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요법인 ‘곤충’, 과학적 효능평가로 재조명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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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요법인 ‘곤충’, 과학적 효능평가로 재조명 하고 싶었다”
  • 승인 2018.09.0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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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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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시장 성장가능성 확인…표준화 데이터로 다양한 제품 상용화 추진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 지난 6월호를 통해 곤충추출물의 비알콜성지방간 억제 효과와 그 작용기전을 발표한 채성욱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약연구부 책임연구원. 그가 곤충을 연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곤충 추출물의 비알콜성지방간 억제 효과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고지방식이로 비알콜성지방간을 유도한 실험쥐 모델에게 굼벵이, 벼메뚜기, 쌍별귀뚜라미 3종의 추출물을 각각 투여해 곤충추출물의 약리적 효과를 분석한 연구다. 실험쥐를 대상으로 14주간 체중변화, 혈청 내 지질관련 인자 분석, 간 조직 내 지방 축적 관련 인자 분석 등을 실시한 결과 곤충 추출물을 투여한 실험군에서 혈청 내 총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혈당량이 유의적으로 감소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곤충추출물을 연구주제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곤충이 향후 중요한 식량자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FAO(국제식량농업기구)는 전 세계의 지속적인 인구증가로 인해 2050년에는 식량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FAO는 미래대체 식량으로 곤충을 지목하고 있고, 정부 역시 곤충산업의 규제를 완화하는 등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 연구에 사용한 곤충소재는 식약처(KFDA)에 식품으로 등재되어 향후 신성장동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자원으로 판단하여 연구주제로 선택했다.

동의보감 탕액편 충부(蟲部)에는 양서류와 파충류를 비롯해 연체동물, 절지동물, 갑각류, 조개류, 그리고 곤충에 이르기까지 95종의 약재가 소개되어 있다. 그러나 육상식물을 이용한 천연물개발에 비하면 곤충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라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최근에 발표된 연구들에 따르면 곤충에서 유래한 성분이 의약학적 효과가 있음이 증명되고 있다. 과거에는 민간요법으로 사용되었을지 모르나 현재의 효능평가 연구로 곤충을 재조명 해보고 싶었다.

 

▶이번 연구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곤충산업의 무서운 성장세와 웰빙의 영향으로 식용곤충이 신규시장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시장의 잠재적 수요를 이끌어 낸 제품의 수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에서는 곤충의 과학적인 효능평가를 통해서 곤충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천연물 관련 연구에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

천연물은 합성원료에 비해 독성 등 부작용의 문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지표성분이나 효능성분을 찾아내어 원료 표준화를 도출하는 부분에 어려움이 있다.

 

▶연구직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몇 년 전, 한 종합지에서 투자자 짐 로저스가 한국의 공무원열풍을 비판하는 기사(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 "한국 공무원 열풍은 대단히 부끄러운 일")를 접한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희망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은 창의력과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정신을 가진 과학기술인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마음가짐과 자신감 있는 삶의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향후 연구 계획은 무엇인가.

곤충추출물 연구를 계속해 표준화와 임상효능평가 등의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후 이 데이터를 활용해 의약품, 건강기능성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상용화를 추진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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