영어에세이 수필이 한번 실린 게 전부였다.

문학에 대한 꿈은 아지랑이처럼 가늘게 피어 있다가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 후 그동안 하지 못했던 독서와 문학에 심취하게 됐다. 벌써 20년째 수필에 적을 두고 있고 2006년부터 시라는 짧은 시구에서 전율감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시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정식으로 문학을 전공하지 않았고 늦게 문단에 들어왔지만 인생에 커다란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을 향해 항심을 유지할 것이고, 늦게 시작한 만큼 추진력 있게 목표를 향해 전진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즐길 것이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부족함이 느껴져 세미나, 시합평회 참석분만 아니라 유명작가들의 작품이나 시론, 평론, 미학, 미술철학, 고전 관련 책, 선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책읽기와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다. 요즘은 문학관련 작가 지인들이 많아져서 저자 사인된 책을 많이 받고 있지만, 구미가 당기는 책은 계속 구입할 예정이다. 어쩌면 나의 문학 편력은 이제부터라고 봐야 되지 않을까.

 

▶지난 2005년부터 본지에 도서비평을 기고하고 있는데, 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어느덧 백여 권 가량 서평을 써온 것 같다. 나는 20년째 한 달에 책을 평균 20~30권을 구입하는 편이고, 시인이나 소설가들이 출간한 책과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문학 전문지를 포함하면 한 달에 40~50여권을 만나게 된다.

서평을 쓸 책은 주로 내가 구입한 책에서 고른다. 신문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경제, 경영, 심리, 문학, 고전 미래도서 관련 책 등을 접하고, 마음에 드는 부분은 목록을 적어서 대형서점에 가서 수 시간을 머무르며 선택한다. 그 중에서 한의사와 공유했으면 하는 책을 선정한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송파구협의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 단체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제18기 민주평통의 중점 활동목표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기반 조성이다. 이를 위해 첫 번째는 국민중심의 열린 정책 건의, 두 번째는 소통으로 공감하는 통일 활동, 세 번째는 갈등을 넘어 국민통합, 네 번째는 적극적인 평화 공공외교를 활동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국민 속으로, 국민과 더불어, 국민과 하나 되어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통일 활동을 펼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전략이다.

 

▶한의사라는 직업 외에도 대외활동이 많은 편인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보통 의료인들이 자기 일은 열심히 하는데 사회봉사활동에는 인색한 편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라는 지역사회와 국가에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와 사회에 대한 책무에 일정부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시를 쓰는 시인이지만 중앙 시단에 활동하는 시인들 중 양의사나 치과의사 시인들은 여럿 있지만 한의사는 만나지 못했다. 한의사들도 지역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이 필요하고 지원이 필요하다. 나중에 한의사의 외곽 세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이 한의사로서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봉사한 일들이다.

 

▶책 출간 등 향후 계획이 있다면.

앞으로 개인 세 번째 시집을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써왔던 100여권의 서평을 3권의 책 분량으로 정리해서 낼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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