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제도 뒷받침되면 당연하게 인식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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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제도 뒷받침되면 당연하게 인식 될 것”
  • 승인 2018.05.1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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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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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성우 대한한의영상학회 회장

한의학회 권유로 대한한의영상학회 통합…의료기기 교육 센터 계획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지난달 29일, 한방초음파학회와 한의영상학회가 대한한의영상학회로 통합 운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기존의 두 학회가 한의의료기기 관련 영상을 활용한 한의학 의료기술 연구를 위해 힘을 합친 것이다. 이에 대한한의영상학회의 박성우 회장(경희보궁한의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 회장은 두 학회의 통합 계기를 설명하기 위해 한방초음파학회의 시초부터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1995년 경 대한한방영상진단학회가 있었지만 1998년 IMF사태 때 직격타를 맞고 활동이 위축되며 유명무실해졌다”며 “그러다 2006년도에 학회가 없으면 안되겠다 싶어 초음파를 쓰는 한의사들이 모여 박영배 교수를 고문으로 위촉하고, 박형선 교수를 회장을 추대하며 2007년도에 학회를 다시 시작했다. 학회명을 고민하다가 한방초음파장부형상학회로 지었는데, 우리는 장부형상 외에도 진단 및 시술행위 보조 등 포괄적인 범위를 다루기 때문에 이후 한방초음파학회로 이름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방초음파학회는 초창기부터 X-ray, MRI 등을 포함한 한방영상학회를 지향하고 있었지만 이름 탓에 송범용 교수가 오해해 이를 연구하기 위한 한의영상학회를 별도로 만들었던 것”이라며 “한의학회에서 두 학회 모두 이름도 비슷하고 목적도 유사하니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해 자연스럽게 두 단체를 합치게 되었다. 대외적인 업무는 내가 맡고, 대내적인 교육은 송범용 교수가 담당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갈등 같은 것은 없다. 전부 1대1로 통합했고, 강사진 역시 한방초음파학회 소속 강사에 영상학회 강사진이 더해져 양질의 교육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최근 대만을 방문했던 일을 언급하며 “제도가 직역을 결정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대만의 중의사들은 자신들을 ‘한약제제를 활용해 환자를 진단하고 처방하는 내과의사이자 추나를 하는 의사’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한국과 대만의 수가에서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드러난다고 했다.

그는 “한국 한의사가 침을 한 번 놓으면 수가를 한 번에 대략 2만 원을 책정 받는다”며 “대만은 보험제제 처방 한 번에 한국 돈으로 만 원 정도다. 대만의 물가가 국내의 절반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한국에서 침 치료 한번 한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제도가 중의사의 직역을 정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료기기도 제도의 한 틀이고, 한의사가 제대로 된 진단 틀을 사용해 일차의료를 제공한다고 제도로 규정하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며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지금은 이상해보일 수 있지만,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되면 당연한 것으로 인식이 바뀐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의사가 의사로 일하려면 진단을 제외할 수 없다”며 “의사의 본질은 병을 진단하고, 진단에 대한 예후를 설명하고,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의사는 대부분 일차의료기관에서 일을 수행한다”며 “환자가 내원했을 때 일차의료기관에서 상급의료기관 전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진단기기가 있어야 혼란이 줄어든다. 한의사에게 진단기기가 주어지지 않는 것은 의료전달체계를 훼손하고, 국민 건강권을 침해하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에게 대한한의영상학회의 향후 계획을 묻자 그는 강남에 의료기기 교육 센터를 개소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답했다. 그는 “접근성이 좋은 강남에서 한의사라면 누구나 와서 공부하고 연습할 수 있게 하고 싶다”며 “협회가 적극적으로 도와주길 바란다. 실습교육용 더미(dummy, 실습용 인체 모형)만 지원해줘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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