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에 살아가는 소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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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에 살아가는 소중함
  • 승인 2018.02.23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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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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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코코


우리나라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설 연휴가 끝이 났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만나 조상님을 모시고, 많은 이야기 속에 돈독한 가족의 정을 나누며 올림픽에서 선전하는 우리 선수들을 함께 응원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파이팅이 넘친 설 연휴가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해 짧은 만남을 끝내야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는 가족들과 연락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으니 자주 연락하며 지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음악 때문에 가족을 버리고 떠난 고조할아버지로 인해 미구엘(안소니 곤잘레스)은 집안의 반대로 음악가가 되겠다는 꿈을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에 반발한 미구엘은 집을 뛰쳐나가게 되고, 노래대회에 나가기 위해 전설적인 가수 에르네스토의 기타에 손을 댄다. 그러다가 갑자기 ‘죽은 자들의 세상’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고조할머니를 비롯한 여러 가족들을 만나게 된다. 현실로 돌아오려고 하지만 여전히 음악 하는 것을 반대하여 또다시 도망 다니다가 헥터(안소니 곤잘레스)를 만나게 된다.

감독 : 리 언크리치
목소리 출연 : 안소니 곤잘레스,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지난 1월 개봉하여 34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디즈니-픽사의 〈코코〉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멕시코 전통 명절 ‘죽은 자의 날’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조상님을 기억하고 모신다는 점에서 우리의 설과 추석 같은 느낌이라 감정이입하여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이 영화는 죽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로 인해 전반적으로 무겁지 않을까라는 선입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거부감이 있을 듯한 해골의 이미지를 매우 귀엽게 캐릭터화 하여 보는 내내 즐겁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으며, 천국과 지옥으로만 그려지던 사후세계를 현실보다 더 화려하고 멋지게 표현하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게 해주고 있다. 그리고 미구엘의 단짝 단테를 멕시코 토종개인 숄로를 모델로 형상화 하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멕시코 화가였던 프리다 칼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등 멕시코의 특성을 디테일하게 그려내면서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음악가를 꿈꾸는 주인공 때문에 영화 내내 많은 노래들이 등장하는데 주제곡인 ‘Remember Me’는 〈겨울왕국〉의 ‘Let It Go'처럼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노래가 가지고 있는 의미 때문에 가슴 뭉클해 질 것이며, 영화 엔딩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그리고 왜 이 영화의 제목이 〈코코〉인지 의문이 풀리는 지점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오랫동안 기억된다는 것, 가족의 중요성 등을 색다른 이야기와 이미지로 풀어낸 〈코코〉는 설 연휴의 후유증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적합한 영화이다. 우리 영화 〈신과 함께〉와 비교하면서 감상한다면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고, 3월에 있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과 주제가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가족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코코〉, 온 가족이 함께 즐거운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꼭 봐야할 영화이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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