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브라더스(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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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브라더스(2003)
  • 승인 2004.01.0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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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형제의 찡한 해후


연락조차 끊고 살았던 ‘가족의 만남’이라는 드라마적 줄거리에, 웃음을 충분히 얹어 놓은 즐거운 영화.

불륜사진을 전문으로 찍는 흥신소 직원 오상우(이정재)는 집나간 아버지의 부음을 접하게 된다. 더불어 아버지의 빚이 자신에게 상속됐다는 소식을 듣고, 빚을 떠넘기기 위해 이복동생 봉구(이범수)와 그의 어머니를 찾아 나선다.

“어린애들도 그런 병에 걸립니까?”

상우가 동생 봉구와의 첫 대면을 앞두고 심각하게 던진 질문이다. 봉구를 보호하고 있는 특수학교 교사가 12살인 봉구를 ‘조로증’환자라고 소개하자, ‘조루증’이라고 알아들은 상우의 대사다.

법적으로 빚문제를 완벽히 해결하기 위해 봉구와 동거에 들어간 상우. 하지만 상우는 협박에 몰려 채무자들에게 돈 받는 일을 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고, 30살스러운 외모의 봉구를 앞세워 돈을 뜯어내기 시작한다.

‘오 브라더스’는 ‘30대의 외모를 가진 12살 조로증 아이’라는 독특한 캐릭터와, 이 조로증 어린이가 닳고닳은 어른들을 협박해 돈을 받아낸다는 설정을 활용해 곳곳에 웃음이라는 뇌관을 심어놓았다.

이 코믹 뇌관은 만족스러울만큼 잘 터진다. 어린아이의 역할을 맡은 배우 이범수의 표정과 감성은 영락없는 12살짜리의 그것이고,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상우역의 이정재 연기가 어울려 보기좋은 듀엣곡처럼 이어진다.

반면 엎치락 뒤치락하며 웃기는 사이에 상우가 봉구에게서 애정을 느끼며 교감을 나누는 과정에 대해서는 설명이 충분치가 않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 브라더스는 무겁지 않은 선에서 가족의 애정을 재발견한다는 부담없는 영화.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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