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베르사유 궁전과 퐁텐블로 궁전 그리고 약용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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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베르사유 궁전과 퐁텐블로 궁전 그리고 약용식물
  • 승인 2018.04.06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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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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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약용식물 여행스케치(12)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박종철 교수

베르사유 궁전(프랑스어: Château de Versailles)은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의 영광과 영원한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지은 궁전이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22km 지점에 위치하여 50년이라는 긴 시간과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여 완성할 수 있었다. 아버지 루이 13세 때까지 왕실 사냥터로 조그마한 별장과 울창한 숲이 있던 베르사유는 루이 14세에 이르러 새롭게 태어났다. 궁전을 나와 건물 뒤로 가면 확 트인 전망 아래 끝없이 펼쳐져 있는 거대한 정원과 대운하가 나타난다.

베르사유 정원을 거닐다 고목이 된 회화나무를 만났다. 나무에는 하얀 꽃이 수북이 달려 있었다. 한방에서는 꽃을 괴화라 부른다. 이 날 베르사유에 핀 회화나무의 괴화는 양혈지혈(凉血止血)과 청간명목(淸肝明目)의 효능이 있다. 회화나무의 다른 약용부위인 잘 익은 열매는 한방에서 괴각이라 부른다.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아찔한 증상 그리고 마음이 번거롭고 답답하여 괴로운 증상을 낫게 하며 눈 충혈에도 활용할 수 있는 한약이다.

베르사유 궁전을 깊숙이 안으로 들어가면 ‘왕비의 촌락’(프랑스어: Hameau de la Reine)이 나온다. 베르사유 궁전에서 제공하는 한글 안내장에 ‘촌락’으로 번역되어 있어 이를 따른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궁정 건축가에게 호숫가에 작은 장식용 촌락을 짓도록 했다. 여러 채의 건물이 세워져 있고 건물마다 채소를 심은 정원이 딸려 있다. 궁정 생활에 염증을 낸 마리 앙투아네트의 서민 체험이다.

‘왕비의 촌락’의 밭에는 아티초크를 대량 재배하고 있어 사진으로 열심히 기록 해 두었다. 아티초크는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이 세계 최대의 생산지이나 지금은 우리나라 제주도, 전남 지역에서도 재배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술 마신 후 숙취에 좋다고 하여 차로 음용한다. 간염, 지방간, 황달의 치료, 지방질 음식을 소화시키는 담즙을 잘 배출되도록 도와주는 이담작용이 있다. 필자가 지난 겨울방학 때 찾았던 베트남의 백화점 식품매장은 아티초크 차가 보였고 약국도 아티초크를 베이스로 한 의약품을 팔고 있다. 우리에겐 아직 대중적이지 않은 아티초크지만 외국에서는 많이 활용하고 있다.

‘왕비의 촌락’에서는 대황 종류인 루바브도 본다. 서양에서 중요한 채소로 취급하는 루바브는 잎자루를 연화시켜서 사용하는데 맛이 시고 향기가 있다. 많이 먹으면 설사를 일으키므로 잎은 식용하지 않지만 변비치료는 효과적이다. 이외에도 부들, 블루베리, 애호박, 양배추, 피망, 콩이 고루고루 자라고 포도나무, 사과나무도 심었다. 염소들이 사과를 따기 위해 앞발을 높이 치켜든 모습은 방문객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퐁텐블로 궁전은 파리에서 남동쪽으로 65km 떨어진 곳에 있는 '퐁텐블로의 숲' 한가운데 있으며 퐁텐블로 성(프랑스어: Château de Fontainebleau)으로도 불린다. 베르사유 궁전을 짓기 전까지 프랑스 왕궁 중에서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퐁텐블로 궁전은 19세기 초 나폴레옹 1세가 복구하고 개축하여 사용하였다.

궁전 입구의 황금색의 문을 들어서면 ‘백마의 광장’이다. 나폴레옹 1세가 폐위되어 근위병들과 이별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해서 ‘이별의 광장’이라 부르게 됐다. 나폴레옹 1세는 1814년 퐁텐블로 협정이 체결되고 나서 이곳에서 퇴위하여 엘바 섬으로 유배되었다. 그렇지만 1815년 다시 엘바 섬을 탈출하여 파리에 도착한다. 엘바 섬은 현재 행정구역으로는 이탈리아에 속해 있으나 당시에는 프랑스에 귀속된 지역이다. ‘이별의 광장’ 뒤편의 건물에는 아치형의 말발굽 모양을 하고 있는 독특한 계단이 인상적이다. 퐁텐블로 궁전 내부에는 나폴레옹 1세의 초상화가 걸려있고 유품도 전시하고 있어 이 궁전은 나폴레옹 1세의 자취를 한가득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퐁텐블로 성내의 아름다운 정원인 디안 정원(프랑스어: Jardin de Diane)에 꽃이 핀 무궁화나무가 있어 반갑게 만났다. 그리고 유럽에서 흔한 협죽도나무가 퐁텐블로 시내에서도 보여 이곳 풍경을 넣어서 사진을 촬영했다. 궁전 인근에 있는 오래된 약국에 관심을 가지고 들어가보니 인삼, 강황이 함유된 의약품이 진열되어 있었다. 약국 내 높은 선반에는 아마, 천연수지인 발삼, 향기가 있는 유칼립투스, 부자와 비슷한 주형오두(舟形烏頭), 말라리아 특효약인 키나를 담는 약병이 보인다. 장식적인 글씨체로 약용식물 이름을 적은 도자기로 만들어 놨다.

베르사유 궁전의 영어 홈페이지는 http://en.chateauversailles.fr/ 그리고 퐁텐블로 궁전은 http://www.musee-chateau-fontainebleau.fr/spip.php?lang=e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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